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동시집 '솔로강아지' 저자인 초등학교 5학년 A양(11)의 어머니 김바다 시인(42)이 7일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불거진 '잔혹성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시인은 "딸아이의 시가 사회적으로 잔혹성 논란을 일으켜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책을 회수하는 것이 맞지만 전량 폐기는 받아들 일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학원가기 싫은 날'은 아이들을 숨 쉴 틈 없이 학원으로 내모는 한국의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적 우화로 작품성과 시적 예술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시인은 "이 시를 읽은 날 바로 딸이 다니던 영어학원을 그만두게 했다"며 "아이의 표현이 거칠기는 하지만 발상이 재밌어서 웃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너무 잔혹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는 질문에 김 시인은 "딸은 엽기호러물과 추리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발상을 하게 된 것 같다"면서 "학원 가기 싫은 날은 나름 작품성과 시적예술성을 갖췄다고 확신한다. 영어로 번역한 이유도 '엽기호러'를 콘셉트로 한 아동문화사에 의미있는 동시가 한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유럽과 미국에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딸의 근황과 관련해서는 "악플을 보여줬더니 아이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며 "딸은 '그래도 난 내 시가 좋아!'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딸은 아주 밝고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다"면서 "일부 네티즌이 말하는 패륜아하고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답했다.
김 시인은 또 "삽화가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딸도 함께 상의한 끝에 무섭게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작가는 나와 아이가 공저한 동화 '투명인간 놈이'에 들어간 삽화도 그렸는데 그림이 너무 따뜻해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던 역량있는 작가"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자살하려고 쓴 글'이라는 둥 '사이코패스'라는 둥 이런 말은 정말 마음 아프다"며 "자유롭게 비판은 할 수 있지만 너무 격한 표현은 피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다음은 A양 부모가 CBS 노컷뉴스에 추가로 보낸 글 전문이다 지금 아이의 동시는 동시집 전체에서 볼때 전혀 패륜으로 비판받을 이유가 없고 저희 아이도 밝고 건강하지 절대 패륜아가 아닙니다.
이 시는 아이들을 숨쉴 틈도 주지않고 학원에서 학원으로 돌리는 한국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적 우화입니다. 패륜동시로 가정의 달을 맞아 여론 몰이를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런 분위기들이 아이들을 창의적이고 개성적으로 이 나라에서 자라지 못하게 하는 토양인 것입니다.
한국에서 노벨상이 배출될 수 없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바이올린이나 피아노에만 천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김시습같이 어릴 적부터 시를 잘 지은 천재들이 있었고 나라에선 그들을 인재로 귀하게 키웠습니다.
아이는 이것이 세번째 책이고 시적 자의식과 표현력은 아주 뛰어납니다. 엽기 호러 공포 소설과 전설의 고향 여고괴담 같은 무서운 영화를 좋아해 그것을 자신의 시적 전략으로 삼았고 이것은 한국 아동문학사에서 새롭고 현대적인 동시로 조명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시는 그저 시일 뿐입니다 아름답고 멋진 시를 많이 써 온 아이가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계속 응원할 겁니다. 이 시의 외피만을 본다면 그 본질을 놓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는 싫어하는 학원이 아닌 자기가 좋아서 선택한 미술과 복싱학원을 다닌 지 오래입니다. 학원지옥과 입시지옥에 대한 하나의 우화로서의 이 귀한 시가 아동문학사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했기에 이 시를 출판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넣자고 했던 것입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지만 잠시 멈추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았으면 합니다. 친구들은 이 시집을 좋아했고 그저 재미있어 했고 아무도 이로 인해 상처받은 적이 없습니다. 엄마들이 오히려 욕하고 분노하고 있지요. 그 분노는 우리가 아니라 자신들에게로 향해야하고 이것이 불편하지만 이 논란의 진실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