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오유 과거] 운문 - 햇볕의 거미시체 하나외 1편
게시물ID : readers_79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곡두
추천 : 1
조회수 : 31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29 01:52:15
내 몸을 놓아주려 하지도 않지
이미 썩어 안이 비었다는 것을 아는지
어디서 날아다니다가 잡아먹는 새조차
보이질 않으니 바람에 이리저리 뒹굴어
무엇에 쓸모있는지도 모르겠구나 
살아있을 적 뽑아낸 거미줄만해도 
사람이라면 족히 여덟사람을 옭아매고도
남음이 자랑이라면 자랑일적도 있었는데
그 허공 세월은 어디간지 알 수 없고
이제는 속 빈 강정마냥 거미줄에 걸려
내 스스로 잡혀 있는지 한 세월이네
누구도 알지 못한 지 그 세월이고
내가 자각한지도 한 세월이고 
그 세월을 합쳐도 사람이 네 발에서 
두발로 걷기에 턱없이 부족한 세월이고
그늘도 없는 햇볕에 타버려 말라비틀어져
결국엔 가루가 되어서야 이 거미줄에서
자유로워 질런 지 모르겠구나
내 평생을 바쳐온 거미줄이 이리도 
빈 내 몸뚱아리를 잡고 늘어지는 구나
내 한평생은 그저 이런 거미줄이구나 

거미가 거미줄로 한평생을 걸고 있는 것이
당연한것인데 무엇이 이리도 죽어서도 
세상을 여덟개의 눈으로 바라본다는건지 
내 거미의 생이 이리 온통 거미줄인 줄을 몰랐구나

-햇볕의 거미 시체 하나 



아.. 싹이 말라 시들었구나
신묘하게 울림이 있는 
이슬이 구르는 소리였거늘

아.. 싹이 말라 시들었구나
참 마음이 그리도 들 수가
없는 소리였음이었는데

아.. 싹이 말라 시들었구나
나무처럼 크게만 자랄 듯
그리도 반짝였거늘

아.. 싹이 말라 시들었구나
새벽 이슬 하나도 마시지
못하고는 그렇게 시들었구나

아.. 허리 하나 못 펴는
이 신세에 말라 시들어버린
새싹이 그리도 서글프더이다

아.. 싹일제에 그리도
반짝인 게 하늘에게 띄어
나무가 되지 못한 싹이여.. 

-싹이 말라 시들었구나



----

예전에 적어놓았던 글 중에 '갈증'의 느낌을 갖는 글 두개를 넣었는데, 제목이나 글 내용에 갈증이 들어가야 하면 말씀해주세요. 
빨리 삭제하겠습니다;ㅁ;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