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짜피 죽었는데 오늘 꺼내면 어떻고 내일 꺼내면 어떻냐고...
참 그렇게 안 봤는데
좋은 분이었거든요.
자기밖에 모르고 그러는 분도 아니었고...
그런데 그네를 빠는 분이었더군요.
객사했단 이유로 천도제까지 지내서 위로해서 보내주어야 한다고 그러는데..
처음에 가족들 모두 하루 이틀이면 구조할 줄 알고 팽목항으로 갔어요.
회사에는 한 이틀 결근 할 거 같다고 하시고..
그때 가족들은 배만 왔다갔다 하고 헬기 몇번 왔다갔다하고
바지선도 안 가져다 놓고 흔들흔들 보트에서 잠수 몇 번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제대로 된 구조활동은 하지도 않는 해경을 봤어요.
민간잠수부가 발견한 시신조차도 수습하지 않고
그러면서 교감선생님 얼마나 절망하고 힘드셨을까요?
이 바다 가서 중얼중얼 저 바다 가서 중얼중얼 하시다가 그 날 밤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지요.
생존자를 조금이라도 구조 하였으면 돌아가시지 않으셨겠지요.
그런데 3일되어서야 정조시간 기다려 밤에
도끼로 선실유리창 깨고 들어가서 시신만 한꺼번에 많이 수습합니다.
이 때쯤 가족들은 이미 자식들이 살아 돌아 올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이제 자식을 빨리 추운 바다에서 찾아내서 안아보고 싶었을 뿐이고
먼저 찾아낸 유족은 우리 아이 먼저 찾아 미안해요 하고..
이런걸 뻔히 보면서도 내가 가족처럼 지내던 지인이..
"야 (언딘)잠수부들도 고생한다 그사람들도 죽자살자 구조하는데 너는 뭘 안다고..."
이렇게 말했어요.
그리고 어제는 어짜피 다 죽었는데 오늘 건지면 어떻고 내일 건지면 어떻냐는 말은 했어요...
그건 아니지요 내 자식이 물에 빠져 죽게 생겼는데 구조도 제대로 못해주고
시신도 찾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해 봐요. 그러니까 이민가라네요.
돈만 있으면 이민 가겠어요! 하고 말했는데..
다시 그 분하고 예전처럼 못 지낼거 같아요
참 건진다는 표현 너무 싫은거 같아요
수습한다고 인양한다고 하는것도 미안한데..
뭘 건진다는 건지....
이 번 참사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서해 훼리호 20년전의 참사때 보다도 못한 정부 대응이었고
우리는 매번 재난을 당하면 참사를 당하면 이렇게 되는 겁니다.
내 가족이 내 친구가 내가,
살아 있는 채로 물속으로 서서히 빠져들어 죽음을 맞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