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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도와주신 신흥대 학생분들께
게시물ID : gomin_7993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FiZ
추천 : 2
조회수 : 17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8/10 16:58:35
글 성격도 확실히 모르겠고 익명으로 쓰고자 이 게시판에 올립니다.
 
 
 
정확히 몇년이였는지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 2010년 겨울이나 2011년 초정도 였을 거에요. 
 
09학번으로 서울권 대학에 입학해서 이런저런 학교생활도 많이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귀가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인상이 세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인데 이상하게 2010년 당시에는 아저씨들에게 성희롱?추행같은걸 많이 당했습니다.
 
길가다 추파를 던지는 아저씨들, 지하철 옆자리에서 허벅지를 만지던 할아버지 등 생각했던것과는 달리 막상 당하면
 
무섭고 온몸이 굳어서 아무말도 못하고 얼른 그 자리를 피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일이 잦던때라 심리적으로도 불안함을 많이 갖고 있었구요.
 
 
 
제가 집이 망월사역 근처라서 항상 그곳에서 내렸는데 밤만되면 그 부근이 사람도 많이 없고 굉장히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에요.
 
그러던중 하루는 어떤 할아버지께서 역안에 계시다가 저를 따라오시더니 어디어디를 아냐면서 물어보시더라구요
 
아는한도에선 최대한 도와드리는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원래 그쪽에 살던 사람이 아니라서 잘 모르기도 하고해서 죄송하다고
 
잘 모르겠다고 다른분께 한번 물어보시라고 말씀도 드렸는데 갑자기 제 팔목을 잡으시더니 계속 거기 같이 가자고 절 이끄시더라구요
 
성격자체도 냉정하게 탁 끊어내지 못하는데다가 솔직히 역안이긴 하지만 밤에 아무도 없는데 갑자기 그렇게 절 잡으시니까 너무 무섭더라구요
 
가시려는곳도 모르신다면서 저를 계속 꽉붙들고 자꾸 밖 어딘가로 나가려고 하시는데 할아버지가 생각보다 힘이 엄청 세셔서 뿌리치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실랑이를 하던 중에 신흥대 야잠을 입은 여자두분과 남자한분이 역안으로 들어오시다가 저랑 할아버지를 보시곤 상황을 아셨는지 갑자기 할아버지 손을 확 뿌리치곤 지금 뭐하시는거냐고 저대신 화를 내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여자분 한분께서 저한테 빨리 가시라고 하는데 그 상황에서 저도 어찌할바를 모르고 그분들께 감사하다고도 말하고 싶은데 얼쩡얼쩡 서있자니 무섭기도하고 제가 머뭇거리니까 가라고 재촉하셔서 경황도 없이 제대로 감사하다고도 못하고 그자리를 떠났어요
 
제가 떠나면서 뒤를 돌아볼때 그분들이 계속 할아버지랑 싸우는걸 봤구요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고 아무래도 그냥 가는건 아니다 싶어서 무섭지만 다시 돌아갔을땐 이미 아무도 안계시더라구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전문대에 대한 편견도 있었고 좋은 학교에 들어가 마음한켠에 혼자만의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일을 겪고나서 제 자신이 은연중에 갖고있던 추한 생각에 대해 한없이 반성하고 또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큰일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남의일에 용기있게 나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에 대한 감사함과 저의 편협함을 일깨워 주신거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그때 제대로 인사를 못드리고 떠난거에 대한 죄송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달리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나마 오유에 적어봅니다.
 
10학번인가 11학번이라고 과잠에 써있던걸로 기억하는데..정말 감사했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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