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04-07-10 11:49]
(::페미니즘 모임 '언니네' 이색캠프::) “겨드랑이 털 깎지 않고 민소매 옷입은 여성, 화장 안하고 브래 지어 안한 여성을 환영합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 문구는 여성주의 모임 ‘언니네’( www.unninet.co.kr)가 마련한 캠프 프로그램의 이색적인 참가수 칙이다. 11일까지 경기도 남양주 수동밸리에서 열리고 있는 캠프 ‘여름엔 역시 수박이지’는 ‘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 한’ 행사를 표방했다. 환경과 건강을 망치는 1회용 생리대를 대 신할 헝겁으로 된 대안생리대 만들기, 공동체 그림 그리기, 월경 에 대한 퀴즈, 게임과 운동회, 여성영화 야외상영회, 페미니즘 가수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과 환경을 생각하며 자매애를 다졌다. 겨드랑이 털이 보여도 신경쓰지 않기, 화장하 지 않기, 브래지어 안하기, 하이힐 벗어던지고 편한 신발 신기 등은 여성의 몸을 억압하는 사회적 시선을 거부하고 여성의 몸이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제시된 권장사항이다.
현재 캠프에는 기혼여성과 비혼(非婚)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레즈비언과 이성애자 등 90여명의 여성들이 참가하고 있다. 참가 자들은 장애를 배려하고 서로의 성정체성을 존중한다는 원칙아래 서로를 이름대신 별칭으로, 나이를 막론하고 모두 ‘언니’로 부른다. 연령주의와 차별의 벽을 없애고 서로를 존중하고 아껴주 자는 의미다.
‘언니네’ 운영진은 “이번 행사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졌던 사 회적 억압과 통념 때문에 억눌려왔던 여성들의 수많은 욕구를 표 현하고 공감함으로써 오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 했다.
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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