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선전, 조명 받지 못한 이들의 반란!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연일 화제입니다.
물론 수비력에 비해 답답한 공격력으로 이러니저러니해도, 결국 그게 국민들의 관심이 많다는걸 역으로 입증하기도 하죠.
어이없는건 원래 홍명보 호의 약점으로 지적받은건 다름 아닌 수비였다는 겁니다. 홍정호와 장현수가 연달아 부상으로 인해 나가고 와일드카드 후보였던 이정수가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으니 그렇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했더건 다름 아닌 수비진이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청소년 대표팀 감독 시절부터 긴 시간을 들여 현재의 4-2-3-1 전술을 만들어 나갔고, 전체적으로 꽤 효과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선 전 경기에 걸쳐 6:4에 근접한 볼점유율도 압도하고 상대를 수비에 전념케 한 모습은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우리가 아는 스페인식 축구에서나 나올 수준의 점유율이니까요.
아무리 상대가 공격력이 막강해도 볼을 잡지도 못하고 엉덩이를 뒤로 빼고선 효과적인 카운터를 날릴 순 없죠.
축구는 골을 넣어야 하는 스포츠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골만 안 내주면 적어도 지지는 않는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물론 후자가 훨씬 더 어렵죠.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사람인 이상 몇차례의 위기가 오기 마련이니까요. 결국 이를 넘기는건 수비진을 보조하는 골키퍼와 미드필더들의 커버. 풀백들의 공.수 조절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조금 아쉬울때도 많습니다. 다음은 축구 관련 웹툰 중 라리가에도 독보적인 조예를 갖고 계신 칼카나마 작가님의 작품에서 나온 장면입니다.
원문출처 : http://sports.news.nate.com/view/20120728n05058?mid=s1004
친절하게도 실화라는 설명도 갖다줬네요. 참고로 칼카나마 작가님은 부산팬이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엔 제가 들은 실화입니다.
"박종우 엄청 잘하더라. 이상한 수미 쓰지말고 박종우나 쓰지. 왜 국대에서 안 쓰는건데?"
정작 부산에선 수비에만 치중하지 않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잦다는걸 알면 그 사람이 무슨 표정을 지을지 참 궁금했었습니다.
실제로는 더 긴 이야기(예를 들면 축협 인맥론을 비롯해서 흔히들 나오는 그런거..)이지만, 뭐. 핵심은 이정도입니다.
실제로 홍명보호가 3경기 1실점이라는 경이적인 수비력을 보여준데는 이들의 활약이 큰 공로를 세웠습니다. 현재 홍명보호는 4-2-3-1 전술을 채택하고 있고, 이 전술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더블 볼란치로 구성해 수비를 안정시킨 후 중앙 장악하는 형태입니다.
포백(플랫 4)을 구성하는 선수들은 좌측풀백부터 윤석영 - 김영권 - 황석호 - 김창수(와일드카드) 로 구성되어 있으며, 더블 볼란치를 구성하는 선수는 박종우 - 기성용으로 이뤄져있습니다.
이 중 국대에서도 핵심으로 자리잡은 셀틱의 기성용 선수를 제외하면 이름이 낯설지 않은 이는 기껏해야 오미야 알디자의 김영권 선수정도입니다. 조광래 감독 시절 좌측 풀백에 여러차례 섰습니다. 물론 조광래 감독의 극단적인 포지션 파괴 전술이 으레 그랬듯이 처음에는 효과적이었지만, 나중에는 실패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사실 김영권 선수는 좌측 풀백도 설수 있는 선수이지만, 워낙 김재성 우측 풀백을 비롯해 포지션 파괴가 일상화되다보니 오인 하시는 분들도 많았죠.
나머지는?
전남 드래곤즈의 윤석영 선수.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황석호 선수.
부산 아이파크의 김창수 선수.
마찬가지로 부산 아이파크 소속의 박종우 선수.
이들이 함께 모여 북중미 전승으로 올라온 멕시코, 유럽 예선 2위의 스위스. 아프리카 예선 1위팀인 가봉을 꽁꽁 묶었습니다. 개막하기 전만 해도 다들 죽음의 조라고 했고, 첫경기 전만 해도 도박꾼들은 우리에게 터무니없는 배당률을 메기며 탈락 1순위로 꼽았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은 무패로 살아남았습니다.
당연하지만 그들도 해외파와 국내파가 섞여있고 특히 자국 리그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유망주들이 클럽팀에서 육성해 데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림픽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말은 그만큼 젊은 유망주들이 풍부하다는 이야기이고, 그만큼 올림픽은 유명 구단 스카우터들의 각축장이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을 입증한 우리 팀은 기본 기량면에서 결코 축구 선진국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걸 의미합니다.
그러나 아래 이미지에 대해서 대중들의 인식은 극과 극을 달립니다.
사진 출처 : 인터풋볼(좌측), 연합뉴스(우측)
사진 출처 : 인터풋볼
분명 동일인물입니다. 단지 옷만 다르게 입고 있을 뿐.
2. 프로 8년차 선수가 6년째 잘해오고 있는데... 이제서야 나왔다고?
특히 부산 아이파크의 김창수 같은 경우는 절대 갑자기 나왔다고 말할 수 없는 선수입니다. 울산에서 데뷔한 김창수는 대전을 거쳐 부산 아이파크로 이적하면서 절정의 기량을 만개했습니다. 실제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도 선발되었을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지금도 K리그에서 "기복이 없는" 선수로 손꼽힙니다.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우측 풀백이자 공.수 가릴 것 없이 완벽한 선수로 주저없이 지목할 수 있음에도 그를 아는 사람들은 흔치 않았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6년째 잘해오고 있는 선수라고 보면 됩니다. 당연히 이쯤이면 괴물이란 소리를 들을만큼 엄청난 업적이죠. 그렇기에 작년 김창수 선수가 마침내 부산 아이파크의 주장을 달게 되었을때 모두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세월간 정체되는게 아니라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온 경우죠. 이쯤되면 당연히 화제의 인물로 진작 꼽히고도 남았어야 정상입니다.
축구를 싫어하는 분들이야 뭐.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모든걸 다 알 순 없으니까요. 그런데 심지어 축구를 좋아하고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조차 알려지지 못했다면 그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겁니다.
유니폼을 다르게 입었다고 해서 내면의 선수가 100% 달라진걸까요? 국대 유니폼을 입으면 실력이 비약적으로 올라가나요? 무슨 이동속도 10% 올려주는 아이템이라도 됩니까?
아닙니다. 이들은 늘 그랬듯이 최선을 다해 플레이 했을 뿐입니다. 달리 말해 양쪽 사진 선수의 실력은 같습니다. 오히려 국대에서는 클럽만큼 조직력을 다질 순 없으니 더 어려움을 겪죠.
단지 옷만 다르게 입었을 뿐인데 미디어가 보인 관심이 극과 극이었을 뿐입니다.
오늘날 K리그는 미디어로부터 핍박과 홀대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리 K리그에서 두세명의 선수를 제치고 환상적인 득점을 성공시킨다고 해도 스포츠 뉴스에 이를테면 '진기명기'라면서 소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나마 보스나의 강력한 총알 프리킥 정도가 주목받은 정도죠.
사람들은 K리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강원의 김은중이 논스톱 발리슛으로 철퇴축구 울산 수비 대여섯명을 바보로 만드는 환상적인 선을 그린 득점을 선보여도, 대전의 김형범이 베컴 뺨치는 '바나나킥' 득점을 선보여도, 저 위 사진에 있는 박종우가 절대 전형적인 수미가 아니란걸 입증하며 골키퍼까지 제치는 환상적인 개인기로 득점을 퍼부어도. 미디어에는 이를 언급하지도 않을 뿐더러 철저히 무시하니까요.
참고로 제가 위로 든 예시 모두 '실제 경기에서 나왔으며, 당연하지만 스포츠뉴스에서 단 1초도 언급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아마 대중들은 "박종우가 수비만 하는게 아니었어?? 김은중 아직도 뛰냐?? 김형범?? 걔 국대 안 나오더니만 어디 있는데??"라고 하겠죠. 자기 눈에 비친 모습이 그러니까..
더 심하면 "김은중은 알겠는데 김형범이랑 박종우는 누군데?"라고 하겠죠.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이를 알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는 것들도 미디어들입니다. 괜히 '게이트 키퍼' 이론이 나온 것도 아니고 스포츠 기자들을 구단들이 신경써서 대우하는게 아닙니다. 이들이 작심하고 묻고자 한다면, 어떤 스포츠도 흥행은 불가능하니까요.
아마 그쪽 업계 분들은 이런 말을 내놓을지도 모릅니다. "프로야구에 비해 프로축구는 열기가 저조하다"고. 그리고 덧붙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차고 시청률 팍팍 오르면 왜 다루지 않겠느냐? 축구에서도 좋은 컨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일견 타당해보입니다.
그러나 차근차근 뒤집어보면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잘하건 말건 노출이 되어야 사람들이 알든가 말든가 할거 아닌가요? 김창수의 예에서 보듯, 옷만 바꿔 입었는데 사람들이 열광하는 현상은 대체 뭐로 설명해야 합니까?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을 입었을땐 못하는 선수였나요? 그런데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으니 갑자기 못하던 수비도 쩔게 되는 겁니까?
불과 반년전만 해도 "K리그 부산 아이파크에 김창수란 선수가 있다. 차두리를 밀어내도 좋을만큼 독보적인 선수"라고 말하면 다들 비웃었을 겁니다.
한마디로 그들이 K리그에 요구하는 수준은 이런 겁니다. 100미터 달리기 경주를 해야 되는데, 일단 눈을 가립니다. 그리고 손목을 뒤로 묶고 종아리에는 모래주머니를 채우죠. 그리고 재주껏 뛰어서 그 경주에서 우승하라고 합니다.
당연하지만 이렇게 해서 경주에서 우승하는건 불가능하죠.
더 쉽게 말하자면 "방송에 나오지도 않고 뜬 연예인들을 단 한명이라도 예로 들어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디어들은 프로축구에는 스타 선수가 없다고하면서 스타 선수를 만들 의지는 없습니다. 현재 미디어들이 K리그를 대하는 이율배반적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 스포츠는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입니다. 그런데 최소한도의 소개조차 외면하면서 재주껏 알리라니... 뭔가 계기가 있어야 사람들이 구단 홈페이지를 찾고 인터넷 뉴스를 클릭하든가 말든가 하지 꼭꼭 숨겨놓으면서 뭘 어떻게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래야 하나요? 막연히 경기장 옆에 지나가다 호기심이 동해서 들어가거나, 아는 지인 중 축구팬이 있어서 권하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습니다.
3. 미디어들의 K리그 격리, 그 결과물
미디어들이 한국 축구를 홀대한다면? 어떤 문제가 벌어질까요?
당연히 일반 대중들은 K리그에 대해서 접할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지금도 포털 사이트 댓글에선 K리그는 뻥축구만 한다는 인식의 왜곡이 넘쳐납니다. 심지어 2004년에 그런 경기를 봤다면서 그걸 근거로 대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는 경우도 있었죠. 물론 지금은 2012년이며, 전 세계 어느 리그도 무조건 재미있는 경기만 하거나, 무조건 재미없는 경우는 없습니다. 선수들도 사람인 이상 말이죠.
기성용 선수까지도 분노하게 만든 악의적인 왜곡의 사례
그러나 이런 잘못된 인식을 부풀리는건 다름 아닌 미디어들의 K리그 홀대입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 너무나 뻔한 오해와 악의적인 왜곡이 마치 진실인양 둔갑하는 경우가 생겨도 일반 사람들은 이를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설령 K리그 팬들이 이런저런 지적을 하며 악의적인 왜곡을 하지 말라고 해도 이게 사실인지, 아니면 단지 또다른 주장인지 그들은 판단할 근거가 없는거죠.
자연스레 K리그에 대한 정보부족 = K리그는 수준이 낮다는 식으로 변질되어가고 있으며, 이는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찾은 경기가 재미없게 흘러가면 "그럼 그렇지.. K리그가 그런거야"라고 말을 합니다.
그럼 이게 일반인들에게만 적용될까요?
문제는 이러한 왜곡이 축구선수를 꿈꾸는 유망주들에게도 똑같이 흘러갑니다. 이쪽이 훨씬 더 타격이 크죠.
자세히 설명하기전에 두가지 경우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하나는 윤빛가람 선수, 나머지 하나는 지동원 선수의 이적 사례입니다.
윤빛가람 사태를 보죠.
출처 : 연합뉴스, 스포탈코리아
한때 윤빛가람은 홍명보 호의 황태자라고 불릴만큼 훌륭한 기량을 선보이며 차세대 '미들라이커'로 주목 받았습니다. '윤뽀로로'라 불리며 경남 FC에서 주축으로 활약했고 은사 조광래 감독 시절엔 국가대표에도 발탁되며 승승장구 했습니다. 사실 경남 FC에 입단할때만 해도 윤빛가람의 폼은 상당히 떨어진 수준이었지만 조광래 감독의 꾸준한 지도하에 살아난 케이스였죠.
학창시절 "K리그는 안 본다"고 말했다는 오해를 사(뒷날 기자의 낚시로 밝혀짐) 눈총을 받기도 했을 정도로 해외이적에 관심이 많던 그는 마침내 스코티쉬 프리미어 리그의 레인져스에게 이적 제안을 받았습니다.(셀틱과 라이벌인 바로 그팀 말입니다)
이때도 K리그의 수준을 무시하던 이들은 당장 경남 FC가 윤빛가람을 보내주라고 말했습니다. "대승적 차원"을 운운하면서 말이죠.
순식간에 경남 FC는 부도덕한 구단이 되었습니다.(이 사레는 전남 드래곤즈에서 뛰던 지동원에게도 나타났습니다) 경남 FC는 팀 운영에 사활이 걸린 상황에서 그를 헐값에 내보낼 수도 없었고, 당시 레인져스의 재정이 불안하다는 점을 들어 그를 성남의 조재철과 15억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트레이드 합니다.
이들은 무작정 수준 높은 리그를 가지 못한 윤빛가람을 동정하는 동시에 K리그 수준이 낮다며 깎아내리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웬걸...?
레인져스가 파산 선고를 받고 맙니다! 그리고 무분별한 선수팔기가 이뤄졌죠. 실제로 호주 국가대표인 매트 맥카이는 단돈 4.5억원에 부산으로 이적했고 주축 선수로 활약 중입니다. 땡큐 레인져스!(저도 부산팬입니다.ㅎㅎ) 어떤 분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만, 그가 부산에서 오자마자 한 이야기는 "K리그가 스코틀랜드 리그보다 수준이 높은것 같다"는 놀라운 말이었죠.
그리고 레인져스는 4부리그로 강등되고 맙니다. 윤빛가람이 그때 이적했다면?? 말할 것도 없이 끔찍했겠죠.
하지만 윤빛가람은 여전히 그게 못내 아쉬웠는지, 성남에서 태업 논란을 일으키며 마침내 2군으로 강등당하고 맙니다. 차세대 에이스에서 비참한 추락으로 이어진거죠. 원하는 팀으로 가지 못했다는 면에서 좌절할 법도 했지만, 분명히 레인져스로 갔다면 이것보다 몇배는 더 치욕적이었을 겁니다.
단지 K리그가 아니고 유럽 대륙 안에만 있다면 무조건 수준 높은 것처럼 날뛰던 사람들은 이 일로 망신을 톡톡히 샀습니다. 심지어 골닷컴 칼럼리스트이자 블랙번의 팬인 존 듀어든조차 스코틀랜드 리그 수준이 결코 K리그에 비해 높지 않다고 단언했습니다.
K리그 정상급 선수라면 헐값에 무리한 이적을 시도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K리그에 대한 오도와 불신이 이러한 결과물을 낳은 겁니다.
전남의 지동원 사례에서도 보듯, 전남은 끝까지 선더랜드와 협상을 고집하여 터무니없이 낮았던 금액을 높이는 조건으로 선더랜드로 이적했습니다. 이유는 '제 값을 받지 않고 이적한 선수는 푸대접을 받게 되고, 지동원 성장에 장애로 나타날것'이라는 이유였는데, 결과적으론 이게 맞아떨어졌죠.
비록 많은 경기 출전은 못했지만, 여전히 선더랜드 구단은 지동원을 '구단의 미래'라고 평가하고 있고, 실제로 첼시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터트리는 등 지동원은 착실하게 성장 중입니다.(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정도 나잇대에서 이적하자마자 세계 최고 리그 중견급 구단에서 주전멤버로 활약하는 경우가 오히려 드문거죠)
그외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등 성공적인 해외이적 사례로 꼽히는 경우는 FC서울에서 나왔고,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의 감독의 편견에 갇혀 고생했지만, 결국 자기 위치를 찾아냈습니다.
이들은 입을 모아 K리그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고 말을 했고, K리그 구단 역시 유명구단으로 가는 발판으로 삼긴 부족함이 없다는걸 입증했습니다.
4. 시야에서 사라진 K리그, 한국 축구 미래를 조각낸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축구 고민중 하나는 유망주들이 K리그를 선택하려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 예로 최대 유망주중 하나로 꼽히던 백성동은 끝내 J리그를 선택했습니다. 드래프트제도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리그를 찾고 싶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걸었지만, 실상 K리그는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멸시 속에 이뤄진 결정이었죠.
사진 출처 : OSEN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모습은 한마디로 "망했습니다!"
비록 부상 여파도 있었다지만, 세레소 오사카의 에이스였던 김보경 역시 올림픽 본선에서 템포를 끊는 플레이로 일관했던걸 감안하면, K리그에 비해 압박이 적고 느리더라도 확실한 플레이를 추구하는 J리그 스타일에 젖어들었다고 보는게 정확합니다.
꾸준히 홍명보 호에 합류했던 선수들이라 분명 조직력 문제일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단력이 느려진건 이들의 기량 향상에 J리그가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고 봐야겠죠.
물론 J리그도 아시아에선 상위권 리그이며, 성인 무대에서 장기간 뛴 선수들은 발전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들은 철저한 '외국인 선수' 신분, 흔히 말하는 '용병'입니다. 세계 어느나라나 마찬가지로, K리그에서도 외인 선수들이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큰 비판을 받습니다. 거기다 외국에서 어린나이에 적응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J리그에서도 활동했던 홍명보 감독은 "제발 어린 선수들은 잘 판단해서 해외이적을 추진하라"로 조언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J리그에서 박지성 이후 J리그 출신에서 유럽무대로 진출하는 선수가 나오기까진 8년 반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박주호 스위스 리그 바젤 입단)
이런 상황인데도 J리그행 러쉬는 끝을 보일줄 모르는 상황이고, 일선에선 무작정 해외진출을 떼를 쓰다시피 고집하는 선수들도 많다고 알려옵니다. 실력 좀 있다는 유망주들 눈엔 K리그가 그들에겐 매력있게 다가가진 못한다는거죠. 미디어들로부터 격리된 K리그 대신 일부 유럽파 선수들의 환상에 젖어 해외리그에서 바로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내는 겁니다.(정작 그들은 K리그에서 단계를 밟아나간 경우가 훨씬 더 많음에도 말이죠)
모스크바로 이적한 김인성 같은 사례를 들어 '보고 있나 K리그?'와 같은 무시하는 시선으로 일관하는게 이를 대변하죠. 몇몇 예외적인 사례가 바람직한 사례로 보도되는 현실.. 뭐라 설명해야 할까요?
무리하게 해외진출을 한 이들은 훨씬 적은 기회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합니다. 용케 해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한마디로 시간만 날라먹고 자신의 기량 향상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채 도태되고 맙니다.
J리그에서 일본 선수라는 이유로 이적료도 받지 않고 무작정 분데스리가로 떨이판매하는 특혜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 선수니까요.
많은 유망주들이 그런식으로 사라졌고, K리그에서는 드래프트 제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동시에 전북을 비롯해 대전과 대구에 이르기까지, 클럽하우스를 확장하며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이젠 직업의 자유라는 핑계를 대기도 힘들어진거죠.
이런 상황 속에서도, K리그가 이들로부터 멸시를 받게 된다면. 더욱더 한국 축구는 힘든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롤모델이 되어야 할 선수들이 K리그에 더 많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노출이 되지 않는다면 어린 선수들은 자연스레 꿈을 가질 대상을 우리의 리그에서 찾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는 해외리그로 맞추는 겁니다. 선수들이 자리 미래를 결정하는데 있어 K리그가 발목잡는 리그라는 인식이 박혀서 좋을게 뭐가 있습니까?
자국리그가 강해야 대표팀이 강하다는건 상식 중에 상식입니다. K리그는 숱한 어려움속에서도 아시아 최고 수준의 리그를 유지하고 있고,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는 "다른 나라들이 고생끝에 발전시켜놨더니 K리그팀들이 와서 우승하고 사라지는 대회'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정도로 K리그의 강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K리그가 수준에 걸맞는 대접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스타 선수를 발굴할 의지를 상실한 미디어들이 한국 축구 전반에 걸쳐서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5. 갑자기 튀어 나온 선수들? 알려야 할 미디어가 할 일을 하지 않은 것!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들은 갑자기 튀어나오지 않았습니다. 늘 그자리에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큰 대회로 인한 긴장 + 대거 바뀐 멤버들로 인한 호흡 문제로 인해 100% 실력을 보이지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한예로 김창수가 크로스를 늦게 올리는건 크로스 정확도가 낮아서가 아닙니다. 크로스 자체가 문전에 파고드는 선수에게 줘야 하는데, 그 움직임들이 한 타이밍씩 늦습니다. K리그에서 김창수를 꾸준히 지켜본 분들이라면 요즘 김창수의 크로스는 물이 올랐으며, 대단히 정확하고 빠른 타이밍에 올라간다는걸 다 알고 있죠.
사진 출처 : 스포츠 조선
하지만 이게 호흡이 맞지 않은건지, 아니면 원래 실력인지 대중들은 알지 못하니 리그 최정상의 풀백에게 크로스를 보완하라는...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는 현상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미디어들은 이들을 '갑툭튀'한 신데렐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건 누구의 책임인가요? 열심히 했지만 이제서야 빛을 본 선수들? 아니면 할 일을 하지 않은 미디어들?
이제는 답해야 할 때입니다. 선수들의 노력에 대해 자신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말이죠.
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 부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