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War'의 심형래 감독, "'반지의 제왕' 넘어서겠다" <조이뉴스24> 신지식인에서 세계인으로 발돋움한다. 지난 5년간 영화 'D-War' 한편을 만들기 위해 절치부심해 온 영구아트무비의 심형래(49) 감독을 만났다. 그는 1년 전 강서구 오곡동의 작은 폐교를 사들여 영구아트무비의 둥지를 틀고 시나리오 구상에서 미니어처 제작, 3D 작업까지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심감독은 과거 '용가리' 때처럼 언론 홍보로 입은 피해와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절하고 'D-War'의 제작과정에 대해서도 일절 외부 공개를 꺼려왔다. 이 작품은 현재 미국과 국내분 촬영을 마치고 미니어처 촬영과 후반 작업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렇게 제작과정을 비밀에 부쳤던 심형래 감독이 조이뉴스24와 만나 'D-War'를 만드는 5년 동안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말들을 토해냈다. 심감독은 "원래대로라면 병원에 누워있어야 한다"며 "몸 한구석도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D-War'의 막바지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용가리'의 아픔이 'D-War'를 만들었다 지난 11월 미국 LA 시가지에서 총격전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심형래 감독은 'D-War'의 타깃이 "한국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전세계인들이 알고 있는 용이라는 신화 속 동물, 그 중에서도 한국적인 소재인 이무기를 영화 안으로 끌어들여 세계 영화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부다. "적어도 100여개국은 개봉시켜야 되지 않겠나." 제작 초기 단계부터 일본과 미국, 유럽의 영화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영화 'D-War'는 멀리 '우뢰매' 이후 20여년 동안 축적된 심감독만의 노하우와 영구아트무비 구성원들의 노력의 결정체다. 한국 시장이 아닌 전세계 시장을 목표로 영구아트무비의 기술력이 녹아 든 작품이다. "솔직히 '용가리' 때 배급업자에게 사기를 당했지. 우리 스탭들이 피땀 흘려 만든 그 영화를 그냥 꿀꺽 한 거야. 정말 분한 일이지. 하지만 그런 아픔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해야지. " 그때의 실수를 발판으로 지금의 'D-War'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심형래 감독. 그는 모든 것은 "영화로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두고 보시면 알 수 있을 거다. 올해 이 영화가 어떤 돌풍을 일으킬지." "'포켓 몬스터'가 벌어들인 돈이 10조원, '해리포터'가 100조원이야. '반지의 제왕'은 24조원을 벌었고. 하지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영화가 창출해내는 많은 인력 고용과 문화 산업으로서의 부가가치지. 영화를 사람으로 보느냐 돈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영화가 갖는 가치는 틀려지지." 할리우드 영화의 마술, 그 노하우를 알아냈다 심형래 감독은 올 하반기 세계 영화 시장이 피터 잭슨의 '킹콩', 스티븐 스필버그의 '워 오브 더 월드',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3', 그리고 'D-War'가 4파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 말한다. "피터 잭슨, 스필버그 하나도 안 무섭다. 그만큼 'D-War'의 완성도에 자신있다." 심형래 감독은 한국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영구무비의 영화를 보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테스트 했을 때 머리가 쭈빗 서고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며 "그동안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영화를 따라잡지 못했던 문제의 '마술'을 찾아냈다"고 한다. 같은 장면을 찍어도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한국영화에 비해 윤기가 흐르는 할리우드 영화의 숨은 비밀을 알아냈다는 것. "'D-War'에서 할리우드의 버터 기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를 이기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인력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5년 동안 영구아트무비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자체 제작 시스템을 갖추는데 소리없이 매진했다. 모두가 주연배우와 감독을 꿈꾸는 영화 지망생 가운데서도 소품 전문가나 소도구 전문가가 분명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국적인 소재 이무기를 바탕으로 했지만 할리우드 배우를 쓰고 75% 이상이 해외 장면인'D-War'. 세계의 영화를 지향하는 것은 '가장이 직장에서 돈을 벌어와야 가정이 진정 부유해지듯' 외국에서 돈을 벌어들이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D-War'가 성공을 거둔 후 캐릭터 사업과 게임, DVD 등의 콘텐츠를 통해 4만5천개의 중소기업(월트디즈니 캐릭터 사업 기준)에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거시적인 안목도 내놓았다. 아카데미 수상도 노려 볼 만 아이디어맨 심감독의 생각 속에는 'D-War' 이후에도 24편의 영화 라인업이 줄을 서있다. "한번도 남이 먼저 만든 것을 따라서 만들어 본적이 없다'는 그의 말처럼 독창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심감독의 차기 구상작은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드라마 '아이 워너 고 홈(I Wanna go home)'. 이 영화로 내년 아카데미를 노려볼 심산이다. 외국어상 부문이 아닌 아카데미 경쟁 부문에서 수상해 영화를 전세계에 배급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돈 안 되는 칸은 안 갈 거야.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것도 좋지만 세계적으로 영화 배급하는 게 더 좋지 않나." 한때 신지식인 등의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했지만, 다시 싸늘한 냉대를 받았던 심형래 감독. 그는 모든 비난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한번 영구는 영원한 영구고, 한번 우뢰매는 영원한 우뢰매로 생각해버려. 개그맨이 영화 만든다고 욕을 해도 좋아. 하지만 미국의 빌 게이츠처럼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분명 영웅이 필요하지 않나." 그가 한국영화계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결과는 오는 추석 시즌에 개봉될 영화 'D-War'에 달려 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그의 긴 레이스가 완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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