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e Room
나는 지팡이에 의지해가며 지하실로 향하는 계단을 절룩거리며 내려왔다.
설비업자가 무거운 철문을 설치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자네 아주 일을 제대로 해놨구만. 이제 안심이야."
"아닙니다 어르신. 여기 선반에 한 달은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비축하실 수 있구요. 내일은 배선공이 와서 여기까지 전화선을 끌어 설치할 겁니다."
"잘됐구만! 근데 이 방 분명히 소리가 차단된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누가 쳐들어와서 나한테 소리를 지른다고 해도 들리지 않았으면 하네. 내가 좀 신경이 예민해."
"믿기 힘드시겠지만, 콘크리트 벽 두께가 1미터인데다 저기 철문까지 있어서요. 방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실 거에요."
"자네 말이 맞겠지. 그래도 한 번 시험을 해봐도 되겠나?"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어.... 네 어르신. 제가 방 안에서 문을 닫고 어르신께 소리를 질러볼게요."
나는 그가 문을 닫는 모습을 지켜봤다.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잠갔다.
몇 분 정도를 기다렸다.
"자네 말이 맞구만. 찍소리도 안들리네."
나는 계단을 다시 천천히 올라갔다.
연쇄 살인마도 결국 늙어버리고 말지만 욕구까지 늙지는 않아서..
좀 더 창의적으로 일을 꾸며야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