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과정을 일리노이주에서 하면서 시카고 옆동네에 살았습니다. 대략 자동차로 두시간 반에서 세시간 정도?
일리노이 중부가 워낙 아무것도 없다보니 두세시간 운전하는 건 장거리 운전으로 쳐주지도 않더라구요.
주로 시장을 보러 가곤 했지만 (대형 한인마트가 시카고 옆의 샴버그라는 동네에 있었음) 가끔 시카고 시내 구경도 조금씩 하곤 했지요.
미국의 3대 도시 중의 하나인지라 유명하긴 유명한 곳인데, 막상 관광객들이 엄청 쏟아져 들어오는 그런 동네는 또 아니라죠.
시카고 대화재 당시 한번 홀라당 태워먹고 다시 지은 도시인지라 깨끗하고, 도로가 잘 정돈되어 있고, 유명한 건축물들이 많아서 건축학을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꿈의 도시로 불리기도 합니다만... 일반인이 구경하기엔 '아따 건물들 되게 높네'하고 끝이라서 일까요.
그래도 (여느 대도시들이 다 그렇듯이) 구경하자고 들면 또 즐길만한 것들이 튀어나오는, 그런 도시이기도 합니다.
시카고 북쪽 지역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존 핸콕 타워. 뿔처럼 돋아난 하얀 전파탑이 인상적인 빌딩입니다. 왠지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거대 로봇으로 변신할듯한 포스.
관광객들은 존 핸콕 전망대를 주로 가는데, 그보다는 96층의 시그니처 룸에서 간단하게 점심 사먹으며 경치를 구경하는 게 더 느긋하게 볼 수 있습니다. 남쪽을 보면 삐죽삐죽 솟아난 건물들 저 너머로 또 하나의 고층 건물인 윌리스 타워가 보이네요.
그 옆에 위치한 워터 타워. 석조 건물인지라 시카고 대화재 당시 안 타고 살아남은 몇 안되는 건물이지요. 그 이름을 따서 바로 옆에는 워터타워 플레이스라는 복합 쇼핑 건물이 서 있습니다.
워터타워 플레이스 안의 워터타워 레고 작품. 왜 뜬금없이 레고 조각이 전시되어 있냐 하면, 레고 상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번화가인 미시건 애비뉴를 따라서 걷다 보면 이렇게 관광객 대상으로 하는 마차도 보이고..
시카고 한정판 초컬릿을 파는 허쉬 매장도 만날 수 있습니다.
시카고 사람들이 애용하는 전철, "L"
특이한 점이라면 도심지 대부분의 구간에서 지하로 파고들기 보다는 고가도로에서 굴러다닌다는 점입니다.
건물 사이로 굉음을 내며 지나다니는 L을 탈때면 도대체 이 주변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참고 사는 건지 궁금할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렇게 지나다닙니다... 후덜덜... 그래도 타다 보면 놀이공원 모노레일 타는 느낌이라 재미는 있어요.
미시건 호수 옆에 위치한 네이비 피어. 아동 박물관도 있고, 조그만 유원지도 있고, 수상 택시도 탈 수 있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입니다. 하지만 영원한 2인자 시카고답게 뉴욕의 코니 아일랜드에 비하면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 ㅠ_ㅠ
이렇게 조그만 유원지가 조성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