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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거야 이제 됐어
게시물ID : gomin_448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urple4
추천 : 17
조회수 : 58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9/09/28 13:35:23
무척이나 마음이 잘 맞던 입사동기로만 생각했던 여자가 있었죠.
2년을 그렇게 지내다가
어느날부턴가 그 친구가 여자사람로 보이기 시작하는거에요.
둘다 술을 참~ 좋아해서 몰래 회사 밖에서 만나서 술도 자주 마시고
(사내연애 금지라 ㅎㅎ)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사랑을 시작한게 작년 이맘때네요.

매일 하루종일 메신저로 이야기하고,
저녁에 지하철로 몇 정거장 떨어진 곳에서 
막 두리번거리면서 조인해서 만나고, 첩보영화 찍냐고 ㅋㅋ
주말엔 사람 붐비는데 놀러가지도 못하는데도
만나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놀이공원 한 번 못갔네요.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처음 춘천으로 놀러 갔는데, 
둘이 손잡고 막 싸돌아다니고, 사람들 많은데 뽀뽀도 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표정을 정말 잊지 못하겠네요.

그러다가
헤어지자고 하더라구요.
이유는 그저 절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내연애라는게 많은 압박이 됐나봐요.
둘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결혼을 서둘러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제가 이직을 해야만 했죠. 
하지만 이쪽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어서 이직이 쉽지 않더라구요.

거기에 더해서 제 음주습관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 같더라구요.
원체 술을 좋아하기도 하고,
나중엔 술이 술을 마시는 스타일이라.. 
개가 되거나 그러진 않는데, 아침에 일어나질 못해요.
삼개월 꼴에 한번씩 11~12시 출근을 기록했죠.
많이 실망했나봐요.

아무튼.
전 여자사람을 친구로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친구사이처럼 유지될 수 있는 건 
어느 한 쪽의 희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몇 번 이야기를 해서 그걸 그녀도 알아요.

얼마전 애인이 생겼다고 이야기 하면서,
그녀가 저에게 친구로 지내자고 하네요.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 없었다고.

그래서 그러마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잠 한숨 못잤어요.
너무 보고싶고 또 보고싶어서.

제 마음이 너무 작은가봐요. 희생을 못하겠어요.
너무 보고싶고 너무 사랑하는데,
그 마음을 숨기고 대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했어요.
모르는 사람으로 살자고.
네이트온 끊고, 전화번호도 삭제(숫자치라 기억을 못하네요 ㅎㅎ)

몇번 반복되는 일인데도 도무지 이 감정은 익숙해지지를 않네요..
저 잘한거죠?

ps. 그냥 어디 속시원히 좀 털어놓고 싶었어요 ㅎㅎ 
술 끊은지 몇주됐는데, 안생기겠죠? 그녀가 다시 돌아오는 일따윈. 여긴 오유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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