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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 숙대 대자보 [내가 시위에 가지 않은 이유]
게시물ID : sisa_7912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사랑내하늘
추천 : 27
조회수 : 1644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6/11/18 14:01:03
[내가 시위에 가지 않은 이유]라는 숙대 대자보를 보고

이역만리에 살아 집회에 참석하고 싶어도 못하는 95학번 숙대 선배가 한마디 하겠습니다.

여혐을 핑계로 집회에 안나가셨다고요?

어차피 여성은 집회 참여해 봤자 결국엔 여성이기 때문에 misogyny의 대상이나 될 뿐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참여도 안하고 인정도 안 받겠다는게 대체 무슨 논리입니까...?

구더기가 무서워서 나는 장 안 담그겠다는게 후배님 대자보의 논리입니까?

시니컬한 애티튜드로 세상이 바뀝니까?

부끄럽습니다.

모르겠다는 무책임한 말로 후배님이야말로 "아몰랑" 해버리기 전에,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겠으면 찾아서 배우는 것이 여성 남성 구분 없는 "지성인"의 자세입니다.

왜 백만이 넘는 시민들이 집회에 나갔는지 제가 알려드릴테니, 밤새서 스펙쌓는 정성의 100분의 1만이라도 들여 잘 새겨 들으세요.

일제 강점기부터 내려오는, 앞으로도 절대 바뀔것 같지 않은 기득권 세력.

바로 그걸 시민의 손으로 바꾸기 위해,

원칙과 정의가 살아있고, 나아가 그기득권 세력으로 인해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대한민국 경제, 정치, 안보 그 모든것을 "정상화" 해서,

계층이나 성별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인권과 복지에 대해 다시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열심히 일하면 일한만큼 보답 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집회에 나가는 겁니다.

후배님같은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집회에 나가준 시민들께 감사해야 하는게 맞는겁니다.

염치가 있어야지요.

인터넷으로 뉴스 몇 개만 찾아봐도, 팟캐스트 몇 개만 들어봐도 지금 나라 전체가 썪을대로 썩고, 곪을대로 곪아서 터지기 직전인걸 알 수 있습니다.

후 배님이 쓴 글 어디에도 작금 대한민국의 국가적 비극을 맞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리고 지성인으로서, 무엇이 중요하고, 먼저(priority)인지, 후배님이 이런 상황에 무엇을 해야 이런 부조리를 - 여성의로서 인권과 지위 향상을 포함하여 - 바꿀수 있는지에 대한 건설적인 비젼은 보이지 않고,

학교에서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기에 - 혹은 가르치지 않기에 - 일기장에 쓰기도 부끄러운 칭얼거림 가득한  논리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글을 대자보랍시고 써 붙여놓는 치기를 부렸는지 모르겠네요.

후배님 논리로는 독립운동엔 여성들은 한명도 참여하지 말았어야 하는겁니다. 여성이라 인정도 못받는거 해서 뭐합니까?

후배님의 대자보를 다시한번 읽어보세요.

웹에서 떠돌아다니는 배설물같은 저속한 단어들이 입에 붙고 손에 물들어 이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written diarrhea를 대자보랍시고 붙여 놓은 후배님의 머릿속에 1그램 정도 남아 연명하는 지성이 심히 안타깝습니다.

여성의 권익에 대해 떠들어댄답시고 어디서 창부의 치마보다 가볍게 손가락을 날려 숙대생 레이블을 달고 이런 글이 전세계에 돌아다니게 만들어 이역만리에 있는 선배를 부끄럽게 합니까.

조국이 없는것 같아 슬픕니까.

나는 이역만리에서도 생생히 느끼는 조국을, "여혐"논리 하나로 없애버린 후배님이 더 슬픕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여러가지 힘이 있습니다.

후배님,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 배운대로 실천하는 숙명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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