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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공포소설-그 기이한 세상
게시물ID : panic_792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늘도흐린날
추천 : 16
조회수 : 154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4/28 17:14:35
불과 일 주일 전의 일이었다.
 

장거리 커플이라 주말에만 볼 수 있는 애인과의 데이트를 위해 부산으로 가는 고속버스를 탔고, 어째서인지 그날따라 버스를 타자마자 졸음이 쏟아졌었다.
 

[나 버스탔어 이제 출발해~]
 

애인에게 카톡 하나 보내고 아주 잠시만 무거운 눈커풀을 감았는데, 다시 눈을 뜨자마자 보인 곳은 더 이상 버스 안이 아니었다. 다시 생각해보아도 그것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기이했던 경험이었다.
 

음습한 공기와 딱딱한 등의 감촉에 낯설어하며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린 그곳은 으리으리하게 큰 석조 건물의 어느 빈 방 안이었다. 방 크기만 해도 작은 학교 급식소 규모는 되는 것 같았다몇 가지 선반을 비롯해 알 수 없는 집기들이 여러군데 널려 있었고 마치 오랫동안 방치된 방 같았다. 그런 이상한 곳에 혼자 있다는 것을 다시 자각한 나는 본능적으로 반투명의 유리문을 열어 방을 빠져나왔고, 그곳을 나오자마자 마주친 굉장한 크기의 홀에도 전혀 인기척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귀신에 홀린 듯 넋이 나가 그 건물을 빠져나왔다. 분명 버스 안이었는데 내가 왜 이런 엉뚱한 건물 안에 누워있었을까.
 

건물의 외관을 보자 나는 전에 그 건물을 본 적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무슨 건물이더라- 머리가 아파와 생각하는 것을 그만 두고 이곳의 위치를 떠올렸다. 자취방이랑 걸어서 30분정도 되는 거리였다.
 

터벅- 터벅-
 

신기하게도 거리에는 인기척 하나 없었고, 주차된 차들은 마치 운행된지 수십년은 된 듯 먼지가 쌓여 있었다. 상가들의 간판은 어둑해지는 풍경에도 불이 켜지지 않았고, 건물들의 유리창 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핸드폰은 전원이 꺼진 채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았다. 이건 정말이지 사일런트 힐의 마지막 장면과 비슷했는데, 다른 세계로 와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부산에서 애인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하며 애가 타 왔다.
 

!”
 

다행히도 10분쯤 걷다 보니 간판에 불이 켜진 건물이 보였고 그곳은 감사하게도 지구대였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지구대 내부는 생각보다 허전했지만 내 불안감을 떨쳐줄 한 존재가 다행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빈 의자들 사이 컴퓨터 모니터를 두드리고 있는 경찰 제복을 입은 남자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 안녕하세요. ”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일어나더니 황급히 내게 가까이 왔다.
 

혹시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아십니까? ”
 

불행히도 그는 내가 물으려 했던 말을 먼저 나에게 물었다.
 

점심 먹고 담배 한 대 피고있는데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더니... 이상한 곳에 누워 있었습니다.”
혹시 누워 있었다는 곳이 ㅇㅇ학교 뒤편에 있는 건물 아닙니까.”
 

그도 나와 상황이 비슷한 듯 했다. 눈을 떴다 감으니 이상한 건물 안, 나오니 전혀 인기척이 없는 세상. 이상하게도 컴퓨터나 텔레비전, 통신 기기를 비롯해 전자 기기가 전혀 작동이 안 된 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건물... 이름이 뭐였죠?”
이상하게 그 건물만 잘 생각이 안 나요. 하지만 업무상 몇 번 와본 적이 있던 것 같습니다. ”
혹시 그곳 연구소 같은 게 아닐까요. 우리가 어떤 지독한 실험을 당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눈을 감았다가 떴을 뿐인데 아무도 없고 전자 기기도 작동이 안 되는 세상이라니, 누군가 우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다면 목적이 무엇일까.
 

지직- 지직 -
 

그 때였다. 갑자기 한쪽 면에 붙은 TV가 잡음을 내더니 켜졌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는 않는지 화면이 거꾸로 보이며 노이즈가 화면을 군데군데 잠식했다. 우리의 시선은 갑작스레 켜진 TV로 쏠렸다.
 

연쇄 폭팔이... 지직... .. 지직... 유출로 판명되었습....”
 

끊기는 화면 안에서 아나운서의 말은 불과 몇 마디밖에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우리의 안색은 새파랗게 변해 갔다. 역시나 도시에 무언가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다. 마치 단체로 피난이라도 간 듯 인기척이 없는 도시를 보면 어쩌면 그 유출이란 것으로 모두가 죽었을지도 모른다. 이 도시에 있는 것은 나와 이 경찰뿐이라는 건가. 사실 통신장비가 전혀 작동하지 않으니 지금 어떤 상황인지도 파악이 힘들다.
 

우리는 우선 간단한 무기와 식량을 챙겨 지구대를 나왔다. 날은 벌써 어두컴컴해져 있었지만 가슴을 옭아매는 답답함은 우리를 움직이게 했다. 그가 경찰차를 움직여보려 했지만 이상하게 시동조차 걸리지 않았다. 불빛 하나 없는 캄캄하고 음산한 거리에서 우리는 우리가 갑자기 깨어났던 그 건물을 향해 출발했다이 미스테리한 상황에 대해 뭔가 실마리라도 건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역시, 저 곳만 불이 켜져 있네요. ”
 

경찰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깨어났던 그 석조 건물은 불이 켜져 유리창마다 환한 빛을 밖으로 내뿜고 있었다. 우리는 주변을 경계하며 그곳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갔다.
 

바스락-
 

그 때 건물 입구 옆 화단에서 갑자기 들리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우리는 펄쩍 뛰었다
 

누구야!”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경찰은 들고 있던 총을 화단으로 겨눴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 때 화단 조경목 사이에서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튀어나왔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주위가 빨갛게 부어 있었다.
 

엉엉엉, 도와주세요 아저씨. 너무 무서워요.”
 

우리를 보고 갑자기 통곡을 하는 아이에 당황하며 서로를 바라본 우리는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우선은 울음을 그치도록 달랬다.
 

동생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재채기가 나와서 에취 하면서 눈을 감았는데... 엉엉 갑자기 저 안에 누워 있었어요... 엉엉... 무서워요... 집에 가고 싶어요...”
 

아이는 그래도 경찰 제복을 입은 남자를 보고 조금 안심이 되는지 금새 울음을 그쳤다. 이 아이도 갑자기 저 건물의 큰 방 안에서 깨어났다고 한다. 역시나 사람이 증발한 이 도시의 비밀은 저 건물 안에 있는 것인가.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꼭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마야, 우리 다시 저기 들어가 보려고 해. 경찰 아저씨도, 나도, 너도 깨어보니 저 안이었잖아. 그래서 혹시 뭔가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
 

싫어요! 절대 싫어요! ”
 

다시 건물로 들어간다는 내 말을 듣자 여자아이는 완강한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저런 곳은 싫다구요! 무서워요... 나 집에 가고 싶어요... 경찰 아저씨 나랑 있어요... ”
 

달래도 보고 타일러도 봤지만 여자아이의 뜻은 완강했고, 아무래도 차가운 인상의 나보다는 경찰인 그를 더 의지하며 그의 팔에 달라붙었다. 마음이 약한 경찰은 아이에게 더 타이르지는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이 밖에서 아이랑 기다리고 계세요. 제가 혼자 다녀올께요.”
하지만.. ”
아저씨 안녕~ ”
 

내 말에 기다렸다는 듯 경찰의 팔짱을 끼고 손을 흔드는 여자아이의 모습에 혀를 내두른 나는 조금은 찜찜한 마음을 숨기고, 경찰에게 아이와 밖에서 기다리라고 말한 뒤 혼자 건물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 있는 모든 조명이 켜져 있었는데 아무도 없는 텅텅 빈 건물이라는 사실이 나의 심장을 졸이게 만들었다. 그래도 불이 다 꺼진 캄캄한 건물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나는 내가 도망치듯 나왔던 홀을 지나왔다.
 

카운터처럼 생긴 장소에는 누군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이 건물 안에 들어와본 적 있었나 하는 생각이 났지만 어째서인지 더 깊게 생각하려 하면 머리가 아팠다.
 

터벅- 터벅-
 

복도를 지나 내가 처음에 있었던 방 앞으로 왔다. 정신없이 도망친 것 치고는 나는 이 건물의 구조를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 문 앞에 서자 가슴이 미친 듯 두근거렸다.
 

문 옆의 버튼을 누르자 반투명 유리문이 스르륵 열렸다. 창 밖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고 방의 모든 천장 조명이 눈부시게 안을 밝히고 있었다. 나는 그 안으로 긴장한 채 걸어갔다. 그리고 내가 완전히 방의 안에 다다르자 갑작스럽게 유리문이 닫혔다.
 

- - - -
 

그 때였다.
 

신경을 거스르는 어떤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그것은 스위치를 끄는 듯한 소리였다. 바깥 쪽 홀의 불이 꺼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복도가 먼 곳에서부터 가까운 곳까지 차례대로 불이 꺼지는 것이 보였다. 마치 큰 돌이 가슴을 누르는 것처럼 심장이 팽창되는 것이 느껴졌다.
 

건물은 바깥쪽으로부터 내가 있는 쪽까지 점점 어둠에 물들어왔다.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무언가 차례로 불을 끄고 있었다. 마치 덫 안에 잡힌 토끼를 잡으려는 듯 어둠으로 나를 조여오고 있었다.
 

- -
 

복도의 불이 차례로 꺼지고 이제 이 건물은 내가 있는 방만 빼고 완전히 어둠에 물들었다. 나는 이곳에 혼자 들어온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 소리가 들리고 이곳의 불이 꺼졌다. 나는 몸부림쳤다.
 

... ... ... ”
 

나는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빛이 새어나왔다. 잡음이 귀에 울리기 시작했다. 이상한 신호음 소리와 사람들의 목소리. 코엔 뭔가 씌워져 있고 몸은 너무 무거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오빠! 오빠! 선생님! 이리 와보세요. 눈 떴어요! ”
 

눈이 부셔서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이 목소리는 그녀의 목소리였다. 눈을 뜨자 점차 주변의 모습이 또렷해졌다. 간호사가 황급히 달려와 나에게 얼굴을 내밀었다.
 

환자분 정신 드세요?”
 

손에서 축축함이 느껴졌다. 그녀가 내 손을 잡고 엉엉 울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흑흑... 다행이야... 나 정말 오빠 죽은 줄 알았어... ”
 

아래를 보니 내 다리는 붕대로 잔뜩 묶여 있었고 허리는 이상한 강판을 대고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는 몰라도 내가 큰 사고를 겪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눈을 다시 감았다.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눈을 뜰 수 없었다. 의사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선 큰 고비는 넘긴 거 같구요. 수술 진행은... ”
 

그 때 응급실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소리가 들렸다. 지구대에서 들었던 아나운서의 목소리였다. 나는 귀를 기울였다.
 

버스와 5톤 트럭 추돌로 인해 사망자 4, 중상자 12명이 발생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어제 있었던 가스 누출 폭발 사고로 인해 현장에 있었던 7, 10살 남매가 즉사했으며 당시 현장에 있던 김모 순경이 현재 중태에 빠져 있는데요, 사건 조사 결과...”

나는 깨달았다.  내가 어디로 들어왔는지.
반투명 유리문은 응급환자 이송으로 쉴새없이 여닫히고 있었다.
 
 
 
 
 
-
 
 
작가의 한마디
- 그냥 소재가 생각나서 써 봤습니다. 뭔가 비슷한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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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긴글입니다. (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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