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일부 수정했습니다.)
민간잠수사 윤모씨, "해수부장관이 출항 막았다" > "안행부 장관이었나보다" > "착각이다. 누구였는지 모르겠다"
위의 소동은 이미 다들 아실테니 간략히 요약하겠습니다.
1. 민간잠수사 윤모씨는 사고 당일인 4월16일 12시30분경 해수부 장관이 출항 지연 만행을 저질렀다며 분노.
2. 그런데 장관들 사진을 보고 나니 해수부 장관이 아니라 안행부 장관이었다고 스스로 정정.
3. 안행부 : "사고 당일, 안행부 장관은 12시쯤 인천에서 헬기를 타고 출발해 13시10분쯤 목포에 도착했다.
그러므로 12시30분에 만났다는 윤모씨 주장은 거짓말."
4. 해수부 : "사고 당일, 해수부 장관은 12시쯤 김포공항에서 출발, 사고해역으로 이동중이었다. 팽목항엔 16시 지나 도착했다.
그러므로 12시30분에 만났다는 윤모씨 주장은 거짓말."
5. 결국, 윤모씨, 더 생각해보니 본인의 착각이었다고, '누가 날 막았는지 모르겠다.'고 다시 정정.
* 여기서 잠깐, 윤모씨가 '장관이 그 짓을 했다.'는 내용은 번복했지만,
'누군가 격려한답시고 나대는 바람에 출항이 지체되었다'는 사실 자체도 번복했던가요?
혹시 그런 내용을 보신 분 계시면 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게 아니라면 적어도, 장관급은 아니어도, 지휘 계통에 있던 누군가에 의해 출항이 지체된 것, 그 자체는 사실이 아닐까요?
이건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겠죠.
하지만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윤모씨의 말이 실언이건 아니건 그것과는 무관합니다.
본론은 이제부터.
6. 그런데 정작 사고 당일의 뉴스 보도들을 보면 아래와 같은 기사들이 있습니다.
(검색해보세요. 다수의 언론에서 동일한 문장을 사용해 보도했습니다. )
['사고 현장에는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도착해
구조 상황을 지휘하고 있으며 복지부 재난구조지원팀 및 보건소, 민간병원 의료진도 대기중이다.']
7. 왜 여러 언론마다 동일한 문장으로 기사를 작성했을까요?
바로 여러 언론에서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브리핑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8. 그런데 뭐가 문제일까요?
그 기사들의 입력 시각이 13시 이전이라는 것. 위 링크의 기사도 14.04.16 11:43:09
(물론 13시 이후에 보도한 곳도 있긴 하고요.)
9. 어떻게 13시 이전에 기사화가 가능했을까요?
중대본의 브리핑 시각이 12시 이전이었으므로 당연한 결과였죠.
(* 이 과정에서 혹시 기사 입력시각의 단순 오류가 아닐까 싶어 해당 기자분에게 연락해봤습니다.
사고 당일 11시30분쯤에 있었던 중대본의 브리핑을 기사화했답니다. 고로, 기사입력 시각은 오류가 아닌 겁니다.)
10. 즉,
'해수부장관, 안행부장관의 출발 시각이 12시쯤이었고, 현장 도착이 13시 이후였기 때문에
12시 30분에 겪었다던 윤모씨의 증언은 거짓말.'
==> 이 발표가 사실이라면,
'사고 현장에는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도착해 구조 상황을 지휘하고 있으며...'
==> 11시 30분 경에 있었던 이 브리핑 역시 거짓말.
11. 왜 그런 거짓 브리핑을?
두 장관이 현장에 도착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 시간 이상씩 먼저, 신속히 현장에 도착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미화하려고?
글쎄요. 그 속사정까지 제가 판단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실관계을 정리해 본 것이고요.
[결론]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고 당일 11시 30분 경,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해수부 장관, 안행부 장관이 마치 현장에서 열심히 지휘하고 있는 것처럼 거짓 브리핑을 했다.
- 그 브리핑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해수부 장관, 안행부 장관이 13시 넘어 현장에 도착했다는 발표가 거짓말.
다른 큰 거짓말들이 하도 많아서 이런 건 별 거 아니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