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이번 글에는 반역의 이야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드 출처는 여기 : http://steamcommunity.com/sharedfiles/filedetails/?id=207117800
1. 게임 설정
악마호무라 문명으로 갑니다. 맵 타입은 판게아, 보통 크기, 표준 속도.
명색이 악마인데, 불멸자 난이도로는 멋이 나질 않죠. 후속작에서 호무라가 감수하게 될 시련(?)들을 생각해 봐도, 신 난이도를 선택하는 것이 적합할 겁니다.
따라서 신 난이도로 시작.
마도카 문명을 확정적으로 등장시키는 것, 그리고 모드 xml을 조금 건드려 그냥 호무라 문명을 잠시 비활성화시킨 것 외에는 설정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여기에 비공식 룰을 몇 가지 더 첨가합니다.
1. 최대 3번 리셋해서 나온 스타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잡는다.
2. 악의적 세이브 로드 불가
3. 도시국가 일꾼 뺏기 사용 금지
4. 턴골사기 사용 금지
5. IGE, 선정찰 플레이 등 사용 금지
6. 마도카 선공 금지
7. 마도카가 싫어할 행동 금지. 단, 승리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는 제외한다
8. 마도카 문명이 멸망하면 게임오버
2. 악마 호무라 문명 소개
문명 소개창. 불문명 소개글 및 내용을 대충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직역하면 영 어색한 문장은 의역하거나, 추가적인 내용을 집어넣었습니다.
악마 호무라
호무라 제국
전능하신 아케미 호무라 – 인간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아직 가능하다면 – 시여, 당신의 인큐베이터들과 사역마들이 모든 명령을 받들기 위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모습과 비교하면, 그 근간이 된 병약한 소녀의 모습은 허황되어 보입니다. 당신이 유일한 사랑, 카나메 마도카로부터 떨어져 혼자 이 세계에 남겨졌을 때, 당신은 그녀가 지키고자 했던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인내심과 이성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였습니다. 당신은 마녀의 부활을 꿈꾸는 인큐베이터들에게 사로잡혀 그들이 창조한 결계에 갇히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마도카와 인큐베이터 모두가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나아가 상황을 반전시켜 놓았습니다. 당신은 마도카의 힘을 빼앗고, 모든 인큐베이터 종족을 당신의 노예로 만들어서, 세계, 마도카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녀의 운명을 깨닫지 못할 세계를 재창조했습니다.
두려운 호무라시여, 아직 당신의 이름을 모르는 자는 곧 공포를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악마 그 자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오래 붙들고 있었던 금욕주의와 영웅주의는 이제 가식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당신의 세계는 당신의 하나뿐인 욕망에 의해 창조되었고, 당신은 그것을 위해 어떤 것에도 절대 굴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당신은 위대한 국가들과 싸움은 물론이고, 마도카와도 싸우게 될지 모르지만, 그조차 당신의 결심을 흔들 수는 없을 것입니다. 허나, 어딘가에 당신의 과거가 여전히 존재하여, 욕망에 맞서 당신과 맞서고자 한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여러 장애물이 있지만, 당신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시간의 심판 아래 영원히 존속할 문명? 그것은 필멸자들의 장난에 불과합니다. 당신에게 주어질 질문은 이것이 될 것입니다 : 당신은 영원토록 마도카의 안전을 보장할 세계를 창조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지도자 특성 : 사라ㅇᅟᅡᆨ마 [Lovevil]
만난 문명의 행복을 10만큼 상승시킵니다. 만난 문명마다, 당신은 +10%의 인구 불행을 추가로 얻는 대신 모든 산출량(과학, 망치, 골드, 문화)에 +5% 보너스를 얻습니다. (마도카 문명을 만날 경우, +20%의 추가 인구 불행/산출량을 얻습니다.)
특수유닛 : 인큐베이터 노예
일꾼을 대체하는 악마 호무라 문명의 특수유닛입니다. 일반 일꾼보다 시설을 빨리 건설합니다.
특수건물 : 환영의 세계
법원을 대체하는 악마 호무라 문명의 특수건물입니다. 건설된 도시의 도시 수로 인한 불행을 없애고, +2 행복을 제공합니다. 인구 수 증가로 인한 불행을 하나당 2% 감소시킵니다.
악마 호무라 문명의 특성은 크게 두 가지 플레이에 특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그냥 다 때려 부수고 다니는 겁니다. 보시다시피 악마 호무라 문명의 패널티는 라이벌이 적을수록, 합병도시가 많을수록 줄어듭니다. 따라서 패널티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복전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한편 특성의 어드벤티지는 상대적으로 초반에 효율이 좋습니다. 문명5의 %보너스가 모두 합연산으로 계산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초반의 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정복에 나섬으로써 패널티를 줄이는 게 하나의 우월전략이 됩니다.
둘째는 최대한 적은 도시수를 유지하면서 내정에 힘쓰는 겁니다. 문명특성의 어드벤티지는 후반으로 가더라도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질 뿐, 충분히 막강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한편 문명특성의 패널티는 도시수를 적게 유지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패널티로 받는 실질적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어드벤티지로 받는 이익을 최대한 챙겨가는 플레이 역시 또 다른 우월전략이 됩니다. 이 전략에 따르면 정복전쟁이나 확장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제하게 되겠지요.
기묘하게도, ‘차기작에서 호무라가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주제에 대한 두 가지 큰 추측과 앞서 살펴본 두 우월전략은 상당히 일치하는 면이 있습니다. 호무라가 첫 번째 플레이 방식처럼, 극단적으로 나아가 사실상의 폭정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두 번째 플레이 방식처럼 마도카가 인간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 외에 어떤 간섭도 하지 않을 수도 있죠. 그러나 어느 전략을 선택하든 필요한 때에는 정복전쟁에 나아가야 하는 것처럼, 호무라 역시 큰 방향을 어떻게 잡든 간에 필요가 생긴다면 마도카와 적대하는 것마저 감수할 것 같습니다.
설명이 길어졌네요. 이론 설명은 접어두고, 실제 게임으로 빨리 들어가 보도록 합시다.
3. 스타팅
시작위치. 세 스타팅 중에 그나마 제일 나은 위치네요. 개인적으로 해안 스타팅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해안도시 운영을 잘 하지도 못하며, 악마 호무라 문명의 특수유닛을 최대한 활용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지만, 나머지 두 스타팅이 너무 절망적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이걸로 합니다.
쿄코 문명 플레이 일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진짜 신 난이도에서는 3소금+2밀 같은 천상(?)의 스타팅은 죽었다 깨어나도 나와 주질 않네요.
아무튼, 이번 게임은 앞서 설명한 두 번째 스타일에 가깝게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1~3직할 문화승리가 목적이 되겠네요. 전 세계가 마도카의 행복이라는 가치를 받아들이게 하는 거죠.
악마 호무라 문명은 초반에 다른 문명들을 최대한 빨리 만나는 것이 생명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20% 산출량 보너스를 추가로 주는 마도카 문명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지요. 따라서 시작과 동시에 정찰병 두 기를 연달아 찍어줍니다.
저는 북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것 같고, 남쪽엔 인도네시아, 동쪽엔 네덜란드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아하니 강제로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은 낮겠네요.
한편, 유적 운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업그레이드 한 번에 문화 한 번, 그리고 인구증가 한 번이 있었네요.
“안녕! 둘이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나는 카나메 마도카, 잘 부탁해!”
그렇게 세 번째 문명으로 마도카를 만납니다.
하필이면 외교화면에 사용한 모습이 저것이네요…….
뭐, 그림 자체로는 외교화면으로 그럭저럭 어울리기는 합니다. 딱히 본편에 대체할 만한 다른 장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저 모습이 어떤 장면에서 나온 것인지를 생각하면 찝찝함이 좀 남네요.
이렇게 문명들을 만나고 나면 보시는 것처럼 모든 산출량에 보너스를 받습니다. 그새 다른 문명을 하나 더 만나서, 네 문명에서 오는 20% 보너스에, 마도카 문명을 만나 얻은 추가 20% 보너스. 도합 40% 보너스가 주어집니다.
이를 절대수치로 환산하면 생산 +2.4, 금 +2, 과학 +2.4, 문화 +2.4가 되죠. 일견 작아 보일 수도 있지만, 저 정도면 초반에 정말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수치입니다.
수도에서는 정찰병 – 정찰병 – 일꾼 – 곡창의 순서로 생산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도시국가 일꾼 뺏기가 사용금지이기 때문에 일꾼을 그냥 곧이곧대로 생산했지요.
“대사관 교환하자! 에, 만 14살짜리 여자애들이랑 만나는 게 외교관들한텐 좀 이상하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될 거야!”
외교 성향상 다른 플레이어와 친하게 지낼 확률이 높은 마도카가 제일 먼저 대사관 교환을 제안해 옵니다. 안 받아 줄 이유가 없으니 수락합니다.
한편, 노예 큐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줍니다. 보시는 것처럼, 일반 일꾼의 광산개발이 표준 속도에서 6턴이 걸리는 데 반해, 인큐베이터 노예들을 5턴이면 충분합니다. 역시 얼핏 보면 별 차이 없는 것 같지만, 저 1턴 차이는 초반에 무지막지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4. 마도카가 행복할 수 있는 세계 만들기
호무라의 목적은 마도카가 행복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기. 그 첫걸음으로
“응! 무슨 일이야?”
마도카에게 용돈을 쥐어줘서
“에헤헤, 역시 넌 좋은 친구야!”
좋은 친구라는 말을 듣습니다.
…?
아니, 아니, 절대 의미 없는 행동이 아닙니다. 호구라의 호구짓이 아니에요. 이렇게 마도카에게 용돈을 쥐어주고, 기뻐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으면
이렇게 외교관계에 보너스가 주어집니다. 그런데, 마도카의 친선관계 선언 성향은 10점 만점에 9입니다. 일반 리더들 중에서 가장 해당 수치가 높은 간디가 8인 것을 감안하면, 이건 엄청나게 높은 수치입니다. 때문에, 이렇게 용돈을 쥐어주고 나면 100% 확률로 몇 턴 뒤 먼저 친선선언을 제안해 올 겁니다. (물론 호무라가 먼저 제안할 수도 있지만… 악마가 먼저 친구 맺자 하는 건 뭔가 없어 보이잖아요. 호무라가 후속작에서 적극적으로 마도카와 친해지려 할 것 같지도 않고요.)
(여담으로, 마미 선배님은 친선관계 선언 성향이 10/10이십니다……. 대사관 교환으로 인한 미미한 +만 있어도 곧장 친선선언 제안해 오시는 분.)
“호무라! 호무라! 우리 친구하자! 같이 놀면 정말 재미있을 거야. 어때?”
이렇게 말이죠!
이제 시간이 지나면, 친선관계 선언 성향이 높은 마도카가 신 난이도 AI의 상호 관계 보너스를 바탕으로 해서 친구를 하나둘 추가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저는 거기에 자연스레 살짝 끼어들면 그만이죠.
“와아! 너도 네덜란드랑 친구 됐다고 들었어! 우리도 그런데! 에헤헤, 그럼 이제 좋은 친구 삼총사가 되는 건가?”
계획대로, 몇 턴 뒤 네덜란드 – 마도카 – 악마 호무라의 삼각관계(?)가 형성됩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와 모로코도 가담하구요.
“우리, 음, 그러니까, ‘국경 개방 조약’ 맺자! 그러면 서로 집에 놀러갈 수 있대!”
국경개방을 해서 마도카네 집에도 슬쩍 놀러가 봅니다.
이쯤 되면 ‘이렇게 친목질만 하고 전쟁 사주를 안 하면, 신 난이도 AI의 발전 속도를 어떻게 따라가려고 하냐?’고 물으시는 분이 계시겠지요. 하지만, 걱정 없습니다. 이 게임에는
진짜 ‘마수’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리더, 몬테주마가 섞여있거든요. 몬테주마는 본성을 숨기지 못하고, 50턴도 안 지났는데 벌써 마도카를 같이 공격하자는 제안을 해 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How dare you?’ 버튼을 클릭해 단호히 거절합니다.
거절했다고 해서 전쟁을 안 일으킬 몬테주마가 아니죠.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에 돌입할 겁니다. 하다못해 도시국가라도 잡아먹겠죠. 그런데 마도카의 전쟁광 혐오 성향은 10/10입니다. (비교 : 일반 문명 중 최대치는 8)
그렇다면, 굳이 악마 호무라가 나서서 (마도카가 싫어할 행동인) 전쟁 사주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몬테주마가 전 세계를 상대로 싸우게 될 테니까요.
이게 어떻게 마도카가 행복한 세계냐고요? TVA 10화를 기억합시다. 마도카는 세계를 어지럽히는 적과 싸워서 사람들을 지키는 행동을 통해 행복을 느꼈어요. 뿐만 아니라 ‘싫은 일도 슬픈 일도 많았지만 지키고 싶은 게 많았다’고 표현했죠. 몬테주마처럼 자연 발생하는(?) 마수(?) 퇴치에 마도카가 기여토록 하는 것은 분명 마도카가 행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하하.
“아! 나 이거 너무 좋았어! 너만 괜찮다면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래봐야 7번 룰 때문에 위에서 줬던 턴골 용돈을 꾸준히 가져다 바쳐야만 하는 호구라. 나눠서 제안해서 턴당 1골드로 나올 뿐, 모두 합치면 극초반부터 턴당 5골드씩 가져다 바치고 있습니다.
5. 나는 나대로 발전해야 해
마도카가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찾아나가는 동안, 악마 호무라가 놀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마도카가 가족들, 친구들과 헤어질 필요가 없도록 세계를 견고히 다져나가야 하겠지요. 저 위의 사진으로 돌아가 봅시다.
딱히 더 지을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국의 공격이 임박한 것도 아니므로, 철학이 개발될 때까지 스톤헨지 건설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턴 분배가 적절하게 되어 성장-철학연구-스톤헨지 건설시점이 삼위일체를 이루네요.
하지만, 위 스샷 금 보유량을 보시면 알 수 있듯, 스톤헨지 건설은 보기 좋게 실패합니다. 이로서 종교 창시는 물 건너갔네요. 그나마 도시국가 퀘스트 완수 + 인도네시아 일꾼 뺏기를 통해 도시국가와 동맹을 맺게 됩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그 도시국가는 카르타고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마도카가 무지 싫어하겠네요. 오히려 디도가 몬테주마보다 먼저 왕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철학 연구가 완료되었으니, 수도에서는 당연히 국대를 올리고 있겠지요. 국대가 완성된 직후 1멀티를 올릴 수 있도록 개척자를 구매해야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약간의 계산미스가 나서 확장이 조금 늦춰집니다.
한편, 대등대를 건설하는 데 망치 집중으로 5턴밖에 안 걸리기에 (55% 생산력 보너스의 위엄) 등대 대신 후딱 건설해 버렸습니다. 딱히 더 만들 것도 없었으니까요.
초반 문화유적 + 문화 +55% 보너스 + 공짜로 얻은 문화도국 동맹을 바탕으로 빠르게 전통을 완성하고
더 견고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파르테논까지 짓는 여유를 보여줍니다.
행복도가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3직할을 가져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두 개의 도시가 모두 고래를 낀 해안도시가 되니, 어차피 종교 창시도 못할 거, 작업선에 보너스를 주는 판테온을 찍어 줍니다.
한편, 어두운 미니맵을 보시면 카르타고가 결국 도국을 정복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카르타고는 전쟁광 패널티를 잡수시게 되고, 마도카와 친구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당하게 됩니다.
저도 빠질 수 없죠.
뒤이어 세상에서 제일 먹기 쉬운 원더, 오라클도 지어줍니다. 스샷을 찍어 놓지는 않았지만, 미학을 개방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호무라, 말할 게 있는데… 몬테주마는 마녀랑 다름없는 악당이야. 반드시 처치해야만 해. 나랑 다른 마법소녀들과 같이 싸울 친구가 있다면 정말 좋겠어. 도와줄 수 있어?”
디도에 이어 몬테주마가 도시국가 몇 개를 정복하자, 마도카가 드디어 행동에 나서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저랑은 지구 반대쪽에 있어 직접 싸울 일이 없기 때문에 부담없이.. 아니, 이게 아니라 마도카의 부탁이므로 득실 따위 따지지 않고 당연히 수락합니다.
저는 절대 바다 건너 불구경을 하는 게 아닙니다. 최소한의 수비병력(도시당 한 기)만을 남기고 전군을 몬테주마 공격에 지원해 주면서(유닛이 딱 도시당 한 기밖에 없었다는 건 비밀), 피사의 사탑 건설에 착수합니다.
몬테주마의 기세가 워낙 좋아서 조금 마도카가 걱정되긴 하네요. 그래도… 모로코와 네덜란드도 있는데 설마 마도카가 멸망까지야 하겠어요?
어쨌든, 몬테주마와 디도 덕분에 다른 문명들이 초반부터 투닥거려준 덕분에 아주 무난히 피사의 사탑을 완공합니다.
6. 불안의 가시화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인도네시아가 우피지를 완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피사의 사탑이 무난하게 완공된 이유가 있었어요! 급히 정보창을 확인해 보니
인도네시아와 네덜란드가 적극적인 문화공세를 통해 마도카의 각성을 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마도카가 다시 가족의 품을 떠나 원환의 섭리로 돌아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 둘이 벌써 저만큼의 문화를 축적했다면, 가능한 해결책은 정복뿐입니다.
네덜란드를 정벌하기에는 가는 길목이 너무 좁으니, 일단 인도네시아 공격부터 시작해야겠군요.
마도카와의 관계가 이만큼 초록색으로 도배되어 있으니, 인도네시아를 제가 먼저 비난하면 마도카도 같이 따라서 비난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같이 전쟁을 하자고 부탁하면… 들어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현재는 인도네시아와 친선선언 기간이 한참 남은 상태. 섣불리 비난을 가했다가는 백스텝 패널티 때문에 오히려 호무라가 마도카의 미움을 받는 수가 있습니다. 호무라가 ‘언젠가는 적이 되겠구나’라고 말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마지막까지 피하고 싶은 결과일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에 7번 룰도 있으니, 일단 인도네시아와의 친선선언이 만료될 때까지 기다리는 선택을 합니다.
이놈의 플레이 컨셉이 많이 발목을 잡네요.
기다리던 도중 라디오가 개발되어 이념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마도카의 행복을 위해 ‘행복’관리에 가장 유리한, (마도카가 인간으로서 누릴) 자유 이념을 채택합니다.
허나 2턴 뒤 마도카의 선택은, 반역의 이야기에서의 대답과 마찬가지로 ‘질서’였습니다. 오마이갓.
이제 와서 마도카와의 관계를 더 악화시킬 수는 없어요. 인도네시아와의 친선이 만료될 5턴 뒤까지 꾹 참고 기다립니다.
그 사이 관광수치가 부족해지는 일이 없도록, 보관해 둔 음악가 둘과 함께 브로드웨이 건설에 돌입합니다.
이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단 어떻게든 마도카가 따라 비난을 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인도네시아를 비난하고
때마침 여러 문명의 협공을 받아 궁지에 몰린 몬테주마가 도시 하나를 줄 테니 항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옵니다. 준다고 하니 받긴 받습니다만
악마 호무라 문명의 패널티 때문에 도저히 행복도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 딱히 전략적 요충지에 있는 도시도 아니므로
모로코에게 돈과 알루미늄을 받고 팔아넘깁니다.
그리고 바로 그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에 전쟁을 선포합니다.
7. 개전
잘 훈련된 병력을 인도네시아 영토로 들이밉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인도네시아가 다이너마이트를 연구하지 않아, 만리장성의 효과가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진군이 생각보다 느려진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마도카가 인도네시아와 같은 질서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인지 서로 친선선언을 하기에 이릅니다.
마음이 다급해진 호무라. 설정놀음 때문에 전쟁 타이밍이 수십 턴 늦춰졌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저항이 생각보다 거셉니다. 간신히 도시를 점령하기는 했지만, 다음 턴에 높은 확률로 인도네시아에게 재탈환당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인구 도시를 급작스럽게 늘리기 힘든 악마 호무라 문명의 특성상, 탈환-재탈환의 반복은 도시의 인구수를 줄여 행복도 관리를 용이하게 해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몇 턴 간의 추가 실랑이 끝에 첫 도시가, 우피지 루브르와 함께 호무라의 손에 확실하게 들어옵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로 서서히 전진해 나가는 동안, 마도카의 스파이가 몰래 호무라를 스토킹하여 군사학 기술을 훔쳐갔다는 보고가 들어옵니다.
하지만 마도카가 한 일은 다 용서되죠. 더 많은 걸 훔쳐 가도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잘 됐네요. 일부러 찾아가 용서의 말을 전해 줘서 관계악화에 제동을 걸어 둡니다.
한편 수도에서는 에펠탑을 지어 주고
뒤이어 성채로 길을 연 다음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를 빠르게 점령.
여기까지 이르자, 네덜란드가 저를 비난하기에 이릅니다. 하필이면 네덜란드도 마도카와 같은 질서 이념을 채택한 상황.
하지만 아직 마도카 쪽에서는 별 움직임이 없고, 인도네시아의 다른 두 도시도 상당한 전략적 가치가 있기에, 정복을 속행하여
바다 건너에 있는 도시 하나를 뺀 모든 도시를 점령한 뒤 평화협정을 맺습니다.
그렇게 정복한 지역에 호무라의 특수건물을 지으며, 네덜란드를 어떻게 공격할 지 생각하고 있는데……
8. 언젠가는 너와 적이 되겠구나
“이젠 안 되겠어 호무라.”
보다 못한 마도카가 호무라를 비난합니다.
여기에 이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3단계 전쟁광 패널티까지 겹쳐, 마도카와의 관계는 결국 파국에 다다르게 됩니다.
결국 마도카와 적대하게 될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되는군요.
상황은 갈수록 호무라에게 불리하게 돌아갑니다. 인도네시아와의 전쟁이 여러 가지 이유로 시간을 오래 끈 탓에, 네덜란드가 엄청난 문화력을 축적하여 적극적으로 마도카의 각성을 유도하고 있고
마도카도 점차 기억이 돌아오는 듯, 우주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50턴 내에 마도카가 우주선을 완성하여 우주로 돌아갈 상황. 설상가상으로 육군을 동원하기에는 네덜란드 본토로 가는 길이 너무 좁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때마침 초반에 심심해서 지어 놓은 대등대도 있겠다, 호무라는 곧장 해군 양성에 돌입하고
세계 회의에서 인간 마도카의 행복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훌륭한 연설을 하여 (인간 마도카의) 자유를 세계 이념으로 채택할 기반을 마련해 놓기도 합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친 호무라는, 세계 회의에서 ‘마도카 행복주의’ 안건이 통과됨과 동시에, 마도카의 각성을 돕는 네덜란드에 대한 공격을 개시합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막강한 물량으로 인해 해전이 생각만큼 속전속결로 진행되지 못하고, 도시국가 친구들의 군대가 소모되기 시작하면서, 전선은 오히려 후퇴하고, 네덜란드가 도시국가를 점령하면 간신히 해방만 시켜주는 일밖에 할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마도카의 각성 매개체로 활용될 우주선이 생각만큼 빠르게 완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행스러운 점’이 아니었습니다.
“호무라, 이젠 내 차례야. 너를 패배시키고 승리로 한 걸음 가까이 가겠어”
마도카 안 돼!
결국 마도카의 비난을 받는 것을 넘어서, 마도카와 정말로 싸울 수밖에 없게 되지만… 반역을 결심한 시점부터 이미 각오한 일이었습니다. 여전히 호무라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너무나도 절망적입니다. 막강한 문화수치를 내뿜는 네덜란드의 주요도시를 점령하지 못하면, 호무라가 마도카를 문화의 힘으로 설득하기 전에 마도카가 각성을 해 버릴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 진행된 턴 수를 보시면 알 수 있듯, 마도카가 전쟁에 개입하지만 않았더라면 이미 각성을 하고도 남을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직 괜찮습니다. 호무라는 이보다 더한 절망도 여러 번 감내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호무라는 마지막 남은 사랑의 힘(정확히 말하면 전투유닛RPG레벨업노가다)을 짜내어 조금씩 조금씩 네덜란드의 주요도시로 다시 진군합니다.
극후반 20여턴에 이르는 소모전 끝에, 함선들이 사랑(승급)의 힘으로 턴당 2회 공격을 하기 시작하며, 결국 네덜란드의 수도를 점령하는 데 성공합니다. 스크린샷을 찍어 놓지는 못했지만, 중간에 별동대를 보내 운송 중이던 마도카의 각성재료인 우주선 부품을 파괴한 덕분에 마도카의 승리가 한 템포 늦춰진 상태이구요. 아직 부품 두 개가 남았으므로, 짧으면 10턴, 길면 30턴 가량의 여유가 있습니다.
약간 이전의 자료지만, 네덜란드의 주요도시가 점령되고 탈환되고를 반복하면서 많은 건물이 파괴되고, 많은 문화재가 소유자를 달리하게 된 끝에 문화승리까지 남은 턴도 이제 희망을 가져봄직한 수준으로 짧아집니다.
이제 좁은 길목을 간신히 뚫고 들어온 지상군까지 합세하여 총공격에 돌입하고요.
8. 결말
한편, 네덜란드에게 점령당한 또 다른 도시국가, 라구사 해방을 위한 해군이 전투에 돌입할 무렵,
마도카가 급작스럽게 화해를 제안해 옵니다. 전쟁광 패널티도, 비난 패널티도 모두 사라지고, 심지어는 전쟁으로 인한 원한도 지고 있지 않다고 나옵니다.
여전히 질서를 선택하고 있어 발생하는 패널티를 제외하면, 전쟁 전의 좋았던 관계가 거의 회복된 상황.
심지어 몇 턴 뒤에는 먼저 친선관계 선언까지 제안해 옵니다.
“마도카… 이런 나까지 이해해 주는 거야?”
하지만 전쟁이 종료되었기에, 마도카가 곧장 다음 턴에 남은 하나의 우주선 부품을 완성시켜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마도카는 그저 자신의 각성이 확정된 상태에서, 자신이 신으로 돌아가더라도 구원해줄 수 없는 호무라에게 마지막 자비를 베풀어주는 것뿐일까요? (마도카의 구원능력은 마법소녀-마녀에 한정되므로, 더 이상 마법소녀가 아닌 호무라를 마도카가 구원해줄 수는 없겠죠)
호무라의 문화승리를 확정시킬 마지막 위대한 음악가가 탄생하기까지는 무려 4턴이 남은 상황. 네덜란드의 영토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6~8턴이 더 필요합니다.
지금 호무라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역설적이게도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것 뿐.
떨리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호무라. 하지만 마도카는 각성에 이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무라는 자신의 마지막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때마침 최대한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네덜란드에게 중간 지점의 도시를 일부러 빼앗겨준 상태.
곧이어 네덜란드의 영토에 모차르트의 편곡이 가미된 ‘그대의 은빛 정원’이 울려퍼지게 되고
호무라는 문화의 힘으로, 마도카를 포함한 세계의 이해를 얻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9. 총평
직접 해 보시면 확실히 아시겠지만, 지도자 특성 + 특수유닛에서 나오는 초반 우위가 정말 무지막지합니다. 그냥… 강력해요.
그 우위를 바탕으로 눈덩이만 잘 굴리면 불멸자 이하의 난이도에서는 어느새 컴퓨터보다 훨씬 앞서나가게 됩니다. 신 난이도에서는 눈덩이를 굴리다 불행이 서서히 압박으로 다가오는 타이밍, 또는 그 이전에 승부수만 한 번 잘 던지면 매우 수월하게 승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