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평범하게 태어나 평범하게 살아 온 평범남입니다.
또한 평범하게 입만 잘났었던 비겁남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비겁하지 않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분향소에서 어린 동생들에게 앞으로 그들의 몫까지 열심히, 미안하지 않은 형이 되겠다고 다짐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휘둘리고 현혹되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가 분노하고 바꾸어 나가야할 최종 대상은 교활한 어느 한사람, 어느 한 종교집단, 어느 한 이익집단이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우리가 분노했던 것은 세월호라는 배 한 척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의 관행이라 이름 붙은 모든 부조리가 하나도 빠짐없이 집합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사회를 병들게 한 이 모든 것들에 분노하고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첫째, 수많은 어린 동생들을 희생시킨 직접적인 요인을 제공한 선장 및 선원과 청해진 해운 관계자를 끝까지 수사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합니다.
둘째, 이런 청해진해운과 같은 무능한 집단을 만들어낸 소유주 일가와 관련자에 대한 수사로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셋째, 그런 일가가 활개 할 수 있도록 비호하고 이득을 챙긴 자들을 성역 없이 수사하여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넷째, 이 후 벌어진 해경의 대처에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명명백백 밝히고 책임자 및 관련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다섯째,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지금도 여론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언론을 개혁해야 합니다.
여섯째, 지금도 관행이라는 미명으로 불의를 자행하고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관료들을 처벌하고 관료주의를 타파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부정과 불의를 정당화 시켜버린 무능한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바로잡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슬픔 속에서도 국민의 의중을 살필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저들.......
그런 저들이기에 그토록 사악한 말들을 상상하고 뱉어내는 것입니다.......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분노해야할 대상에게 현혹되어 헛갈리지 말아주십시오.
저는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이 참사에 분명 저 또한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차디찬 바다 속에서 영원히 잠들지 못할 희생자들에게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끼셨던 분이라면 이제 더 이상 비겁하게 살지 말아주십시오.
관심을 갖고,
잊지 말고,
참여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투표해 주십시오.
이제 더 이상 미안한 어른이 되지 말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