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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 공포소설 - 관찰
게시물ID : panic_793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주8일휴가희망
추천 : 14
조회수 : 1677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04/29 12: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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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적한 일요일 저녁평소와는 달리그 날 따라 카페는 시끄럽게 북적대고 있었다이런 분위기를 원해서 온 게 아닌데난 약간 입맛을 다시며 내가 앉을만한 자리가 없는지 주변을 둘러본다입구 바로 앞 작은 테이블 하나그다지 맘에 드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자리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이다자리를 잡고 커피를 주문한다차가운 아메리카노 한잔쓴 커피는 싫지만 지갑사정이라는 놈은 나의 까다로운 취향을 용인해 줄 관대함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카페 진열장 안에 놓여있는 달콤한 디저트 들이 눈을 통해 나의 침샘을 자극한다나는 가지고 싶은 건 반드시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거든지갑의 돈이야 다시 채워 놓으면 되는 것이겠지나는 점원에게 티라미슈라는 작고 귀여운 아이를 주문하며 어색하게 웃었다쟁반에 담겨 나온 아메리카노와 티라미슈를 만족스럽게 바라보고나는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마구 뿌려 넣는다한 입 마셔본다커피인지 설탕물인지 알 수 없을 정도가 되고 난 뒤에야 나는 자리로 돌아온다가만히 앉아 빨대를 통해 입 안으로 빨려 들어오는 설탕물의 달달함을 느끼며 생각해 보니처음엔 별로라고 생각했던 입구 바로 앞 자리가 불현듯 마음에 든다쉴 새 없이 열리고 닫히는 문, 카페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그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한참을 그렇게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이번엔 자세를 고쳐 잡고는 손끝을 코에 살짝 대본다아직 채 가시지 않은 아세톤의 냄새나는 이 냄새를 좋아한다노트북을 펼친다딱히 할 것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할 것이 없는 것 처럼 보이기 싫었던 이유일까나는 노트북에 카페 와이파이를 연결하고는 소위 정보의 바다’ 라는 곳을 돌아다니며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기 시작한다. ‘이따위 쓰레기장에 바다라는 이름을 붙여준 놈은 도대체 얼마나 긍정적인 놈일까’ 따위의 어찌되든 상관 없을 생각을 해본다. 카페 한 켠에 자리잡은 아줌마들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거슬린다나는 음악을 재생시키고 이어폰을 꽂는다한 때 내가 미칠 듯 빠져 들었던 한 외국 가수의 노래이제는 닳고 바래 지겨움’ 이라는 단어로 변해버린 노래들을 보며 나는 한숨을 쉰다한동안 신곡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더니 내 재생목록에는 오래되고 낡아빠진 지겨움’ 들이 가득했다어찌됐든 나는 아줌마들의 이 거슬리는 웃음 소리를 막아야만 했다노래를 틀어놓고 이어폰을 귀에 가져다 댄다이제야 좀 살 것 같다나는 음악에 집중하지 않은 채 주위 사람들을 둘러본다쉴 새 없이 주문을 받으며 억지로 입 꼬리를 올리고 있는 점원들주위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서로의 사랑의 깊이를 확인하는 데에 여념이 없는 한 커플어디 에베레스트라도 정복하고 왔는지 쓸데없이 화려한 등산장비들로 무장한 아줌마 아저씨들그 중에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리며 무언가에 열중 해 있는 한 여성이었다길지도 짧지도 않은 갈색 머리에 검은 색 둥글고 커다란 테 안경허리 뒤쪽을 빼어 입은 붉은색 셔츠짧고 검은 치마와 살빛을 은은히 드러내고 있는 검은색 스타킹이 유난히 도드라진다학생아니면 회사원그것도 아니면 그냥 나처럼 할 일 없는 사람일까관심 가는 여성에 대해 남자들이 으레 그렇듯이 나는 한동안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였다그렇다고 마냥 넋 놓고 똑바로 바라본 것은 아니고 그저 부질 없을지도 모를 관심 없는 척을 위해 손을 노트북 위에 둔 채 때때로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이 전부였지만 말이다머릿속으로 그녀에 대한 수많은 망상을 떠 올리며사람이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안도한다이제는 얼음만 남은 아메리카노를 쪼옥 하고 빨아들이며 나는 의미 없이 노트북을 두들기다그녀를 바라보다를 반복한다검색창에 마우스를 계속 두드려 대고 있으니 최근 검색어에 포르말린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한참 동안이나 그런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을 때 갑자기 점원 하나가 나에게 다가온다.


 "죄송합니다폐점시간이라서..."

 

 시계를 확인해 보니 어느 새 시간은 저녁을 아득히 지나 밤이 되어 있었다그녀 역시 이제서야 많은 시간이 흘렀음을 깨달았는지 점원을 향해 미안한 웃음을 한 번 지어주고는 일어나기 위해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한다그렇게나 시끄러웠던 카페에는 어느새 적막함 만이 감돌고 있었다나는 그녀에게서 굳이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천천히 짐을 정리한다딱히 가방의 내용물을 확인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필요한 것은 모두 들어있으니까딸랑~하는 방울소리와 함께 카페를 나서는 그녀나는 뒤따라가듯 그녀를 따라 카페를 나선다오늘 밤은 많이 바빠질 것 같다나는 가지고 싶은 건 반드시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거든.







작가 한 마디 : 별로 재미 없네요...ㅠㅠ 그냥 좋게 봐주세요.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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