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얼마 전부터 자주 넘어지고 있습니다. 보통 이틀에 한 번 정도인 것 같습니다. 햇빛이 보이면 앞으로 넘어지고 비가 오는 날은 뒤로 넘어집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은 운동을 안하니 다리가 퇴화한 것이라며 놀리십니다. 워낙 자주 넘어지는 탓에 이제는 넘어져도 창피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억지로 웃음을 참는 모습에 미안할 뿐입니다.
그런데 오늘, 바로 오늘 말입니다. 계단에서 넘어졌는데, 넘어진 저를 위에서부터 바라보고 웃으시던 분들이 줄줄이 넘어졌습니다. 도미노처럼. 이 사고가 저의 탓이겠지요. 부주의하게 걸어올라가다 넘어진 제가 문제이겠지요. 어르신도 한 분 계셨는데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당황한 탓에 서둘러 제 갈 길을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