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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리본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흡족합니다.
게시물ID : sewol_253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얌이
추천 : 3
조회수 : 62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5/04 21:34:18
경남 김해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이상하게 평소 가지 않던 길로 핸들을 틀게 되었습니다.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라 그런지 시민의 종 건너편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스무명 남짓의 학생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독립언론에서 보도한 몇 편의 영상(도올 선생님 발언, 서울침묵행진, 유가족 인터뷰 등)이 지나간 후,
 
진행자께서,  벌써 관련보도가 줄고 있고 이대로 잊혀질까 두렵다는 말씀을 하셨고 아무런 말이라도 좋으니 하고 싶은 발언 하라고 하시더군요.
 
날씨도 춥고, 모인 사람들도 별로 안되어 그런지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그 짧은 침묵을 견디지 못해 저는 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학원 학생들 앞에서 평소 의식있는 어른인 척 하던 저였는데, 생생한 현장에서 한 마디도 할 수 없어서 부끄러웠나 봅니다.
 
실제로 헌화 조차 하지 않은 소극적인 군상이죠.
 
왠지 이런 생각도 있습니다. '국화꽃 한송이, 방명록 공간 한틈.  내가 소진 하지말고 꼭 필요한 사람이 쓰게 하자'
 
다 돈이 드는 일이니까..  이런 괜한 걱정으로 분향소에 가지 못하는 바보 소시민도 있다는 것도 알아주세요. 
 
한편으로는, 김해시민 50만명이 넘는데.. 그동안 분향소에 7,000명??  좀 적은 거 아닌가??  나라도 갈 걸 그랬나??  ..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물론 방명록 기준이겠지만, 단순한 행위가 꼭 필요한 의사표현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이런 저런 생각 중에.. 횡단보도에서 대기 중에 아스팔트바닥에서 바퀴에 짓이겨진 리본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뭔가 강하게 끌어 당기더군요. 길을 건넜다가 보행신호가 끝나기 전에 다시 돌아가 녀석을 집어 들었습니다. 바람에 날려가지도 않고 땅에 잘도 붙어있었습니다.
 
밋밋하던 가방이었는데 좀 낫네요.  제가 원하는 세상이 올 때까지 달고 다니겠습니다. 죽기전에 그런 세상이 오겠죠.  우린 아직 젊으니까. 긍정!
이 시국에 제가 할 수 있는 정치적 의사표현이 이것 밖에 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투표는 당연한 의무의 최소한이고요.
 
a Ribbon on your pack..jpg
 
 
링크는 MLTR의 Sleeping Child입니다.   "Oh my sleeping child, the world so whild, but you build your own paradise, that's why I cover you sleeping child." http://trustjune.blog.me/20207856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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