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군대는 종이군대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부대가 일상업무에 치여 훈련이나 작전에 쏟을 여력이 없거든요.

또한, 전문성이 떨어집니다.
실전과 동떨어진 계획이 세워져있어도 그걸 실제로 검토하고 수정할 의지도 별로 없어요.
항상 쓸데없이 바쁘니까요.

근데 그 주된 이유가 전시행정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고서가 참 잘못됐습니다.
상급자가 보기 쉽게 요약하고 정리하고 수정하고..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만, 좀 심합니다.
군인들이 그렇게 보고서에 목숨걸어요.

결제들어가면 상급자가 계획 검토가 아닌  문장을 교정하고, 
상황보고 한번 하려면 보고서와 상관없이 상급자가 궁금해할것 같은것까지 자료수집하느라 바쁩니다.

많은 행정병출신분들이 느꼈겠지만, 말도 안되는 겉핥기식 검열들.
검열 한번 하자면 평소에는 어디 짱박혀있던  별 쓰잘데기 없는 장부들 끄집어내서 가라 작성하느라 바쁩니다.

21세기에 사는 우리 군인들은 아직도 작업나가면 철근을 파이프로 구부립니다.
철근 구부리는 기계 구매를 요청해도 어렵다는 답변만 옵니다.
소모품이 아닌 기계류는 기존 구매물품이 아니고 군 재산에 해당되기 때문에 구매방법이 복잡하다나요?


군대는 군생활 하면서 종이군대라는걸 느꼈는데,
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며 정부 또한 종이정부라는걸 알았습니다.
상급자 입맛에 맞는 보고서 작성하느라 결정은 느리고 실제와 다른 그럴싸한 보고서들.

이 전시행정이 평소에는 큰 문제가 안되는데, 사고가  난다던지, 책임질 일이 발생하면 문제가 커집니다. 

근거가 없어요.
상급자의 입맛에 맞는 수치와 자료를 쓰다보니 보고서마다 수치가 다르고 확인안된 근거들이 생겨나고.

걱정입니다.
배 하나 침몰한거 수습하는데도 이리 무능한데,
전쟁이나 국지도발 나면 큰 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