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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짧음]Piano Man.
게시물ID : panic_791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얼짱몬스터
추천 : 17
조회수 : 234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4/22 15:25:02

"이OO님. 먼저 콩쿨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축하를 받은 그는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예의를 표했다. 온실속의 화초 처럼 자랐는지 잡티 하나 없는 뽀얀 얼굴에, 유행 지난 진한 감색 원버튼 턱시도. 단정하게 빗어넘긴 포마드 올백 스타일의 머리가, 마치 세상의 유행따위는 상관 없다는 듯이 보였다. 

얼핏 보기에도 병약해보이는 그였지만, 사실 그는, 눈에 띄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피아니스트로서는 치명적일 수도 있는 장애였는데, 양 손 검지 손가락이 없었다. 

"그런데 이OO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피아노를 본격적으로 치시게 되셨나요?"
"어머니의 훈련의 영향이 컸습니다. 어머니는 '너는 특별하다.' 라던가 '손가락 여덟 개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라....유XX 여사님이시죠?"
"그렇습니다."
"과연. 훌륭한 어머니 밑에서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셨군요. 그렇죠 어머님?"

사람들의 시선이 유XX 여사를 향했다. 그녀는 자상해 보이는 미소로 아들을 한 번 바라보고는, 계면쩍은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OO님은 어쩌다가 양손 검지를 잃게 되신 건가요?"

그러자 촉망받는 피아니스트, 이 OO은 어리둥절한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했다.



"말씀 드렸던 것 같은데요? 어머니가 '너는 특별하다. 손가락 여덟 개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다' 라고 하셨다고요. 어머니는 그 때 제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덟 개의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피아니스트가 되었다고 기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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