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때문인데요.
저는 멋있다고 생각해서 올린 사진이었는데 댓글 보니 그렇게 안 보신 분도 계신 모양이네요.
설명 드리자면 기사에 나온 대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비공개' 방침에 사진기자들이 항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항의란 "우리 일을 못하게 한다"가 아니라 "왜 비공개로 하냐"는 것이죠.
국방부가 뭔 구린 일을 하길래 풀기자단도 못 들여보낼 정도로 밀실에서 협정을 하냐는 것입니다.
사진기자들은 글기자와 다릅니다.
광고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사진에 마음대로 '논조'를 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글기자가 하는 것보다 상당히 어렵습니다)
제가 본 사진기자들은 한 컷을 담기 위해 몇 시간이고 현장에서 대기하면서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진처럼 말이죠.
그런 사진기자들이 협정 회장에 들어갔다면 많은 다양한 사진기사들이 올라왔겠죠.
그렇다면 대중들은 최순실 게이트 뿐 아니라 이 상황에 대해서도 좀 더 체감할 수 있었을겁니다.
사진기사는 다들 아시다시피 한 현장에 여러껀이 올라오거든요. ..그것도 1명의 사진기자가요.
그러면 우리가 흔히 하는 말대로 '이 사안이 묻히는 것'을 막을 수 있죠.
국방부는 자신들이 배포한 사진을 쓰라고 합니다.
기자들이 받아먹을 떡밥만 '자기들이 걸러서' 뿌리겠다는 것이죠.
그 말인 즉슨 이 현장이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알려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여집니다.
사진기자들이 취재를 거부하면 국방부는 좋아했을 겁니다.
현장이 안 알려지니깐요.
그래서 사진기자들은 맨 위의 저 사진을 남겼을겁니다.
"이 협정은 밀실에서 이뤄졌음을 알리겠다"고요.
사진기자 공동으로 이뤄진 사진이고 꽤 많은 매체들이 이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우리는 한일정보보호협정이 밀실 졸속 행정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분들도 있을 수 있죠.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알리기 위해, 아주 의미있는 사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언론이 대중들의 신뢰를 잃은 것은 사실입니다.
기레기라는 소리를 들어도 상관이 없죠.
하지만 어떤 기자는 경영진의 부조리에 항명하다 해직 당했고
어떤 사장은 광고주를 까는 기사도 거침없이 보도합니다.
혹자들은 "다 사표쓰고 나가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데 그들이 사표를 쓰고 나간다면 그 자리에는 광고주의 말 잘 듣는 강아지가 들어갈 겁니다.
많은 기자들의 데스크의 부조리와 싸우고 있으며 어떤 데스크는 경영진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 기자들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