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게 된건 지난 군게 베오베글 논쟁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리리플로 달기엔 너무 길기도 하고 다른 군게분들께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게시글로 작성합니다.
먼저 제 소개를 하자면 양성징병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고 모병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 이뤄지지 않더라도.)
또한, 이 글을 쓰게 된건 시게를 대변해서가 아닌 오유인 개인자격으로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제가 민주당원이고 시게주류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정치성향을 가졌지만, 문정권의 정책에 모두 찬성하는 것도 아니요, 타게시판,특정계층등 지나치게 적을 늘리던 일부 시게인의 상황에 동조하지도 않았습니다. 저 또한 그런 공격적인 성향의 분들의 막말에 상처받은 적이 있고요.
오로지 한 명의 오유인으로서 군게 사람들께 이글을 올립니다. 시게의 과거를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러분께선 본인이 옳다 여기는 여성징병과 그외 정책등을 도입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게시글을 쓰고 목소리를 내고 같은 주장을 반복하면 될까요? 그 방법 또한 아무 효과가 없진 않을 겁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존재를 알리고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각각 다 가치관이 다릅니다. 여러분이 당연시 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말도 안되는 일일 수 있습니다.
군게 내부에서 도돌이표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한다고 찬성하지 않던 사람들이 돌아설까요? 짜증만 날 겁니다. 다시 말하면 반감이고, 역효과입니다. 반대가 거세져요. 양측 다 말이 점점 거칠어지고 결국 분쟁으로 이어지겠죠.
각자 이해할 수 없고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란게 있지 않습니까? 기존의 스탠스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절대 그들을 설득 할 수 없습니다.
제 얘기를 조금 하겠습니다. 저는 미성년이던 학생시절부터 정치에, 그리고 여러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이 현실, 시대적 상황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군대 관련 건도 있었죠. 가혹행위나 열악한 대우, 강제성에 대한 문제는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었으니까요. 사병들이 고통받는 걸 그냥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남자들만 군대에 가는 것도 이상한 일이긴했죠. 하지만 딱히 뭔갈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게는 더 중요한 일이 많았거든요.
남성 인권도 그렇습니다. 지지난 대선 전쯤인가요, 성재기씨가 유명해지기 전 여성부의 병크로 여성단체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 혜성같이 등장한 성재기씨가 여론을 모았고 자칭 '남성인권단체'를 설립했죠. 저는 그 당시 남성단체자체는 찬성했습니다. 오유에 게시글도 하나 썼었죠. 여성단체가 이렇게 많은데 균형을 맞춰줄 세력 조금 정도는 필요하지 않겠냐 싶기도하고.
무엇보다 전 그때도 지금도 모든 종류의 인권단체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그 방향성이 크게 해악이 되는 게 아니라면,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그리고 다수의 집단을 대변하고 그들의 권리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은 이타적이고 희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멋지고 존경스러은 분들이죠. 같은 논리로 정상적인 페미니스트도 존중합니다.(나랏돈으로 화분사는 분들,메갈말고)
그런데 결국 그 사람은 일베와 503에 붙었습니다. 처음부터 정치권 진입을 노린 거겠죠. 마지막은 비참했고요. 그후로 몇 년간 남성이슈는 회자되지않았고 묻혔습니다. 그후로도 간간이 살펴보기도 하고 바뀌기전 군게에도 들려봤지만 특별히 활동한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몇달 전 여성징병의 필요성을 논하는 한 군게 게시글이 베오베에 왔습니다. 처음에는 정중하고 조심스러운 논의였어요. 시작은 작은 것부터였습니다. 4주훈련, 국방세론, 모병제, 양성징집 ,현상유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논의가 오갔지만 비공감이나 말싸움은 적었습니다. 그때든 여성들도 많이 참여했던 것같네요.
저는 그 당시에도 모병제를 주장했습니다. 제가 군대에 갈까봐 겁나서는 아닙니다. 이미 성인이 되었고 법안이 통과되서 시행될때쯤이면 저는 해당사항이 없을텐데 뭐가 두렵겠습니까? 오히려 세금부담이 있으면 있었지. 오유여징어분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시겠죠.
전 징병제 자체가 존속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불가능하다를 떠나서요. 국방만큼, 아니 그보다 중요한 게 국민인데 국민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무리한 일을 추진하는 건 싫습니다.
징병제도의 축소, 이게 군개혁에 관련된 제 양보할 수 없는 타협점이에요. 처음에는 비슷한 생각을 지닌 분도 몇 분 봤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논의가 반복되면서, 결국 현제의 여론이 우세해졌고 다른 의견을 주장하시던 분들은 사라졌으며, 이젠 군게에 새 의견을 들고 오시는 분이 있으면 악플이 달립니다. '어그로, 메갈, 마초' 다양하게 있네요. 그러다 감정싸움이 되어갔죠.
이렇게 악플 받고 쫒겨난 사람들은 모두 그나마 군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였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시간내서 댓글 달고 글쓰지도 않았겠죠. 하지만 결국 욕 실컷 먹고 쫒겨난 그 사람들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 것 같습니까? 적어도 군게분들을 돕고 있진 않겠죠?
적정선에서 타협하고 연대했다면 그들은 가장 큰 조력자가 됬을겁니다. 차단하고 아예 관심을 끈 분보다는 훨씬.
지금이라도 합의점을 찾아 연대하시길 바랍니다. 꾸준히 지켜보고 주류에 반하는 댓글을 쓰는 사람들은 어그로가 아닙니다.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들로 하여금 군게를 차단하고 적이 되게 만들지 마세요.
요즘 멘붕게나 자게에 가끔 올라오는 군게관련글을 보고 비난할 게 아니라 그 때 그 사람들이 다 저기갔구나. 하고 생각해보시길.
군게만의 외로운 투쟁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군게의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시게뿐이 아닙니다. 전국에 수 없이 많습니다. 찬성론자는 반대론자보다 훨씬 적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거의 본 적 없습니다. 있다해도 소극적이고요.
기존의 인식을 바꾸고 제도를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지금은 누구나 당연시 하는 인종차별 금지도 시행되기까지 아주 오래걸렸습니다. 동성애관련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요.
다수의 사람들의 당연시하고 공감하는 주제도 기존의 제도를 개혁하기까지엔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요.
군게님들의 주장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떠나 인정받는다는 건 제 생각을 외치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이제 겨우 몇 달 되었습니다. 아직 크게 변화한 것은 없습니다.
대다수의 공감을 사고 협조를 얻지 않으면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단순히 표계산만 해도요.
정녕 평등에 대한 강한 마음이 있으시다면, 합의점을 찾고 온건한 주장을 펼치세요. 대중의 마음에 호소하시길 바랍니다.
군게에 갇혀있지 말고 넓은 곳으로 가시길, 오유 타게시판들이 싫다면 최소한 오프에서라도요. 그렇지 않으면 도돌이표 주장만 반복하며 점차 분노하고 급진적이됩니다.
급진적 개혁주의자는 패망뿐입니다.
대중을 향해 투쟁하지 마시고 연대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으니 반대폭탄을 주든 댓글을 달든 신고하든 마음대로 하시길, 저는 일이 있어서 저녁때까지 리플을 확인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