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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할머님..
게시물ID : panic_793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트야나와
추천 : 10
조회수 : 112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4/29 14:06:24

비오는날 갑자기 생각나서 몇자 끄적여 봅니다.. (울적한마음에 "." 표시가 많을겁니다. 우울해지기 싫은분은 안읽으셔도 좋습니다.)
편하게 1인칭 시점으로 적을게요.

일에 쩌들어가며 돈벌이를 찾기위해 선배와 소주잔을 기울이며 만취가 될무렵.. 시계바늘을보니 1시가 가까워지더군..

헤어지려고 선술집을 나서 편의점에서 술좀깨고 들어가라는 말에 시원한 음료한잔을 놓고 담배를 한가치씩 태우고있었지..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 집안어른의 전화였지.. (이상하다 이시간에 전화하시는분이 아닌데?)


"여보세요.."

"자니? 작은할머니가 지금 위독하시단다 내일 가볼생각 있으면 같이 가자"

"작은할머니 서울병원에 계신다더니 많이 안좋으신가봐요?"

"오늘 저녁 넘기기 힘들거라고 그랬다는데 지금은 너무 늦었고 내일 일찍올라가자"

"알겠습니다.."


불콰하게 올라왔던 술이 싸하게 깨는 기분이 들더군.. 작은할머니께서 위독하셔서 내일 일찍 서울을 가봐야할듯 합니다..

내일 전화드릴게요 라고 선배에게 통보를 하고 음주중이라는 생각도 못한채.. 운전대를 잡고 집으로 가는길이 이렇게 길줄이야..

집으로 가는 내내 눈물 콧물 범벅이 돼서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집에 들어가서.. 집사람에게 첫마디가.. 


"서울가자 작은할머니 위독하시데.. 지금 빨리가야돼.."

"운전 가능하겠어? 술많이 마신것같은데?"

"그건그거고 빨리가야돼 편찮으시다고 할때도 한번을 못갔는데 늦기전에 가야돼!"

"두세시간이라도 눈붙이고 새벽에 일찍가자 "

"그래? 그게 더 좋겠다 그럼 잘테니까 4시에 깨워줘"

"알겠어 얼른자"


쓰러지듯이 누워서 잠이 들었는데..꿈이라고는 생전 손에 꼽을 정도로 겪지 못한 나에게.. 영화의 한장면처럼 한장면 한장면 시작이 되더군....

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에 올라타서 제일 앞자리에 앉아있었어.. 기사아저씨는 모자까지 갖춰진 멋진 제복을 입으셨지..

타면서 오르는 버스에 보이는 광경은 귀에 이어폰을 꽂은체 흥얼거리며 머리를 흔드는 20대 청년...

그 뒷자리에는 4~6살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장난을 치고 있었고.. 그걸 엄마로 보이는 여성분이 점잖게 타이르는 모습이 보였지..

젊은 청년은 눈을감고 음악을 즐기면서 있었고 아이엄마는 날 슬쩍보면서 인상을 썼던걸로 기억해.. 뒤에도 많은사람이 타있었고...

아.. 평안하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앉아 전면 경치를 구경하면서 가고있는데...

갑자기 기사님이 차를 한쪽에 차를 조용히 정차 하시면서 문을 열어주시는거야... 그런데 갑자기..


"인석아!! 얼른가서 돈내고 차표 끊어오거라!!"

"?!?!?!?!?!?!"


귀에 청천벽력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호통을 버럭치시는거야.. 생전 작은할머니의 호통소리로.. 
(작은할머니는 생전 항상 밥먹고 다니거라.. 인석아 비맞으면 어쩌냐 우산 챙겨서 다니거라.. 이런 말투셨거든..)

그말씀을 듣고 차에서 내리는데... 등에 식은땀이 쫙흐르면서 자다가 상체를 벌떡일으키면서 잠이 깼어... 시간이 3시 56분경..

꿈자리에 교통편을 타는 꿈이나 누굴 교통편에 태우는 꿈은 한분 돌아가시는 꿈이라는 말이 불현듯 생각이 났어..

아.. 이거 뭔가 사단이 벌어졌구나 가야겠다라는 생각에 집사람을 깨우고 세수만 간단하게 해서 집을 나섰지...

서울의 아침출근길은 정말인지 어마어마 할정도로 차가 막히더라고..

어찌어찌 모 대학병원에 도착을해서 시간을보니 7시 45분정도였어...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을 처음가서 찾으려니 너무 넓더라..

이른시간이라 안내하시는분도 안보이고 물어물어 병실앞 데스크까지 올라가서 간호사에게 000환자 어디계세요?

물었더니.. 간호가사 말도 제대로 못하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으로 오세요 하면서 직접 병실로 데려가더라고..

병실에 들어갔는데.. 첫모습이 너무 편안하게 잠들어 계시는거야.. 당숙께서 


"이놈아.. 조금만 빨리오지.."


설마.. 설마.. 아니겠지.. 아니야.. 나랑 동시에 의사한분이 들어오시면서.. 사망선고를 하는데.. 8시 5분 고인사망하셨습니다........

5분 10분 차이로 임종을 못봤어... 선고를 듣고 할머니 손을 가만히 잡아보는데..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거야..

눈물이 멈출생각을 안하더라고.. 어릴적 집안문제로 내 거취가 애매모호할때 조용히 야반도주라고 해도 무방할정도로 

짐싸서 시골로 데리고 내려오셔서 공부하게 해주신 분이고 어릴때도 날 키우다시피 하신분이거든...

우리 할머니 좋은곳으로 분명히 가셨을거야.. 아직도 귓가게 그 말씀이 맴돌아.. 


"인석아!! 얼른가서 돈내고 차표 끊어오거라!!"


글재주도 없고 그냥 기억을 더듬어 쓰다보니 두서없는 부분도 있어보이네요.. 아~! 윗부분에 음주운전은 심각하게 반성 많이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ㅡㅡ;;

할머님께 생전 한번도 드리지 못했던 말 하면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할머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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