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영화를 보기 위한 만남은 결국 자정을 넘어 막차시간을 넘어서까지 소주를 마시는 자리로 이어졌다. 서로의 귀가를 위한 차편이 모두 끊기자 친구는 택시를 타고 돌아갔고, 나는 세시간 동안 강남역에서 건대 근처의 집까지 걸어 돌아왔다. 북적거리는 심야의 도심 유흥가부터 주변에 사람이라고는 나 밖에 없는 새벽의 한강을 가로지르는 영동대교에 이르기까지 그저 계속 걸었다. 얇게입고 나온 탓에 새벽 공기가 추웠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다리 위에서 세상의 모든 개자식들과 빌어먹을 놈들에게 한참이나 소리를 질러 욕을 해대며 술주정을 부렸다. 그럴수록 아깝게 간만에 마신 술이 깨는 기분이 들어 목이 쉬기전 그만 두었다. 오랜만에 술에 취해 그렇게 한참이나 밤을 걸어 돌아왔다.
2. 아주 늦은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끓여 마시고는 하루종일 책을 봤다. 머리속이 끈적거리는듯한 숙취가 남아있으니 오늘 운동은 휴식. 빨래를 하기 위해 주머니를 뒤져보니 친구에게 받은 담배 한개피가 손에 잡혔다. 담배를 끊은지 오년이 넘었는데 이걸 왜 받았는지 모르겠다. 피워볼까 하다 라이터가 없는 것을 깨닫고는 구겨서 버렸다. 본래 일요일에 쉬기로했던 일정을 앞당겨 오늘 쉬고, 내일은 대공원에 케틀벨을 가져가서 오늘 했어야 할 운동들을 하기로 한다.
식사 : 아침- 커피
점심- 곡물식빵 2, 참치 통조림
저녁- 삼치구이, 밥, 강된장, 쌈채소
운동 :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