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니 승질나서 글 짧게 쓸게요.
작은 집에 내려 가는 중
지하철에서 열심히 졸음
왜 깼는지 모르겠지만 사당역 즈음에서 깸.
마침 정장에 안경 낀 노신사가 나타나서 큰소리로 외침
"여러분! 세월호 사고 아시죠?!"
다시 졸던 내 눈 번쩍.
"참 안타깝습니다. 죽은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승객들 눈 번쩍.
"그러나 여러분 속지 마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애도하지만 그 죽은 사람들. 모두 좋은 곳으로 가는 거 아닙니다"
"여러분도 언제 그렇게 될 지 모릅니다. 주님을 믿지 않으면 죽어서도 좋은 곳 못가고!!"
대강 이런 내용을 10분 넘게 외침.
사실 자세한 내용 기억안남. 열 뻗쳐서. 손이 부들부들..
그래요 나 다혈질임.
나는 지금도 뉴스보면 울컥울컥하는데.
친구들이랑 술 마실때 건배조차 안하는데.
어째서 저 사람은 저렇게 태연할 수 있나.
저 사람을 어떻게 할까.
멱살을 잡고 팽개칠까.
큰소리로 욕을 해 줄까.
그 때 앞에 앉은 아저씨가 외침.
"그만 하쇼! 시끄러워요!"
그래. 나만 이런 기분은 아니구나. 알아듣고 닥치겠지..
그러나..
"그렇지만 여러분! 여러분 인생도 언제 가라앉을 지 모릅니다!"
생까고 계속 외침.
못참겠다. 못참겠다. 못참겠다. 속으로 세번 외칠 때
옆에서 이어폰끼고 음악듣던 와이프가
- 나보고 제발 안좋은 거 봐도 그냥 넘어가라던. 자기 생각해서 그냥 무시하라던 그 와이프가 -
"아 진짜 시끄러워!!"
욕을 했었나 안했었나 기억안남.
안돼. 우리 와이프 봉인해제되면 물불바람없어.
나 벌떡.
다가가서 안경을 냅다 벗김.
그리고 손 잡고 입구로 끌고 옴.
그 와중에 내게 속삭임.
"주십시요. 저 ...역까지 가야됩니다. 주세요."
"내리면 드릴게"
무슨 역인지 안들려.
힘으로 버티며 안 따라와.
역에 도착.
열린 문으로 안경 던질라 카자 나가버림.
나간 그 사람 손에 안경 쥐어주고 문 앞에 버티고 서니까 내게
"나중에 지옥가지 마세요. 지옥가시면 안되요"
큰 소리로 대답함
"지옥갈 거에요!!! 나 지옥갈거야!! "
부들부들 거리며 자리에 돌아와 보니
어떤 아주머니 앉아계심.
와이프가 말함
"다리가 아프시대.."
"근데 이거 오빠자리에 있드라."
1회용 교통카드 1장. 주변 사람들은 다 자기거 아니라하고..
반환금 500원 벌었다.
내려서 확인해보니 못 쓰는 카드. 오류..
500원도 못 범.
뭐.. 지옥가는 차표였나.. 후..
지난 토요일. 오이도행 4호선에서 있었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