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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여군이란...
게시물ID : military_792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세라
추천 : 4
조회수 : 62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8/12 15:37:20
난 특전사에서 통신병으로 복무했다. 논산에서 차출되어 끌려간 일반병사이기에 공수교육은 받았지만 특전 부사관이 겪는 고된 훈련과는 거리가 멀었고, 육체적으로는 오히려 편안한 보직이었다고 생각한다.

특전사에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작은 규모의 부대가 존재했다. 707특임대대 예하의 여군중대인데, 건물이 따로 있었지만 2층정도 규모에 막사와 사무실이 딸린 상당히 작은 규모의 부대였다. 

707대대 자체가 대테러부대로 특전사중에서도 최정예로 구성돼있는데, 여군중대는 그 예하부대인만큼 한명 한명이 괴물같은 신체능력을 보유했다. 파병을 가도 꼭 여군중대 인원들이 참여했고, 고공강하를 수천번 뛴 전설적인 여군준위도 유명했다. 창립기념 행사가 있으면 격파나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번은 부대 체육대회가 있기 며칠 전에 여군중대에 업무차 방문할 일이 있었다. 연병장에서 여군들이 족구연습을 하는 중이었는데, 난 그날 소림족구를 직관할 수 있었다.

여군중대 말고도 내가 있던 통신단에 여군간부도 하나 있었다. 당직을 거의 서지 않았는데, 당시 만삭에 가까운 상태라 누구나 이해해주었고 출산 후 복귀하고 나서는 정상적으로 당직도 서고 훈련도 다 참여하는 등 병사들과도 딱히 트러블 없이 근무했다. 특전사라는 부대의 특성이 그런지는 몰라도 그 부대에 적어도 "약한"군인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여군중대가 해체되었다고 한다. 전인범 사령관 재직 당시에 성별 구분 없이 경쟁하게 만들겠다며 해체했다고. 전장에 성별구분은 의미가 없으니 참 특전사다운 조치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여군에 대한 안좋은 기억보다는 사실 좋은 인상이 더 많이 남아있다. 입대 전에는 여군이 필요없다고도 생각했지만 입대 후에는 여군도 충분히 강한 군인이 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으며, 실제로 강하고 성실한 여군을 많이 봤다. 그런 기억들 때문에 전역 후에 여군에 대한 안좋은 인상을 털어놓는 친구들에게 경험담을 전해주며 나름대로 변호하기도 했다. 여군은 충분히 강한 군인이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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