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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대기업의 함정
게시물ID : humorbest_794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inny
추천 : 41
조회수 : 2865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1/17 13:26:35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1/16 11:32:44
요즘 속속 지난해 대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되고 있다.
다들 정말 찬란한 한 해를 보낸 듯 하다.
연일 뉴스에서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실적과 위상 신장등을 보도하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우리도 이만큼이나 하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새록새록 심어주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가뜩이나 경제는 어려운데, 그런 대기업들 이라도 잘 나가고 있다니 올 해에는 조금쯤
희망을 가져 보아도 좋으리라.
그런데, 지난해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은 그런 엄청난 실적들을 이루어 냈는데
우리 경제는 왜 이렇게 어려움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걸까.
혹 우리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잠시 생각해 보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순이익만 10조원을 넘어 섰다고 한다.
삼성의 사원 수는 2만명을 조금 넘는다.
그런데 대기업의 경우, 관련된 하청업체나 중소기업, 혹은 다른 대기업과의 연계가 많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10만 단위를 가볍게 상회한다.
한 대기업의 실적이 좋으면,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수입 또한 늘어나게 되고
그 사람들의 구매력 또한 증가하여, 소비가 증가한다.
늘어난 소비는 서비스를 제공한 사람들의 수입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또한 이들의 구매력 증가로
이어진다.
이렇게 연결고리를 쫓아가다 보면 이제는 사람들의 수를 세는게 무의미해 질 정도로
괜찮은 대기업의 파급효과는 크다.
정말 괜찮은 대기업 몇개면 나라 전체가 먹고 사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 연결고리에 조금 문제가 있다.
지금껏 우리나라가 취해온 대기업 집중 육성책은 '대기업의 횡포'라는 웃지못할 관습어를
만들어 냈다.
법률서건, 정책서건 무엇이든지 대기업이 우선이니 대기업과 연계된 중소기업들은
두 눈 번연히 뜨고 본래 자신의 몫이어야 했을 이익분을 대기업이 가져가도록
놓아 둘 수 밖에 없다.
대기업 파급효과의 연결고리는 대기업 사원 일이만에서 끊어지고 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아무래도 좋았다.
대기업이 조금 과하게 이익분을 챙겼다고 해도
그들은 '투자'라는 이름의 기업 차원의 대규모 소비를 해 왔기 때문에
돌려치나 후려치나 결국 경제 부양 효과는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다.
그들의 투자 대상은 더 이상 '국내'가 아닌 '해외'이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투자는 무슨 현지공장이니, 현지법인이니, 현지연구소니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글로벌 경영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또한 필수적인 일이다.
하지만, 본인을 포함한 국민의 대부분인 노동자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울 수 많은 없다.
조금 과장에 과장을 덧붙이고, 여기서 상상의 나래를 조금만 펼치면
대기업들이 국내에서 자원(인적으로나 물적으로나)을 착취하여 기업을 살찌우고
그 돈을 들고 해외로 나가는 해괴한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성장 우선이냐, 분배 우선이냐로 시끄러웠던 때가 있다.
이 둘의 우열을 가리자는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성장정책이란 대기업의 성장을 의미할 뿐이라는게 문제라는 것이다.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온국민이 힘을 합쳐 대기업을 밀어 주어도 돌아오는 것은 적다.
우리나라를 상징하고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주춧돌을 세웠으니,
이젠 집을 지어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나 허허벌판에서 비바람 맞으며 주춧돌 붙잡고 헤벌레 웃고 있을 때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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