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김온누리빛모아사름한가하”
[서울신문 2004-10-06 11:51]
“한글 이름이 얼마나 예뻐요.우리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한자 이름 달고 다녀봐야 외국에서 다들 중국인으로 알더라고요.” 요즘 한글 이름이 부쩍 늘고 있다. 오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국내에서 가장 긴 한글 이름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지난 2002년 문화관광부는 ‘한글날’을 즈음해 가장 긴 한글 이름으로 ‘하늘빛실타래수노아’로 선정했다. 하지만 한글학회 등에 따르면 충남 태안에 사는 김텃골돌샘터씨의 딸 ‘김온누리빛모아사름한가하’의 이름이 가장 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온누리∼’는 1995년 한글학회가 주최한 한글말이름 큰잔치에서 예쁜 한글이름으로 뽑히기도 했다.
수소문 끝에 ‘김온누리∼’의 부친인 김텃골돌샘터(50)씨와 전화 연락이 닿았다. 태안 바닷가에서 약국과 펜션을 운영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의 집안은 온통 재미 있는 한글 이름으로 가득찼다. 부인 이름은 ‘강뜰에새봄결’이었고 아들은 ‘금빛솔여울가든가오름’이었다. 이름의 내력은 이러했다.
●김텃골돌샘터 충북 청원 출신.본명은 김창수.어릴 적 동네 이름이 텃골.집뜰에는 돌샘터가 있었음.1993년 타이완 유학때 중국인으로 놀림을 받아 귀국하면서 한글 이름으로 개명.
●부인 강뜰에새봄결(47) 원래 이름은 강정자씨.93년 남편과 함께 창원지법에서 개명.뜰에서 새봄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사람을 뜻함.
●아들 금빛솔여울에든가오름 속리산에 가 보면 솔나무 밑에 맑고 깨끗한 개울이 있다. 햇빛이 있건 없건 여울물이 늘 반짝거린다. 그래서 성 ‘김’을 ‘금’으로 바꿨다. ‘오름’은 산을 오른다의 명사형.태안중 3학년 1반인 그는 “어느 날 길거리를 가다가 깡패를 만났는데 갑자기 얼굴을 뚫어져라 보더니 ‘어 너 이름 긴 애 아니냐.’며 돈도 안뺏고 봐준 적이 있다. ”며 웃었다.
●딸 김온누리빛모아사름한가하 온세상의 꿈과 희망을 한군데 모아 싹을 틔운다는 뜻.‘사름한’은 식물묘종을 옮겨 심을 때 실뿌리가 돋아나는 모습.‘가하’는 ㄱ∼ㅎ까지 한글 전체를 아우르며 청명한 ‘가을하늘’처럼 맑아야 한다는 뜻이 담김.태안초등 6학년 3반에 다니는 그는 “애들이나 모르는 사람들을 처음 만났을 때 제 이름을 소개하면 외우려고 중얼거린다. ”며 웃는다.
“왕따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학교에서 학생회장도 하고 있지요.이름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 부를 때요? 오름이,빛솔이,중간이나 끝에 이름을 내키는 대로 부릅니다. ” 김문기자
[email protected] 난 이걸 왜 유머자료 게시판에 올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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