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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 작업의 원리
게시물ID : it_12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빈둥빈
추천 : 1
조회수 : 147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5/12 09:27:41
지디넷 코리아 http://bit.ly/1l9icPa

프로그래머라면 간단한 암호원리와 ‘해시함수’에 친숙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채굴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암호학이나 해시함수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는 비유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주머니 안에 1부터 1000까지 숫자가 적힌 공이 들어있다. 눈을 감고 공 하나를 꺼내서 번호를 확인한다. 확인한 공은 다시 주머니에 넣고 흔들어서 섞는다. 이 때 꺼낸 공에 적힌 숫자가 50보다 크면 같은 작업을 반복하고 50보다 작으면 ‘빙고!’ 비트코인 하나를 획득하게 된다. 공을 꺼내고, 확인하고, 넣는 작업을 빠르게 반복하면 50보다 작은 수가 적힌 공을 꺼낼 가능성이, 즉 비트코인을 획득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비트코인 채굴작업에 최적화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제작되는 이유다. 


눈에 보이는 텍스트나 숫자를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진수로 바꾸는 해시함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세월호 참사가 생각난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저질러진 해경과 청해진과 언딘과 정부와 언론의 의문스러운 행동들은 마치 해시함수로 꼭꼭 감춘 암호처럼 보인다. 하지만 암호는 풀리기 위해서 존재한다. 희생자 가족과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채굴작업에 뛰어들어서 암호를 모두 풀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막상 암호를 풀고 나서 보면 원래 텍스트에 담긴 내용이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혹은 끔찍한 내용이 담겨있을 수도 있다. 지금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암호는 반드시 풀려야 한다. nonce가 없으면 비트코인을 생성할 수 없듯이 암호가 풀리지 않으면 억울하게 죽어간 아이들을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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