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재명 시장도 성남 시장 하시면서 여러 루머나 사건들을 거치며 검증도 철저히 받으시고 또 현명하게 잘 해결하셨던 분이죠. 또 시정은 얼마나 잘 보고 계십니까? 그래서 현재 야권 주자들 중 가장 강력한 포스를 내뿜고 있고 또 그만큼 지지율도 오르는 중입니다.
이미 이재명 시장이 대권을 노리겠다고 천명했고 지지율도 야권 후보 중에서는 문재인에 이어 두번째이다 보니 이제 실질적 경쟁자는 문재인 전대표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매우 반갑게 여깁니다. 그동안에는 문재인 대표 독주체제였지만 사실 그만큼 야권 대선주자들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문재인 한명에게 집중됐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들은 이재명 시장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전선이 아무래도 분산이 되니 그만큼 화력도 떨어질테고 전략도 여러모로 짜야겠지요.
저들의 전략 중 하나가 문재인과 이재명의 이간질입니다. 사실 이게 좀 먹히고 있어요. 문재인이나 이재명 정도 되면 맹목적 지지자들이 있기 마련이고 사실 여기 오유를 봐도 정도의 차이지만 그런 분들 계세요. 그리고 그런 지지자들이 어떤 면에선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저들 입장에서는 그런 지지자들을 활용한 이이제이 전략을 쓰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극복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갈등은 사실 두 후보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전대표는 제가 보기에 대권에 대한 의지는 분명합니다만 욕심은 솔직히 없어 보입니다. 대통령을 자신에게 부여되는 소명이라고 생각하지 쟁취해야 할 목표로 여기진 않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그는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경험 등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또 본인이 대통령 직을 수행할 굳은 결심도 가지고 있지만 이 일을 꼭 내가 해야 한다는 욕심은 없는 것 같다는 겁니다.
반면에 이재명 시장은 그런 욕심이 보입니다. 이걸 나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문재인과 비교해서 이재명 시장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이 마치 대통령 직을 주어지면 받아드려야 할 운명으로 여기는 것과는 달리 이재명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치열하게 다가가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언사는 의미가 분명하고 그 대상을 정확히 겨냥합니다.
이건 좀 낭만적인 이야기지만 문재인 전대표는 혹시 누가 자신을 딛고 자기 위로 올라 서는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그 자리를 내 줄 분입니다. 그리고 이재명 시장은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냉정하게 따져 볼 때 정동영이 노통을 부정하여 친노 지지자들의 미움을 샀던 것과 같은 전철을 이재명이 밟을 필요는 없습니다. 비록 정동영계였다는 전력은 있지만 정청래도 마찬가지고 추미애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유시민 정도를 제외하고 노무현을 부정한 전력에서 자유로운 민주당 정치인은 많지 않죠. 아쉽긴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런 이신전심이 두 후보 간에는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이재명 시장이 전통 민주당 지지자들과 보수표에 욕심을 부려 문재인과 각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선에서는 허용 가능하다고 보고요.
다만 앞으로 이재명 시장은 문재인이 겪어 온 길은 같이 걸으며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문재인은 야당 대표로서 혁신을 추구하며 그 엄청난 짐을 짊어지고 또 이루어낸 사람입니다. 지금만큼 민주당이 나름의 야성을 보일 수 있는 이유도 안철수 김한길 같은 세작들이 나간 덕분이고 그것은 문재인 대표의 뚝심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그 덕에 김종인 대표 체제라는 말도 안되는 지도부를 가지고도 민주당이 1당을 먹을 수 있었던 거죠. 그만큼 국민들은 문재인에 대한 기대와 애증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문재인에게 훈수를 두는 일은 쉽지만 그가 걸어 온 길을 이상의 성과를 가지고 걷기는 어렵습니다. 그 일을 과연 지금 야권 주자들 중 누가 해낼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쉽게 떠오르는 얼굴은 없습니다.
이제 그 길을 이재명도 걷게 될 겁니다. 또 이겨내야 하고요. 그래도 이재명은 자기가 가진 실력만큼이나 운이 좋은 정치인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문재인과 같은 경쟁 후보가 있으며 지금과 같은 민주당의 대선 주자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문재인 후보가 지난 대선 때 지금과 같은 민주당과 대선을 뛰었다면 당연히 지금쯤 대통령이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