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박준영 전남지사가 구설에 오르며 인터넷의 한 면을 장식했다.
박 지사는 세월호 침몰사고 당일 헬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갔다.
전남도에서 일어난 대형사고이니 만큼 도지가사 현장에 가는 것은 당연한 거다.
그런데 이게 예사 헬기가 아니다. 당시는 배가 바다속으로 가라앉고 있었기 때문에
생존자 구출을 위해서는 1분 1초 촌각을 다투던 때였다.
광주소방본부에서도 긴급히 구조 헬기를 출동시켰다.
헬기에는 조종사 2명, 정비사... 1명, 구조대원 2명이 탑승했다.
이 헬기가 한참 사고현장으로 가고 있을 때 전남소방본부에서 급히 연락이 왔다.
“지사님이 타고 가야 하니 도청으로 돌아오라”는 내용이었다.
헬기는 다시 오던 항로를 돌아가 전남도청에서 박 지사를 태우고 다시 출발했다.
이 때문에 사고 해역에 도착예정시간이 20분이나 늦었다. 세월호 승객 몇 명을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도지사가 사고 현장에 가는 것보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을 구조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당시 세월호에서는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해 4백명이 넘는 승객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도는 구조헬기를 다시 불러들이는 상식이하의 행동을 했다.
알고 보니 전남소방본부 1호 헬기도
전남도청 고위 간부들을 태워야 한다며 이미 출동한 소방헬기를 다시 불러들였다고 한다.
전남도는 사람 목숨보다 도지사, 고위 간부들을 태우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판단했다면 할 말이 없다.
지금까지 이들이 “슬퍼한다” “가슴아프다”고 했던 말도 진심이었는지 의심이 든다.
이런 것을 보면 청와대만 탓할 것이 아니다.
광역단체까지 국민의 목숨보다는 자신들의 안위와 의전, 체면을 더 중시하고 있으니
국민들만 불쌍할 뿐이다.
이 나라 꼴이 개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