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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죽음
게시물ID : panic_794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건전만화
추천 : 16
조회수 : 366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5/04 22:33:36
 (예전에 고스트스테이션에서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 입니다.원작을 그대로 올리려 했지만 찾는데 실패하여 기억을 더듬어 각색하여 올립니다. 원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점 사과말씀 드립니다.)

1. 저는 어린시절 경기도 안양에서 살았습니다. 당시 평촌이 막 개발되던 시기라 논밭에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고, 소위 좀 사는집 사람들은 아파트에 입주하기 시작했죠. 
 저는 조그만 연립주택에 살고 있어서 아파트의 부유한 삶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당시 유치원에 다니면서 알게 된 민규라는 친구와 친해지면서 가끔 아파트로 초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세월이 지나 기억 저편에 뭍혀있던 지금의 이야기는 당시 민규와 그 아파트에 관련된 이야기 입니다.

2. 대학 진학을 앞 둔 어느날. 앨범을 뒤적거리던 중 우연히 민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아 어머니께 이 아이가 누구인지 물어보았죠.  
 "어머. 너 민규 기억 안나니? 어렸을 때 그렇게 친했는데."
어머니의 말씀을 들으니 어렸을 적 민규와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민규는 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의 직업상 해외에서 생활하던 민규가족은 아들의 교육을 위해 한국에 들어오기로 결심했고 당시 부의 상징이던 아파트에 입주합니다. 민규 어머니는 사려깊은 분이셔서 유치원에 입학한 민규가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친구들을 잘 챙겨주셨고, 덕분에 우리들은 곧 민규와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제가 민규와 가장 잘 어울렸는데 사실 민규보다는 그 집에 있는 해외산 과자와 장난감에 더 관심이 있었더랬죠.뭐 이유야 어쨌든 민규와 제가 매우 친하게 지내면서 덩달아 어머니들 역시 함께 시장도 가고 함께 수다도 떠시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3. 그 날도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시장에 다녀온 저희 둘은 늘상 그랬듯이 집앞에서 민규어머니께 집 열쇠를 받고 먼저 아파트로 뛰어 갔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그 날따라 집앞에 서 있는 바나나트럭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겁니다. 저는 어머니께 돌아가 바나나를 사달라고 졸랐고 시장에서 돈을 다 쓰신 어머니는 곤란해 하시며 저를 달랬습니다. 평소에 바나나는 입에도 안대던 저였지만 그 날은 이상하리만치 어머니를 졸랐었고 급기야 길바닥에 앉아 때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 참을 있다보니 민규는 곤란한 표정으로 먼저 집으로 올라가더군요. 

 그리고 잠시 후...

 누군가 아파트 꼭대기를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고 제 눈길이 닿은 곳에는 민규가 있었습니다. 민규는 아파트 복도 창문을 붙잡고 바둥대며 매달려 있었는데 민규가 15층 창문에서 추락하는 찰나가 저에게는 비정상적으로 길게 느껴지더군요. 어머니는 재빨리 제 눈을 가리셨고 이 후 목이 찢어져라 절규하는 민규어머니의 목소리만이 귓가에 퍼졌습니다. 

4. 이것이 제가 기억하는 민규의 마지막입니다. 충격이 컸기 때문인지 사고 이 후 기억속에서 민규라는 친구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지만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그 때의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이후의 어머니께서 하신말씀입니다.

 "사실 너한테는 이야기를 안 했는데..."

 민규가 죽고 민규 가족이 다시 해외로 떠나게 되면서 어머니는 마지막 인사를 나누러 민규 어머니를 찾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죠. 

 "민규가 사고나기 얼마전에 민규엄마가 꿈을 하나 꿨다는데 깜깜한 밤에 현관쪽에서 옷을 질질끄는 소리가 들린다는거야. 그래서 나가봤더니 그 소리가 문 밖에 복도에서 나더래. 민규엄마가 궁금해서 문구멍으로 밖을 보니까 글쎄...갓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개처럼 네 발로 문 앞을 빙빙 돌고 있더래."

 이상하죠...아파트 복도에 달린 창문은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높은 위치에 설치를 합니다. 성인 남자도 겨우 얼굴을 내밀 수 있는 정도인데 5살짜리 꼬마가 혼자 창문에 올라가는게 가능할까요. 

 어머니의 말씀을 들으며 저는 기분 나쁜 상상을 하고 말았습니다. 민규가 창문으로 올라갈 수 있게 밑에서 몸을 숙이고 있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모습을...
출처 고스트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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