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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 과거] 산문 - 광
게시물ID : readers_79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주자
추천 : 4
조회수 : 33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6/28 21:34:12
그녀의 시선이 사진 한 장에 멈췄다. 나는 여기서 왠지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난해한 재목이지?"

내 눈앞에 짜증스러운 눈빛을 하고 있는 K는 프라모델 수집가다. 그리고 여기는 사진작가 P의 개인전이다. 

나는 지인의 협조로 구한 한정판 프라킷을 넘기는 대신

그녀를 P의 사진전에 끌고 왔다. 동업자? 아니 동반자로써 그녀의 지식은 위험했기에... 마침 그녀가 서있는 사진은 그녀의 흥미를 끌기에는 충분했다.

사진전의 30%가 독사진 이고 50%가 배경 사진이며 19%초점 없이 흔들리는 사진들 그리고 그사이 1% P의 광작(狂作) 아무것도 찍히지 않은 그저

무(無)를 표현했다고 볼수밖에 없는 까만 사진 '밝은 빛'이라는 제목을 가진 사진이다.

"해설이라도 흥미롭다면 그동안의 발언은 철회하지"

그녀에게 역사란 그저 교과서에 숨쉬는...아니 굴래로 밖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사람들 상대하는 직업의 특성상 이런 기질은 위험하다

"그럼 같이 움직이면서 설명하지요"

"....."

"이번 P의 전시회를 소개하기 전에 우선 P가 누구인지 부터 설명해야 할꺼 같지?"

"....."

"사진작가로써 P는 그다지 높은 평판을 받지는 못했지 사진으로 먹고 산다기 보다는 상업 사진으로 근근히 먹고 산다고 밖에 볼수 없었지 사진계에서

그의 별명은 괴짜 아니...당대 사진계를 이끌던 G를 힐난하며 그는 명실상부 광인(狂人)의 경지에 올랐다고 볼수 있지"

"아...G정도 라면 잘알고 있지 말년에 여자사진이나 찍으면서 히히덕대다가 말년을 은팔찌차고 큰집에서 보낸 사람?"

"아...뭐 그렇지"

이런 쓰잘대기 없는 사진계의 사이드 스토리에는 능하다. 아니 오히려 그렇기에 설명하기 쉽지 않을까?

"뭐 그래서 P는 그 이후 간간히 먹고 살던 상업사진계 에서도 퇴출당하고 말지 늘 올곧은 사람은 부러질 지언정 굽힐지 모르는 사람뿐..."

"독립투사도 그렇고 이 나라에선 바른일 할게 못 되"


그녀의 집안은 대대로 양반가...라고 했던 모양이다. 선대의 재산도 있었지만 일제 시대를 넘기며 조부는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아버지는 '친일파'다 그렇기에 그녀는 역사 라든가 과거 혹은 조부의 이야기를 할떄마다 집안에서는 평지풍파가 일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아버지는 조부를 일본경찰에 넘기고 받은 재산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한국전쟁떄 모든것을 잃어버린 흔히들 말하는 

'몰락지주'다. 그녀의 귀에 그런 사실이 들어간건 최근의 일이다


"그렇게 상업사진도 찍지 못하게되자 P는 본인이 그렇게 하고싶어하던 기록사진을 짧게나마 불태우고 사그라들게 되지 뭐랄까..."

"회광반조?"

"바로 그거지 '회광반조' 그리고 이 사진전은 P의 회광반조 시절의 사진전이지"

"호오..."

"그의 사진이 진면목을 발휘 한떄는 그가 죽고 이후 그의 동생이 그의 일기를 공개하면서 그는 사진계의 '반 고흐'로 칭송 받게되지"

"그래서?"

"여기는 그의 짧은 기록사진이 집중되던 시기 70년대 우리가 잘알고 있는 5.18그떄의 사진이야"

"교과서에 있던 사진과는 다르군?"

"그도 그럴것이 여기 사진의 주무대는 광주가 아니라 목포야"

".....?"

"설명하지 당시 광주는 계엄군에 의해 포위되어 고립된상태였고 P는 광주에 들어갈수 없었어 하지만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떄 지역언론들은

무장공비의 소행이라며 떠들고 잇었지 하지만 P는 알고 있었어 이게 무장공비의 소행이 아니란걸 그리고 지금 기록하자는 생각을 했지"

"어떻게? 광주에는 들어갈수 없었다며?"

"그래서 목포 였던거야 가장 가까운 대도시지만 아무것도 아니 일부러 외면하는 '인간' 그리고 '광기의 현상'을 기록하기 위해서"

"흠..."

"자 이제 나오는 P의 사진들이야 P의 사진 30%를 차지하는 독사진 이 독사진들의 주인은 당시 상황을 부정하고 진짜 무장공비라고 현실에서

고개 돌리고 외면했던 사람들이야 일기에선 이 사람들 아니 이'인간들'에게 헌정하는 과거에서 보내는 수배서 라고 명시하고 있어 그리고

50%를 차지하는 사람이 없는 배경사진 말그대로 '사람'이 없는 그런 당시의 상황을 '기록' 했다고해 그리고 19%의 초점이 흐리거나 비틀거리는

사진은 자신을 뜻하는 사진이라고 하는군 그리고...마지막 아무것도 없는 사진 '밝은 빛'은 민주화 운동이 끝나던 그떄 한없이 밝은 빛이 보였고

그 빛에 눈을 뜰수 없었기에 기록된 검은사진 이라 명시 하고있지"


내가 말해 놓고도 뭔가 장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끝까지 내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보았다. 사진을 보는 그녀에게 왠지 모르게 

아니다 내가 너무 앞서 나간걸까...


[하루 24시간중 가장 어두운떄는 동트기 직전의 여명이다] 사진작가 P의 일기 中 '밝은 빛'에 대하여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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