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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주의] 개인적인 그렌라간 감상문
게시물ID : animation_2291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치킨주의자
추천 : 11
조회수 : 797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4/05/12 17:13:27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BGutW


그렌라간을 보았다. 그것도 어제서야.
이미 붐은 지났지만 역시 한 시즌을 풍미했던 인기 만화.

다만 애니메이션을 본지가 꽤나 오래된 만큼
그렌라간의 이야기를 끝마칠때까지 생각하고 느낀것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단순히 보고마는 것이 아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방식으로...

그것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문



1. 그렌라간의 줄거리 

그렌라간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만화의 이야기였다.
고난과 시련을 헤치고 
목적지를 향해나아가는 과정에서의 성찰과 노력을 통한 끝.

행복을 찾았지만 통쾌하지만은 않은 사람의 삶과 같은 이야기.

단지 아쉬운것은 분량에서 오는 한계였는지 모르겠다.
더욱 분량이 확보되었다면 시몬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주변인의 이야기들과 엮이는 
깊고 다양한 줄거리의 복합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무척 많았음에도

(요코나 키탄, 비랄, 로제놈 등....
고작해야 잠시 부각된 로시우의 이야기 밖에 
다른 인물들은 스토리의 핵심이 되지 못했다고 본다.)

시몬외의 인물들이 단순히 조연에 그치는것은
어쩔수 없는 분량의 한계라고 보였다.

라간3인조.jpg
<이때만 해도 이들이 핵심 3인조 일줄 알았지...>

특히 등장부터 다양한 서비스컷으로 존재감을 발휘하던 요코라는 인물.
시작부터 트리오 같은 이미지를 주며 핵심인물로 떠오르려던 것이 
이렇게나 겉절이로 끝나고 마는 부분은

제작자의 새로운 시나리오의 도전이라고 인식하기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게 뭔가...싶은
굉장히 받아들이기 어렵고 낯선 흐름이었다.

그렇게 될거라면 
애초부터 시몬만을 집중적으로 부각한 이야기로 풀어나갔으면 
차라리 잔가지 없이 완벽한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었을텐데
가능성을 남겨둔채 큰줄기 하나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은것이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쉬운 부분.



2. 그렌라간의 캐릭터 

캐릭터의 포인트가 너무나 가볍다.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가 무척 어려운 점이었는데
쉽게 말해 음식에 비유하자면 
두툼한 생선구이 표면의 얄팍한 양념장이 속살까지 베어들지 못한 것과 같은 느낌.

일반적으로 캐릭터의 묘사는 그 내면의이야기와 더불어
행동거지나 외면의 특징까지 모두 골고루 섞여야 하지만

그렌라간의 캐릭터들은 카미나와 시몬, 로시우, 비랄 이외에는 
너무나 평범한, 게다가 겉모습마저도 별 볼일 없는.....
요코만은 '껍데기 뿐인' 그런 캐릭터로 보인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받아들였는가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역시 캐릭터라는 인물에 대해서 공감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사건 없이 밀려난 엑스트라 취급의 이야기 방식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는이로 하여금 캐릭터에 대해 이해하고 알 수 있는 요소들을 주기에 부족했던것.

특히 비랄의 경우는 보다 많은 묘사가 필요했다.

비랄.jpg
< 멋진 주연이 될 수 있는 기회는 많았지만 주조연에 그치고만 비운의 비랄ㅠㅠ >

카미나와의 라이벌구도에서 오는 애증의 형태.
시몬과 새로운 결탁을 하게되는 과정까지 오는데에서
받아들일 본인의 심리적인 갈등이라던지 등이 너무나 미흡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주인공인 시몬마저 탐탁지 않았던 점은
만화 주인공 전형의 3패턴인 
1. 만능형 2. 찌질형 3. 지킬하이드형 에서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찌질형 스타일 주인공이었기 때문.
더구나 카미나의 죽음 이후 각성한것처럼 보이는 8화의 장면 이후에도
여전히 주인공으로서 탐탁지 못한 강단없는 모습은

"찌질이들아 용기를 가지렴 너희도 이렇게 할수있어" 라던지
"이와같은 비애와 고뇌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라" 라던지
그 어떤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평범한 인간상을 그려낼 뿐이었기에 더더욱 아쉬웠다.
(이건 뭐 쎈것도 아니고 약한것도 아니여)

평범한 보통의 주인공을 비난하지는 않지만
그렌라간이라는 만화의 맥락에서는 보다 더 카리스마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특히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신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것도 초반뿐이었다)



3. 그렌라간의 디자인

좋다. 아니 이건 꽤나 훌륭하다. 최상급이다.
그렌라간에서 가장 높이 쳐주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지하세계를 그려낼때 뿐 아니라
지상에 나와서까지도 끝까지 애매한 채도의 흐릿한 색감을 유지하는 것은
해당 장르에서 사용하기에 상당히 도전적이었음에도 
무척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다.

또한 최근의 둥글둥글한 그림체적 요소를 십분 활용했음에도
여러 타입의 인물과 다양한 메카.
사람과 기계를 모두 동일한 느낌의 선으로 그려내는 것까지.

라간.jpg
<이 어벙해 보이지만 늠름한 기체를 보라>

그것이 그렌라간이라는 기체에
인간미(?)를 더해주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이렇게나 깔끔한 분위기 변환에 따른
특별한씬들의 그림체 변화에도 꾸준하게 유지되는 완성도와 작붕제거율.
(물론 중간에 조금 있기는 했지만 의도적인 부분이라고 카더라...)

덕분에 원형을 헤치지않는 
오리지날 디자인의 그렌라간을
마치 원화 셀을 보는것 같은 느낌으로 감상 할 수 있었다.

여타 메카 애니메이션과 이후에 나올 애니메이션들에도
모범적으로 참고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4. 그렌라간의 연출

최악이다.
대중적인 그렌라간에 부정적인 포인트가 어느정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연출이 그 대다수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었다.

시청각 매체가 영상표현에 있어서 가져야할
연출의 강약조절이 너무나 형편없다.

영상매체의 기승전결은 시나리오 뿐 아니라 그 연출에서도 나타나야 하건만
그렌라간의 연출은 강약조절에 심각하게 실패했다 생각한다.

앵글만큼은 잘 잡아내고 있지만
효과의 활용에 있어서 스토리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적절한 영상효과의 활용은 
단지 이펙트의 무분별한 남발이 아니라
시기 적절한 표현을 스토리의 흐름에 맞추어서 활용해야 하지만 
화면은 이야기위에 붕 떠있다.

그 역시 애초에 시나리오의 압축에서 온 것으로 생각된다.
책을 영화화 한 작품을 본다면 알 것이다.
그런 작품을 보게되면 중간중간의 뜬금터지는 
짤라먹힌 전개의 연출이 있을텐데
그와 같은 이질감이 그렌라간의 이야기 내내 항상 이어지고 있다.

청각적인 부분 역시 그렇다.
분명 시각적인 부분보다 더욱 많은 노하우와 데이터가 필요한것이
사운드 자료라는것을 절실하게 드러내보였다.

효과음은 튈때 튀고 흐를때 흐르도록,
충격은 강력하고, 중량의 차이를 귀로도 느낄수 있도록 하는
큰 맥락의 사운드 조절조차 시험단계 수준이라 느꼈다.

전율을 느껴야 할 부분에서도 모공과 고막은 평온했다.

분명 연출적인 면에서도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는 부분도 꽤 많았다.
그러한 도전적인 면모는 유행과 대세의 흐름만을 따르는 
지지부진한 다른 쩌리 애니메이션들이
반드시 가져야할 덕목이긴 함에도

도전정신과 완성도는 별개의 문제인 만큼
그렌라간의 연출에는 혹평외에 그 이상 할 말이 없다.



5. 그렌라간의 총평

제작자의 고민이 굉장히 많았을것으로 생각되는 작품이었다.
그만큼 애니메이션 전반에서 
새로운 도전적인 요소가 많이 보이고 있다.

감상하는 이가 어떠한 태도로 감상하더라도
그것을 인식하지 않을수밖에 없는 요소가 굉장히 많다.

물론 그것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있다.

아마 제작자는 시도하고 싶었던것이 차고넘쳤지만
그것을 미처 다 회수내에 표현하지 못했기에
이도저도 아니게 뭉그러진 것이 많은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현하고 싶었던 그 많은것들이
이미 소스상태부터 완성도 높은 구상을 갖추었던 모양이다.
그와중에도 긍정적인 부분역시 많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

60회 이상의 분량으로 그렌라간을 그려냈다면
아마 길이 남을 작품이었을지 모른다는 기대와 
그렇지 못하기에 느낄수밖에 없는 실망을 동시에 갖게한다.

인간의 내면을 그려낸 휴머니즘도
기계의 강력함을 그려낸 슈퍼로봇도
전율하는 감동을 그려낸 피끓는 무엇인가도

어느하나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했지만

그만큼 장르라는 이름으로 구분지어진
보편적인 벽을 허물어보고 싶었던 
나선과도 같은 도전과 의지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보는이의 마음에 달렸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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