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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은 갈아엎는 날
게시물ID : sisa_5074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리아드네-
추천 : 0
조회수 : 6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9 10:51:03
내 고향은
강 언덕에 있었다
해마다 봄이 오면
피어나는 가난
지금도
흰 물 내려다보이는 언덕
무너진 토방가선
시퍼런 풀줄기 우그려 넣고 있을
아, 죄 없이 눈만 큰 어린것들

미치고 싶었다
4월이  오면
산천은 껍질을 찢고
속잎은 돋아나는데,
4월이 오면
내 가슴에도 속잎은 돋아나는데,
우리네 조국에도
어느 머언 심저, 분명
새로운 속잎은 돋아오고 있는데
미치고 싶었다
4월이 오면
곰나루서 피 터진 동학의 함성
광화문서 목 터진 4월의 승리여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츨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 엎었으면
이 균스러운 부패와 향락의 불야성 갈아 엎었으면
갈아엎은 한강연안에다
보리를 뿌리면
비단처럼 물결칠, 아 푸른 보리밭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그 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갈아엎는 달
그 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일어서는 달



사월은 갈아엎는 날
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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