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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노량진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게시물ID : sewol_215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차순경
추천 : 10
조회수 : 6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4/28 22:03:34




안녕하세요 노량진을 오가며
공무원을 꿈꾸는 스물 셋 처자입니다.




분향소에 갔다오고 싶었지만
고시생 신분이 벼슬인지
학원 스케줄상 다녀오기 힘들 것 같아
제가 뭘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노란 리본 사들고 노량진역앞
육교로 향했습니다.




날씨 좋은 날 다녀올까 했다가
오가는 사람들도 저도 우산을 썼으니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
오후 수업 끝나고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굵은 빗방울 때문인지
무심하게 지나가는 사람들 때문인지
절대로 울지 말자고 다짐하고 갔는데
리본 하나하나 육교에 매어놓을 때마다
울컥하는 마음에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한창 리본을 매는데 지나가던 아저씨 한분이
리본 두개만 줄 수 없냐 하셔서 드렸습니다.
아이들 가방에 매주고 싶다고 하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렸습니다.




오늘 저를 보신 분들 중에서
속으로든 겉으로든 제가 한 이 일을
한심하게 보셨을 분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목으로 우산을 지탱하고
책가방과 신발을 적셔가며
한손에 리본 한손에 가위를 들고
육교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제 모습이
참 한심해보일 수도 있겠다 했습니다..




저는 다만..
지나가는 그 수많은 분들이
노량진 역 앞 그 육교를 건너는 그 순간만이라도
아직 찾지못한 수많은 아이들과
이미 별이되어 하늘에 박힌 아이들과
이번 참사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모든 분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조금씩
잊지않고 생각한다면
하늘로 가는 길이 조금은 덜 외로울까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별이 될지
가늠하기조차 힘듭니다.
감히 유족분들의 기분을 헤아리기 힘들어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일이
이런 일밖에 없어 정말 미안합니다.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리본을 모아 묶어볼 생각입니다.




그 누군가는
제 리본을 보고 함께 별을 생각하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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