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대표와 손석희 앵커간의 이견이 생긴 지점은 하나입니다.
"국민들의 용인이 있다면 하야가 선택이 되더라도 차기 대선까지 60일 이상의 시간을 확보가 가능하냐." 사실 문재인 전대표를 포함해서 질서있는 퇴진론을 과거에 주장하던 분들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했던 바가 있기는 합니다. 하야를 천명하되 그 시기를 즉각이 아니라 뒤로 미뤄서 약간의 시간을 확보해 내각정리와 경선준비를 하자는 것인데...예를 들어서 이런식이죠.
1.2016년 11월 29일 퇴진 발표. 단 시기는 2017년 1월 31일.
2.두달간 차기대선을 위한 관리형 내각을 구성.
3.두달간 검찰조사 및 특검준비 완료.
4.두달간 각 정당 경선준비 및 실시.
5.2017년 1월 31일 공식 하야.
6. 특검에 의한 박근혜의 철저한 수사실시(불소추특권이 사라졌으니)
7. 두달간 대선체제 돌입.
8. 2017년 3월 말 조기대선 실시.
하야는 확정하되 시기는 유보하는 일종의 편법적인 방식이랄까요? 때문에 국민들의 용인이 있어야한다는 필수조건이 붙었던 겁니다. 문재인 전대표의 워딩은 이런 방식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나왔던 것이 아닌가...라고 전 생각합니다. 때문에 '즉각적인 하야가 최선, 더 합리적인 결정이 있다면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라는 워딩이 나온 것이라 판단되고요.
그럼 왜 손석희 앵커는 계속 이 부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는가....상황에 따라서 국민들의 헌법상 절차가 아닌 다른 의견표출을 해주리라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일단 친박의 요구에 의해서 즉각적인 하야를 전격발표한다면 다른 방식이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또 그 즉각적인 하야를 야권에서도 주장했기에 다른 방식을 이야기할 수도 없죠. 국민들이 다른 방식에 대한 의견을 표출한다고 해도 이를 수렴할 수단도 있을지 모르겠고요. 박근혜쪽에서 먼저 같은 제안을 할 경우 정치적 거래로 보여 이것도 좋지 않습니다.
하야를 기반으로 한 '제3의 대안'을 명확히 주장해서 국민을 설득하고 박근혜를 압박하거나, 즉각적인 하야만 주장하고 60일내에 대선준비를 하거나...이 둘중에 양자택일을 해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 봅니다. 탄핵은 일단 논외로 하고요. 때문에 손석희 앵커는 헌법에 의해서 정해진 분명한 절차가 존재하는데, 국민들의 의견표출이라는 추상적인 방식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 속에서 질문을 던졌으나, 문재인 전대표는 이부분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기에 지속적으로 같은 질문을 반복한 것이라고 봅니다. 납득할만한 근거가 빠졌고 때문에 이를 계속 체크해서 아귀를 맞추려던게 손석희 앵커의 입장이었던 것이 아니냐 봅니다.
그 외에 대화에서는 특별히 의견충돌이 보이지 않았고요.
손석희 앵커는 언론인으로서 근거를 명확히 하려는 의도였을뿐 딱히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고, 문재인 전대표는 탄핵정국 속에서 자신이 다른 방식을 제안하는 식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경계를 하면서 추상적인 대답으로 회피했다.
이게 이번 인터뷰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한 제 나름의 판단입니다. 문재인 전대표가 자신의 입장을 더 명확히 주장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한편으로...문재인 전대표도 이상황에서 자신이 맞다고 생각했던 노선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을 보자면 참 고집있는 사람이구나....라고 느껴지는 인터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