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과의 대화> 중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4대강 정비사업이 홍수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다음과 같이 했다.
"김대중 정권 시절 태풍 루사가 와서 200명이 죽었고 5조원의 피해가 났다. 그때 범정부적 수해방지 대책 보고서를 만들었다. 2004년부터 시작해서 43조원을 들여 살려야 한다. 강을 살려야 한다고 해서 국무회의에서 통과됐으나 정권이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노무현 정권이 들어와서도 2006년 태풍이 와서 60-70명이 죽었다. 당시 정부가 종합 계획을 세워 87조원을 들여서 전 부서가 '신국가방재시스템 방안'을 만들었다. 그때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20조원을 들여서 4대강을 왜 하려느냐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공중파에 대고 참여정부의 종합대책 문건을 직접 소개했다.
TV를 시청하면서 순간, 4대강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순간 혹했다.
"저런게 있었다니 놀라운데라고. 저렇다면 상당히 말이 될 것 같다. 정말 자신감이 넘친다."
그래서 급하게 이명박 대통령이 소개한 참여정부의 "신국가방재시스템" 보고서의 상세한 내용이 담긴 <신국가방재시스템 백서>를 직접 찾아 보았다. (링크를 누르면 원본 확인 가능합니다.)
보고서를 읽어면서, 눈을 의심했다. 그리고 정말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 보고서를 전 국민앞에 들고 나와서 소개할 수 있을지 아연 실색할 수 밖에 없다.
필자가 읽은 상식으로는 이 보고서는 홍수예방을 위해서는 4대강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보고서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소개한 신국가방재시스템 보고서 내용이 자세하게 담긴 백서
이명박 대통령 정말 대한민국 최고의 강심장이다.
대통령이 어떻게 이 보고서를 4대강 사업이 홍수예방 사업 추진 논리라면서 대담하게 국민을 상대로 소개할 수 있는 너무나 놀랍다.
<신국가방재시스템>백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설명한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참여정부의 보고서는 4대강 사업이 홍수예방에 전혀 효과가 없다는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의 논리를 정확하게 담고 있었다.
참여정부의 <신국가방재시스템 백서> 보고서 17page 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지방2급 하천 및 소하천의 정비율 저조로 홍수피해의 대부분 차지, 하천정비율 국가 97%, 지방1급 93%, 지방2급 78%, 소하천 36%"
지방하천 및 소하천이 홍수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내용
18page 보고서가 제안한 대책의 일부분은 다음과 같다.
"○ 재해유발 고위험 시설 예방투자 집중관리
- 지방 2급 하천 및 소하천 정비, 사방댐 설치, 노후저수지 정비에 대한 집중투자대책 강구 "
홍수 방재사업은 지방하천 및 소하천 정비를 통해해야 한다고 지적
30page에 담긴 신국가방재시스템 백서에서 부처별 주요 추진 과제 중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에 추진하는 항목이다.
"■ 국가하천 정비 및 하천재해 예방사업 투자확대
○ 필요성
-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형편에 따른 투자 미흡 등으로 대부분의 홍수피해가 지방하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전국의 지방하천에 예방적인 투자를 통해 홍수방지 및 인명피해 최소화" 라고 분명하게 적시하고 있다.
2007년 당시 건교부가 해야할 국가방재시스템 과제는 전국의 지방하천 예방투자를 해야한다는 것
한마디로, 홍수피해 예방할려면 4대강이 아닌 전국의 지방하천에 예방적인 투자를 하라는 말이다.
이미 감사원 2007년 보고서는 바람직한 홍수예방대책은 지류와 본류, 상류와 중류와 하류에 대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사전조사를 해서 홍수분담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말했다. 매년 들어가는 홍수피해 예산을 감안해서 미리 4-5조원의 돈을 투입하면 홍수피해 예산을 앞으로 투입할 필요가 없다고 강변했다. 그것이 매년 침수피해가 나는 전국의 지방하천에 예방적인 투자를 할때라면 납득할 수도 있겠다.
이명박 대통령 세종시가지고, 국가백년대계를 언급했다.
정말 국가의 백년대계를 걱정한다면 4대강 사업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가 마련한 신국가방재시스템 사업에 나온대로 <수해상습지역> 및 <자연재해상습지역>의 종합적 정비에 착수하면 될 일이다.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이 자신이 주장하는 사업의 반대 내용을 담고 있는 보고서를 스스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정말 놀라울 뿐이다.
공중파를 모두 장악한 체, 자신들의 주장과 반대되는 자료를 거두절미하고 홍보 문건으로 포장하여 선전하고 일체의 반론도 허용하지 않는 방식, 어떠한 검증도 없이 일방적으로 홍보만하는 <대통령과의 대화>방식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것이 무슨 소통인가? 무슨 국민과의 대화인가? 최소한의 보고서에 대한 검증도 없이 일방적으로 전달해버리다니 어이가 없다. 이것이 방송 장악의 결과인가?
이제라도 방송사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전달한 내용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이들의 반론권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