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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전 뻘글 저는 보통 이 그림을 참고로 6인의 개조를 상상합니다. 상당히 즐거운 작업이죠. 이 글에선 클로버밖엔 나오지 않습니다만 기회가 되면 저 6인을 다 써보고 싶네요!
직장에서 원치 않는 일거리를 떠맏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흔한 일이다. 그리고 그 흔한 일을 견딜 수 없는 것 또한 대단히 보편적인 일이다. 사실, 모든 직장인들이 그런 생각을 하며 살기 마련이다.
여기, 그런 직장인의 보편적 고통을 겪는 또 다른 포니가 있었다.
“이런, 제길. 더럽게 춥군.”
그녀는 겉보기에도 대단히 늙은 유니콘이었다. 온 몸은 세월의 주름으로 인해 자글자글했으며, 그 눈빛은 이젠 미래를 바라보기보단 과거를 추억하는 게 익숙해 보였다. 그런 노회한 눈빛으로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둘러보는 모든 곳에는 오로지 흰 색의 눈뿐이었다. 화이트아웃이라는 귀로만 들어왔던 기현상을 지금 당장이라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오래된 악우에 대한 절실한 분노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니, 여태껏 단 한번도 그녀의 오래된 악우에 대한 분노를 잃어본 적은 없었다.
“망할, 푸딩헤드!”
생각해보면 푸딩헤드만 입 닥치고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거의 추방 수준으로 외교적 책무를 떠맏지는 않았으리라. 하지만 어쩌랴, 이미 일은 벌어진 것이다. 유니콘은 몸을 바들바들 떨며 뒤집어쓴 외투를 더욱 여몄다. 이곳은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지 옛날의 대전쟁 때보다 더욱 추운 느낌이 든다. 심지어 계속해 몸이 따뜻해지는 마법을 쓰고 있는데도 추운 것이다.
잠시 클로버는 고민했다. 이것은 자신의 마법 실력을 탓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날씨를 탓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지성체들은 아무런 고민 없이 날씨를 탓할 것이다. 물론 클로버도 자랑스러운 지성체였기에 훌륭할 수준의 욕설을 날씨에게 퍼부었고 (수많은 쌍시옷이 포함된) 욕설이 그래프의 극대점을 찍을 즈음, 다른 문제가 그녀의 머리를 스쳤다.
-여지껏 만난 포니는 한명도 없다. 그 포니들을 잡아먹는다던 야만 늑대도 보이질 않는다. 돌아가는 길이 기억나지 않는다. 지도에 따르자면 이미 여기서 마을 한두개 쯤은 발견 될법도 한데 마을은커녕 보이는 것은 눈밖에 없다. 여기서 늙은 유니콘인 클로버가 이퀘스트리아로 무사 귀환할 확률 P(x)를 구하시오.
답도 대충 알법한 느낌이 들 때 쯤, 멀리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아니, 잘 생각해보면 아까전부터 들려왔지만 자신의 머리가 계속해서 그 소리를 인식하는 것을 방해한 듯하다. 어찌되었든 소리가 들렸고 눈바람 소리만 들리던 상황을 지루하게 여기던 클로버는 그 소리에 집중해보았다.
처음엔 철 같은 것에 무언가가 긁히는 소리처럼 들리던 그것은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목소리에 가까워 졌고 어느정도 ‘도움요청’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는 것을 클로버는 알아챘다.
클로버는 가급적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달음박질 쳤고, 몇 분 후 그녀는 이러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후회해야만 했다.
끝도 없을 것만 같았던 설원을 알 수 없는 목소리를 쫓아 가로지른 뒤에 나타난 것은 지독히도 깊은 절벽이었다. 검은색 암반이 마치 폭포처럼 쏟아져내리고 있는 듯한 절벽은 수평선을 탐욕스럽게 집어삼키고 있었다. 위대한 자연의 솜씨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고 있던 클로버는 절벽 아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살려줘... 살려줘요...”
이미 상당히 기운이 빠진 목소리였다. 조금이라도 더 늦는다면 아마도 저 포니는 목숨을 잃고야 말 것이다. 이 어딘지도 모를 설원 속을 다시 혼자만 걷는 다는 것은 상상만 하기에도 끔찍한 일이었고, 그렇기에 클로버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봐요! 괜찮습니까?”
“아, 아... 여기요, 여깁니다! 살려줘요...! 너무나도 춥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활력이 되살아 난 듯 그의(아마도 그일 것이라고 클로버는 예상했다. 목소리가 상당히 굵다.) 목소리는 눈에 띄게 커졌고 클로버는 낙관적 전망을 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좋은 소식이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릴 정도면 아주 심한 상태는 아니란 소리니까.
“기다리세요, 도와드리겠습니다. 우선, 상태가 어떤가요?”
활기차게 들리던 목소리는 갑자기 뚝, 끊겨버렸다. 클로버는 자신의 심장이 잠시간 활동의 중지를 선언한 것만 같았다. 설마, 떨어진 것인가? 하지만 곧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으... 당신, 여자야?”
“그래요. 그렇습니다만?”
“그리고, 상당히 늙었군?”
“...... 뭘 말하고 싶은 겁니까?”
“그럼 마을로 가서 다른 놈을 불러와. 할머니. 당신이 도와주려다가 뒤지는 꼴 보고싶지 않아.”
상당히 예의바른 청년이다, 라고 클로버는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주위에 있는 모든 젊은이는 보통 다 정상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자신을 유배시켜버린 셀레스티아 공주, 자신의 의견에 토를 다는데 여념이 없었고 이젠 달로 별구경을 간 루나 공주, 그 외 수많은 젊은 놈들. 그래도 잘 생각해보면 아주 글러먹은 청년은 아니었다. 결론은 늙은 ‘할머니’인 자신을 걱정한 것 아니던가?
물론 그녀의 스승인 턱수염 스타스월 이래로 최고의 마법사라고 칭송받는 그녀로서는 ‘할머니’라는 칭호가 익숙하지만은 않았지만, 그녀는 그녀 나름의 넓은 아량으로 그 청년을 용서하기로 했다. 절벽에서 올라오면 우선 짜릿한 번개맛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다짐하며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젊은 놈아, 내가 아무리 늙은 여자라고 해도 넌 구할 수 있겠다.”
“객기 부리지 말고 다른 놈들 불러오라니까? 괜히 나잇살 처먹고 뒤진다고?”
“늙은이에 대한 경의가 없구만. 망할 자식이.”
“가면 갈수록 막말 나오고 있어, 할머니.”
“어이, 젊은 놈. 닥치고 어디있는지나 읊어봐. 꺼내줄테니까.”
“뭐?”
“네가 말했듯이 난 늙은 몸이고 그러니까 절벽 아래를 내다보다가 실족사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네가 스스로 어디있는지 읊으라고!”
“읊으면 어쩔건데?”
이 얼간이 같은 어린놈은 마법이 뭔지도 모르는 걸까. 한숨이 절로 흐르는 것만 같다. 마법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분명 이 멍청한 놈은 어스포니일 것이다. 아무렴, 푸딩헤드와 동족일 놈이나 이런 얼간이 같은 질문을 하겠지. 경박한 페가수스들이야 날아오를테니. 아니, 날개를 다친 건가?
“닥치고, 읊어.”
클로버의 나름 살벌한 목소리에 절벽아래의 어린놈은 자신의 상태에 경각심이라도 느낀 건지 순순히 자신의 위치를 읊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으음... 3미터 정도 아래에 있고, 그러니까 절벽 위에서. 약간 튀어나온 바위 위에 앉아 있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
클로버는 현 시대에선 가장 뛰어난 마법사였고 전 시대의 가장 존경받는 마법사의 제자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마법 중에서도 상당히 기초 마법으로 취급되는 물건 이동 마법정도야 말 그대로 ‘눈감고도 하는 수준’이었고 그렇기에 그 정도 설명만 듣고도 클로버는 충분히 그 예의바른 청년을 절벽 아래에서 끌어올 수 있었다.
번쩍,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청년은 올라왔고, 클로버는 난생 처음 보는 기괴한 생물체에 기함을 토했고 그 기괴한 생물체 또한 기함을 토했다.
“으아아아악!! 뭐야 이게?!”
“다아아아앙-시이이이인, 포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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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소 축내는 잉여 글쟁이 라케입니다!
이번 글은 슬럼프와 엎치락 뒤치락 싸우면서 쓴 글이라 그런지 상당히 더럽고 추잡하네요. 허허허....
게다가 대학 면접을 상당한 수준으로 망친 덕에 더욱 올라간 졸작도!
... 죄송합니다. 맨붕했어요.
대체적으로 망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졸문입니다.
어찌됬든 글은 이어지겠죠?! 우하하하하하 다음화를 기대하지 말아주세요!
이만 잉여는 물러갑니다. 착한 어린이는 자야하는 시간인지라... 그럼 루나 가드 분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