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완전히 잊기 위해서는 의식이 필요하다. 그동안 고마웠어. 잘 가. 안녕. 말하기. 말하지 않고 가슴에만 묻어놓고 있으면 그 기억은 안에서 곪고 곪아간다. 점점 커져간다. 그래서 그 의식을 치루려고 했다, 나의 마음에서 완전히 떠나보내는 의식. 내가 그에게 못해준 만큼 나는 미안함을 느끼고 미안함을 느끼는 만큼 언제까지나 그는 내 마음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하지만 그것은 망가졌다. 그는 또한 쉽게 잊혀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게다가 나를 어느 정도 진심으로 미워한다. 모든 것은 예전과 다르다. 내가 지난 몇년간 많이 바뀐 것처럼, 내 주변도 바뀌고 그도 바뀌고 그의 주변도 예전과 같지 않다. 그래서 아프다, 유치하게도.
많이 서툴렀었어서, 미안해. 제대로 받는 법을 몰라서, 미안해. 제대로 주는 법도 몰라서, 미안해. 하지만 나는 상처를 너무 잘 받아서, 너무 많이 아파서. 옆에 있으면 더 아플 것 같았어. 따뜻해지는 만큼 점점 아파져갔어. 따뜻함보다 덜 아픈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찬가지인 것 같아. 마찬가지라면 그냥 옆에 있을 걸 그랬어 라는 생각도 들어. 하지만 이젠 너무 늦어서, 이건 아닌것 같으니까, 이야기하지 않을 거야. 이제 영원히 안녕. 오늘 정말로 이별 인사를 할게. 많이 아파서 흐트러진 나의 일상을 돌려놓기 위해서. 이 기억을 지워버리면 나는 더 편하겠지만, 그건 이미 더 이상 지금의 내가 아니겠지. 난 지금의 나를 꽤 좋아하니까, 이 기억도 소중히 안고 갈 거야. 그동안 끊지 못했던 내 사람아. 나 이제 그만 울게, 너도 힘들어 할 일이 없기를 바래.
저도 완전히 잊고 싶은데, 사랑하는 사람을 잊는다는게 처음이라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자꾸만 슬퍼지는 이 마음을 돌이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