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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우울증을 불러 일으키는 그 사건
게시물ID : panic_794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르나
추천 : 32
조회수 : 7978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5/05/04 17:08:42
이 생각만 하면 좀 우울해 져요. 약간의 트라우마 인데요...
날이 흐리네요.

제가 군대 들어가기 전, 그때는 mp3의 시대 였어요. 
초창기라 외관으로 승부보는 mp3가 많았죠. 제가 쓰던건 다이아몬드 모양의 32메가 짜리. 
저와 친구는 노래부르길 좋아해 한적한 공원에 가서 mp3 녹음을 하곤 했어요. 
사이먼앤가펑클 노래랑 서태지 노래를 화음 맞춰 부르곤 했죠.


보문동 뒷산으로 올라가면 한적한 공원이 있어요. 
가파른 계단 힘들게 올라가면 산을 깎아 만든 넓직하고 한적한 공원이 나와요. 
밤에 오르면 동대문 야경이 화려해서 연인들이 맥주 한 잔 하며 데이트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저희는 그곳에서 전망도 좋고 인적도 드문 정자 하나를 아지트로 삼았어요. 
4명이 앉을 수 있는 정자인데 시야가 탁 트여서 노래부를 맛이 났거든요. 
그날은 맥주페트 하나랑 6000원짜리 시장통닭 하나 사서 올라갔습니다. 초여름, 아직 꽃향기가 남아있던 밤이었어요.


땀 삐질삐질 흘리며 올라갔더니 저희 아지트를 누가 차지하고 있었어요. 
검은 점퍼 입고 왜소한 체격의 아저씨 였는데
그분도 술 한 잔 하고 계셨어요. 동대문 야경을 바라보며, 의자 옆엔 검은 봉지 하나랑 소주 두 병. 
안주가 뭐였는진 기억나지 않아요. 
아저씬 술을 많이 드신건지 고갤 흔들흔들 하시더라구요.

아지트를 뺏긴 우린 ‘에이씨 저기가 딱인데’ 궁시렁 거리며 다른 곳을 물색했어요. 
마침 아지트 조금 아래에 비어있는 정자가 있어서 잽싸게 향했습니다.  
하지만 거긴 나무가 우거져서 야경이 보이질 않았어요. 
힐끔힐끔 뒤돌아서 아지트를 올려다보며 “저 아저씨 일어나면 자리 옮기자” 하고 
봉지에서 통닭을 꺼내 맛있게 먹기 시작했어요ㅎ

노래와 수다가 시작됐습니다. 그때가 군입대 전인데 우린 여고생 저리가라 할 정도로 수다킹이었어요. 
수다 뿐만 아니라 노래부르기도 잘 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너에게>  “깊은 한숨뿐만” 하면은 친구가 “한숨뿌운~야~이야이” 하면서 들어오고… 
여튼 두세시간을 쉬지않고 떠들며 mp3에 녹음했어요. 
공원 이용하셨던 분들은 저희가 매우 불편했을거예요. 
시커먼 남자애들 둘이서 담배 막 피고 술마시며 노래를 부르다니. 죄송합니다.

저희는 그때 아무것도 몰랐어요.

술기운이 더해져 한 참을 놀고있는데… 정말 이상한 일이죠. 
저희는 갑자기 재미없어 졌습니다. 재미없어 졌다기 보다 착, 가라앉았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죠… 
동대문 야경을 가린 회색나무숲을 보고 있었어요. 갑자기 나무들 사이로 뭔가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습니다. 
뭐지? 돌아보니까 아지트 근처에 경찰차가 와 있었어요. 웅성 웅성. (저의 기억은 이쯤에서 부터 
항상 우울증에 빠져 버립니다. 이해해 주세요)

갑자기 기분 다운 됐는데 경찰차 까지 보니까 다 놀았다 싶었어요. 
담배 한대 더 피고 주섬주섬 쓰레기 챙겨서 계단을 올라 갔습니다. 
저희가 앉으려고 했던 그 자리. 아지트. 검은봉지에 소주 드시던 아저씨가 정자 천장에 목을 매달고 자살을 하셨어요. 
운동하시던 할아버지가 먼저 발견하신건지 경찰분과 얘길 나누고 계셨고요, 
경찰은 노란 폴리스 라인으로 정자의 기둥을, 저희가 보는 앞에서 두르고 있었어요.

야, 사람 죽은 것 같아 “뭐?” 저기봐 “뭐, 뭐 어디” 왼쪽 기둥

친구는 자세히 봐야겠다며 그쪽으로 슬금슬금 가다가… 얼마 못 가더니 사색이 되어 돌아왔어요. “목이 늘어났어…”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머리가 쭈뼛 섰습니다. 계속 그 상태 였어요. 
등골이 오싹하고 온몸에 소름이 계속 끼쳤습니다. 우리는 멍 해져서 얼레벌레 내리막길을 내려왔어요. 
눈에서 야경이 사라지고 가로등빛과 집들이 보이고 도로가 보이자 마음이 좀 안정됐어요. 
둘이 긴 말 안하고 헤어졌습니다. 얘기는 이게 끝이예요.

가끔 이때를 떠올리면 참을 수 없이 우울해요. 
우리가 놀고 떠드는데 정신 안 팔리고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정자를 확인했다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아저씨는 죽기전에 우리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목이 메이는 그 순간에도 우린 가까운 곳에서 노래 부르며 떠들고 있었는데. 바로 코앞에서.
동대문 야경을 배경으로 목 매달린 시체의 실루엣. 땅에서 발 사이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았어요. 
멀리서 보면 그냥 서있는거라 착각할 정도? 한 뼘 정도밖에 되질 않았어요. 
한 뼘!! 그 한 뼘이 비어서 사람이 죽다니요. 내가 밑에 없드려서, 아저씨 발 밑에 공간을 채워 드렸으면!! 
아저씨가 나를 밟았으면 살았을텐데… 그 한 뼘이 비어서 사람이 죽다니요…

왜 이렇게 사는게 참 허무한 것일까요. 이 얘기 많은 사람한테 한 적 없어요.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도 아직 이 기억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한없이 우울하고 슬플 뿐이예요.  

이 자릴 빌어서나마 명복을 빌어요. 죽음을 선택해야 될 정도로 힘든 이유였을거라 넘겨짚기만 할게요. 
나중에 가면 꽃 한송이 사서 갈게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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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p
2015-05-04 17:14:04추천 310
말릴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스스로 힘든 결정하신 분입니다.
못 말렸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분도 원망 안할 겁니다.
이제 그만 보내드리세요.
그분도 젊은이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어하지 않으실 테니까요
댓글 0개 ▲
2015-05-04 17:29:03추천 117/5
넘겨짚는것이지만
죽기전 우울함을 달래줄
젊은이들의 모습을 본다면
제가 혼자죽을 맘을 먹는 입장이라면
덜외롭지않았을까 하는생각이듭니다

저도 극도의 우울증을 겪어봐서요!
댓글 0개 ▲
[본인삭제]햄슽어
2015-05-04 19:51:25추천 5/43
댓글 0개 ▲
베스트 게시판으로 복사되었습니다!!!
2015-05-04 20:46:26추천 79
정말 심란하셨겠네요.. 하지만 너무 죄책감 가지고 스스로를 원망하진 마시길 바랍니다 그분도 그걸 원하시진 않으실거라고 감히 말씀드려봐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0개 ▲
[본인삭제]CWGer
2015-05-04 20:52:47추천 0
댓글 0개 ▲
2015-05-04 21:09:40추천 86
작성자님은 잘못하지 않았어요.
댓글 0개 ▲
[본인삭제]베로로
2015-05-04 21:11:14추천 56
댓글 0개 ▲
2015-05-04 21:22:15추천 80
단지 거기에 작성자님이 있었을 뿐...

우울증 이겨내길 바랍니다
댓글 0개 ▲
[본인삭제]그날까지
2015-05-04 21:25:43추천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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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21:44:29추천 9
1 무슨말이 하고싶으신거에요..?
트라우마 잘 이겨내길 응원하는건지
난 존나 개깡이라 트라우마보다 꿀빠는게 좋았다는건지

에효.. 이런사람도 나와 같은 숨을 쉬며 산다니...ㅉㅉ
댓글 0개 ▲
2015-05-04 22:09:41추천 94
저도 그런 일 있었어요. 집에 혼자 있는데 베란다 창밖으로 뭔가 휙 순식간에 지나갔어요....뭐지 하고 내다봤는데....할머니셨어요. 뉴스에도 나왔더라구요. 자식이 찾지 않았던 그 어버이날 다음날에 뛰어내리신거였어요. 내가 오다가다 인사라도 하고 그랬으면 외로움에 사무쳐 저렇게 되시진 않았을까 죄책감이 밀려오더라구요. 그러면서도 내가 왜 내다봤을까 후회도 되고 죄송하기도 하고 ....결국 아무한테도 그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직접 봤다고 말 못했어요. 잊혀질만한 일은 아니고 그 후로 사람들한테 친절히 대하려고 노력하고있어요.
댓글 0개 ▲
[본인삭제]녹색벌레
2015-05-04 22:31:58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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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22:46:47추천 36
글쓴이 탓이 아니예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선택한 길을 간거예요.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자기 잘못이 아니예요. 뒤를 돌아 보지 않은 것. 전혀 본인 잘못이 아니예요.
뒷쪽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예요.

토닥토닥......
글쓴이 잘못은 하나도 없어요. 더 이상 우울해 하지마세요.
명복을 빌어 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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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S
2015-05-04 23:28:29추천 5
자살에 실수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느낀것이 후회라더군요
그런데 왜 자살미수로 그치지 않고 다시금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는걸까요
사는게 죽는거보다 힘들때도 있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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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23:30:24추천 0
세상사..
댓글 0개 ▲
2015-05-04 23:41:01추천 31
... 읽는데 그 때 당사자의 그 느낌이 전해지네요..
댓글 0개 ▲
2015-05-04 23:46:32추천 69
한뼘이 뭐에요, 전 제 허리께밖에 안오는 나무에 목매고 돌아가신 분도 봤어요, 뭔 한이 그리 많아서 저밖에 안오는 나무에 목을 맸을까 하는 생각에 참 착찹했어요, 제가 신고하는 도중에 (산책길이었어요)지나가시는 어떤분이 -아 저아저씨 삼십분 전에 여기 지나갔는데-  하는 소릴 듣고 참 세상 덧없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참 정말 덧없어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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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23:49:21추천 5
님잘못아닙니다. 죄책감갖지마세요.
저도그래요.어설프게 상담해준다고하다 결국 자살시도도 못막고 상담종료되고.
자살시도하는사람은 그순간 막는다고 살수잇는게아닙니다.나중에또 결국은 자살합니다.님이 그순간막으셔봣자 나중에 또 자살하실겁니다
댓글 0개 ▲
[본인삭제]spurious
2015-05-04 23:55:47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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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4 23:59:31추천 6
제가 한참 우울증 앓을때는 그랬어요. ㅅ세상 사람들 밝은 모습이 질투나면서도 부럽고...안심되기도 하고.
너무 맘속에 무겁게만 담지말아요. 다음에는 다른 이들의 도움이 되줘요
댓글 0개 ▲
2015-05-05 00:16:01추천 3/5
그 공원이 혹시 낙산공원인가요?저흰 거길 성터라 부르고  중고등학교때 저희 아지트가 그쪽이였거든요... 연배는 비슷하실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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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00:17:15추천 8
평생 소중하고 즐거운 기억만 있을 줄 알았던 장소에서 그런 일을 겪었기에 더 트라우마가 심하신것 같아요 그 기억으로인해 한없이 우울해지는 그 마음..제가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짐작해보아 너무나도 아프고 무서울것 같아요.. 하지만 벗어나실 수 있어요. 벗어나셔야합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구요..
힘이 되고싶어 주저리 써보지만 참.... 그냥 한번 안아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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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00:20:03추천 28
저는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엎드린채로 머리와 어깨 부분만 떠서 내려오는 시체를 본적이 있어요.
그 날은 하루종일 밥도 못먹었고 자살을 했을거라 생각하며 왜 그런 선택을 했을지 계속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트라우마가 생각보다 정말 오래 갔어요.
그 후로는 한강에 뭔가 거뭇한것이 떠있기만 해도 가슴이 철컹 내려앉아요.
저는 종교는 없지만 그 분이 부디 좋은곳에 가서 그곳에서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기도했어요.
가신 분은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빌어드리고 지금이라도 우울증에서 벗어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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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00:40:56추천 2
그 아저씨 돌아가시면서도 원글님을 포함해서 놀랄 다른분들께 좀 미안했을꺼예요~
우리나라 사람들 살기힘들어 자살을 택하면서도 남은 돈은 사회에 기부하거나 제삿밥에 써달라거나하는 착한 심성을 다들 갖고 있는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아저씨께 그만 미안해하고 좋은곳 가시라고만 기원해주세요~
그아저씨가 원글님이 지금까지 이렇게 괴로워할거라곤 전혀 예상하지도 바라지도 않았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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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00:41:29추천 5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0개 ▲
[본인삭제]푸드드덕
2015-05-05 00:51:02추천 98
댓글 0개 ▲
2015-05-05 00:54:00추천 3
전 고3때 뇌종양 투병중이던 친구가 바로 옆에서 쓰러지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후 대학입학하고 얼마 안되서 전화통화로 만나자는 약속까지 다잡았는데 뭐가 급했는지 얼마 안되서 먼저 가버렸네요...그 때의 알 수 없는 죄책감은 표현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작성자님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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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00:57:23추천 3
저위에 쓰신댓글처럼 마지막길이 쓸쓸하지만은 않으셨을것 같아요
명복을 빌고 작성자님도 이제 훌훌털어버리시기 바랍니다

예전부터 어른들이 말씀하시죠  삶과 죽음이 불과 한뼘차이라고
사는동안 충실히 잘~ 사는 방법밖에 없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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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01:02:21추천 6
죽음을 향해서 달려가는 사람을 어떻게 말리겠습니까...
잊으세요 본인이 살아있다는거에 집착하면서 사세요
댓글 0개 ▲
2015-05-05 01:16:49추천 29
고3 봄에 친구가 스스로 떠났어요.
우울증이었어요.
제가 제일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서도
그 애가 그러기전 이틀정도 결근을 했는 데
그 애 명찰을 오면 돌려주려고 갖고 있을만큼의 사이정도로 친했어요.

그때는 어려서 그랬는 지
선생님들이 필요한 책정도는 가져도 된다는 말을 쉽게 믿고
그 말에 그 애의 책을 없는 애들이 돌려갖게 되었고
저는 그 중 수학책한권을 갖게 되었는 데
그 책에 틈틈이 힘들고 괴로운 이야기가 적혀있었어요.
아..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러고 대학에 가서 친구들에게 전전긍긍했어요.
이별에 아파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는 데
행여나 또 그런 일이 생길까봐 늘 노심초사했어요.
제발 반복되지 않기를 빌면서요.

그 애가 가기전에 같이 수업을 들을 때
본인 가정환경에 대한 얘기를 해주며
덤덤하게 저에게 처음 해준다고 했었는 데
저는 아.. 그렇구나.. 했거든요.
저도 분명히 평탄한 가정이 아니었는 데
저에게도 언젠가 얘기할 기회가 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오지 못했어요.
만약 그때 얘기했더라면
만약 그랬었더라면 우리 같이 의지하며
너만이 불행한 게 아니니 우리 그렇게 의지하며 살자고 그랬어도 됐는 데
떠오를때마다 슬퍼요.
댓글 0개 ▲
2015-05-05 01:39:03추천 1/30
전 또 mp3 웃고 떠드는 목소리 사이에 아저씨의 비명이 녹음됐다거나 뭐 그런건줄..
댓글 0개 ▲
2015-05-05 02:17:41추천 111
저도 한강에서 수상경찰을 했었는데요...
투신자를 정말 간발의 차로 놓쳐서 사망한 경우가 몇 있었어요....
또 한 경우는 강변을 따라 구호를 하는데 저기 멀리 꼬맹이가 한강에 빠지는 것을 보았지요..
죽어라 달려들어가서 물로 뛰어들었지만 구조했때는 이미 사망한 뒤였어요..
트라우마로 저도 우울증 직전까지 왔었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더 그런 강박증이 있지요....

그러던 어느날 비오는 강 앞에서 한 스님이 저를 보더니
"남의 업보를 왜 너가 다 짊어지려고하느냐?  너는 지장보살이 아니라 인간이다." 하시더군요...
그 이후로 많은 생각을 하고 이제는 모두 다 내려놓았습니다.   내려놓으셔야 합니다.
타인의 카르마는 절대 대신할수가 없습니다. ㅠㅠ
댓글 0개 ▲
2015-05-05 02:37:27추천 8
괜찮아요. 이제 그분도 괜찮을거에요
마음 편히 가지셔도 돼요
이런 말씀 드린다고 순식간에 좋아지진 않겠지만
오히려 잊으려고만 말고 이렇게 얘기해요
늘 들어드릴게요.
마음이 아파서 어떻게했어요 그동안,
글만 읽어도 저도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는데,
그래도 마음아픈 기억일순 있지만
죄책감 갖지는 말아요. 이렇게 마음아파하는걸로도
충분히 고마워하실거에요..
행복한 일들이 더 많으시기를
댓글 0개 ▲
[본인삭제]흑콩
2015-05-05 02:39:19추천 11
댓글 0개 ▲
2015-05-05 02:45:18추천 0
꽃한송이 놓아드리고 마음이 좀 나아지시면 좋겠네요.. 가장 중요한 얘기는 많은분들이 해주셨기에 길게하지않을게요.

작성자님이나 친구분이나 그때 일에 대한 심리치료를 받았더라면 더좋았을텐데.. 지금받기엔 늦은감이 있을까요?

여튼 죄책감 벗어버리시면 좋겠어요ㅠ
댓글 0개 ▲
2015-05-05 03:40:00추천 0
작성자님 신이 아니잖아요.
그런걸로 죄책감 갖고 우울증 걸리면 전세계 인구는 남아나질 않겠네요.
원래 갈사람은 가고 살사람은 사는 겁니다.
세상이 항상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곳이에요.
댓글 0개 ▲
2015-05-05 03:47:54추천 1
작성자님 꼭 본문에 작성하신 것 처럼 그 정자에 방문하셔서 꽃 한송이 놓아주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분명 작성자님도 아니고 친구분도 아니고 그 아저씨도 아니지만... 분명 작성자님은 미안해 하고 계신것 같아요.
작성자님의 잘못이 아닌것은 이 글을 읽은 누구나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작성자님께서는 혼자서 그리고 친구분과 할께 힘드시겠죠.
이해합니다. 정말 이해해요. 그 힘든 마음은 누군가와 함께 나눈다고 사라지지않아요. 스스로 인정할만한 '대가'를 치루지 않고는 납득할 수가 없어요.
그 분도 작성자과 친구분께 미안해하고 계실거에요. 그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댓글 0개 ▲
OROT
2015-05-05 06:02:41추천 0
인생은 너무도 쓸쓸해요.. 어디에든 슬픔이 있네요, 혼자만의 시선 속에 마음 속에 무수하게도.
댓글 0개 ▲
2015-05-05 06:10:02추천 43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메모글 하나 하나 너무 소중합니다.
마음 한 켠이 좀 풀어졌구요 많은 생각 하고있습니다.
이 글을 왜 '공포' 게시판에 올렸는지 스스로 자문했습니다. 나는 왜 이 사건을 '공포'로 느끼고 있는가.
죽음의 우연성? 그게 너무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의도치 않게 태어나서 우연히 죽는 인생이라고 어느 철학자가 말 했었나요?
... 결론 내려고 하는건 아닙니다. 결론이 날 수도 없을 것 같구요. 다만 확실한건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한마디씩 내려 주시니 저도 한결 풀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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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06:21:47추천 13
저는 아무것도 안했지만 작성자님께서 댓글들을 보시고 한결 나아졌다는 마음에 마음이 한켠놓이네요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마시고 힘들어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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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08:42:06추천 48
남의 업보를 왜 너가 다 짊어지려하느냐. 너는 지장보살이 아니라 인간이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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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삭제]pepcoke
2015-05-05 10:06:48추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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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삭제]란드
2015-05-05 12:08:39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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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14:58:57추천 22
저는 소방관이라는 직업 특성상 이런저런 자살자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한번은 공원에서 목을맨 20대 청년을 구조한적이 있었습니다. 목매다는걸 가위로 줄을 잘라내서 살렸죠. 그러고 나서 그 다음주던가? 그 청년 결국 같은 장소에서 목을매어 숨진채 발견되었습니다. 다른 케이스로는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아래를 내려다 보기에 급하게 에어매트를 펴고 있는데 다는 쪽으로 피해서 뛰어내리더군요. 다른것도 아니고 본인이 본인을 해치는걸 막는건 쉽지 않은일입니다. 당장 구해낸것 처럼 보여도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한 결국 종착역은 같다는 느낌이에요. 글쓰신분이 그때 당시에는 구해낼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한사람의 인생에서 문제를 찾아 해결해준다는것은 어렵고도 자칫 주제넘은 짓일것입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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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15:25:31추천 0
동망산 그곳에서 자살은 한두번이 아닌 일이지요

도축법이 없을적엔 일년에 한번 제를 지내며

소 한마리를 직접 잡기도 했습니다

또한 내림굿을 하던 곳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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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23:44:33추천 3

그 공원 이름이..  '숭인공원' 이였나요 ..
보문동 6가 위쪽으로 창신동과 이어지는 공원..

으음.. 우연치 않게 본 공포베스트글의 장소가...
보문동이라니.. 세상 정말 좁네요...
약  20여년간을 보문동에서 살았고.. 현재까지 아직도 사는 사람으로써 ..
글 내용과는 조금 다르지만 , 참 감회가 새롭네요.

그 정자 기억나네요 ..
제가 어릴때만해도 그 큰 정자보다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나무 숲들사이에 있던 또 작은 정자들이 몇개 있었죠.
저도 .. 거기서 여름되면 주말마다 ..
고기 구워먹고 술먹고 놀고, 학생때는 담배도 많이 태우고^^;
거서 옆으로 지나가면 운동장이 있었는데.
운동도 밤낮 안가리며 친구들과 이것 저것 했었던 기억이나네요..

예전엔 그 일대 주변이 ..
해가지고, 저녁만 되면 ... 정말 음침한 분위기에 ..
그곳은 말 그대로 못사는 동네였죠 ..
저는 보문동 4가쪽에 살았고, 제 친구들은 그보다 공원 근처인 ..
윗동네에서 살던 때여서... 거기서 놀고 내려올때마다
저 혼자 내려와야 됬었는데 그게 참 어린 나이에 얼마나 무서웠던지....
(그 동네 분위기자체가 애들이 뛰놀기보다, 불꺼진 집도 많고
조용하고 어르신들이 많이 계셨던 곳으로 기억합니다 ..)
얼른 내려와서 큰 도로와 가로등불이 보이길 간절히 빌었었던 어릴적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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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5 23:47:57추천 3
1 (글이 길어서 이어 작성하겠습니다... 문제시 자삭하겠습니다...)

근데 그 공원 자체도 문제라고 생각되는것이,
지금으로써 돌아보면 정말 너무하리만큼 공원내에 가로등불빛이 없었던 곳도 많았구요 ,
기억하기로는, 그 넓은 공원에서 가로등불빛이 있던 장소는 .. 운동장, 화장실, 그외 2~3군데 정도로
넓은 공원치고는 그 조명 또한 정말 몇 없던걸로 기억합니다.
(몇년 지나서 추가로 조명달아논걸 마지막으로 보고 안올라갔네요)
평소에 귀신을 믿는다거나, 겁이 많은편은 아닌데 ,
그 공원만큼은 저녁에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길이 항상 어두워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귀신보다는 괴한 때문에 겁도 좀 났었던것 같네요..

지금 현재는 아파트 재개발이 들어서면서..
보문동 6가 기준으로 위쪽으로는 전부 밀어버리고 (숭인공원도 전부 밀어버린걸로 압니다)
현재까지도 계속 짓고 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다.

본론과 관계없는 여담이 너무 길었네요..
저에겐 고향같은 동네라서.. 문제시 자삭하겠습니다..

다른것보다, 글쓴이님께서는.. 너무 자기자신을 책망치 마셨으면 합니다..
누가 봤더라도, 누가 왔더라도..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만약 익명의 힘을 빌려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
저라면... 어떻게든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필사적으로 도망만 쳤을것 같습니다..
글쓴이 님께서 '도와드렸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하시다고 생각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자기자신을 얼마나 탓하시며..
맘고생을 얼마나 하셨을지...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하루빨리 그 트라우마같은 일들에 벗어나셔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길 바라며..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P.S 정확하게는 기억나진 않지만... 글 적다보니 생각나네요...
저 또한 자주가던 그 작은 정자에 노란색 폴리스라인 때문에 그곳에 들어가지 못했던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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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삭제]prOUst
2015-05-06 02:11:42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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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6 02:48:01추천 1
저기... 혹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라고 들어보셧나요 ? PTSD 라는건데 이게 참전 군인들이 자주 걸립니다. 외부로 부터 심한 충격을 받으면 생기게 되는 마음의 병입니다. 이게 군인들 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충격적인 일을 겪게되면 얻을수 있는 의외로 자주 있는 병입니다. 너무 우울해지시면 혹시 검사한번 받아보시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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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7 06:11:03추천 2
불편할 정도의 우울감은 아닌 것 같아요. 문득 생각나는 순식간, 그럴때 빼고는 괜찮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닉언죄) 환장하겠네 님께서 말씀하신 곳 맞습니다. 어릴적엔 저도 좀 음침한 동네라 생각했는데 커서 가보니 골목골목 예쁜 동네 같아요.
골목들이 정말 길죠? 거기 파출소가 식물도 많고 예뻤었는데 아직도 있는지 궁금하군요.
자칫 동네 이미지 안 좋아질 수도 있는 글이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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