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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나갔다가 감기 심해져서 앓아 누웠네요 ㅠㅠ 늦었지만집회 후기입니다.
게시물ID : sisa_7999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노보노01
추천 : 8
조회수 : 28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1/29 13:13:08

11월 26일. 저도 과 친구들과 광화문에 나가기로 약속을 하고, 지난주부터 감기때문에 기침을 많이해서 두통까지 심해지는 바람에 강변에서 타이레놀 사서 두알 먹고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저희집에서 광화문까지는 약 2시간정도 잡고 가야하기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나와서 12시쯤에 도착했어요.

근데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라구요. 일기예보에서 안그래도 비온다고 했어서 오늘 사람 많이 안나오면 어쩌나 걱정하던차에 눈이 오길래. 와 첫눈보러 많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점점 눈발이 굵어지더니 무슨 폭설이 쏟아지는거예요. ㅋㅋㅋ 그래서그런지 광화문도 사람들 별로 없고, 한겨레 경향에서 준비해논 신문들도 다 젖고, 바람도 세서 우산도 소용이 없고 바닥도 미끄럽고.

이건 도저히 사람들이 나올 것 같지가 않아서 내심 우울했었습니다. 11.12일에는 한시쯤부터 사람들이 제법 가득 차있었거든요. 19일도그렇고. 그래서 아. 이래선 200만은 무리겠구나 싶어서 혼자 별의 별 생각을 다했었습니다 ㅋㅋ 또 언론이 뭐라고 떠들어댈거며 청와대는 어떻게 생각을 할까.. 이거 집회 준비하시던 분들은 어떤 마음일까, ㄹ혜는 기분 완전 째지겠지 이 생각하면서 진짜 자괴감 들고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아 몸도 아픈데 그냥 집에 갈까 하다가 사람들 많이 안오면 나라도 있어야지 하는 심정으로 그냥 있었습니다. 눈 그치길 기도하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녔어요. 너무 추워서 촛불켜서 손도 좀 녹이고.. 눈 보기 싫어져서 식당 들어가서 밥도 먹고. 그러다 3시반쯤 친구가 도착했다는 카톡을 보고 시청역쪽으로 마중을 나가는데 그때쯤부터 사람들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양측 보도블럭으로 줄지어서 사람들이 모이는데 여기서 조금 감동했었습니다.

근데 그건 그냥 시작에 불과했었어요. 시청역 다와서 친구 만났는데 언제부터인지 세종로도 사람들이 꽉 차있고. 지하철 출구마다 사람들이 가래떡뽑듯 줄지어 나오고 있는거예요. 그사이에 흘러나오는 친구 데리고 광화문으로 향하는데 진짜 울뻔했습니다. 사람들이 우비 입고 촛불들고 피켓들고 손에손잡고 바로 수십만의 군중이 되어 행진을 하더라구요. 친구도 시청역에서 나오자마자 그길로 청운동까지 직행했습니다. ㅋㅋ 방금까지 휑하고 눈만 퍼붓던 그 길이 맞나 싶었어요.

그 광경은 잊지를 못할 거 같아요. 주변에 있는 지하철 출구마다 사람들 뿜어져 나오고, 모두들 비오는데도 우비입고 나와주신거. 진짜 감동이었어요. 바닥도 채 마르지 않았는데 종이하나 깔고 앉으시고. 불 나눠주고 하는 모습이 진짜 영화 보는 거 같았어요. 양희은님 공연도 너무 좋았구요 ㅎㅎ 상록수 부르면서 울뻔했다니까요 ㅋㅋ 전 종각쪽에 있었는데 진짜 발 디딜 틈이 없었어요. 숭례문까지 사람 꽉차있다고 하니 아. 진짜 200만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드니까 되게 먹먹 했어요 우리나라의 희망도 보이는거 같고.,

이번주에는 너무 추울 거 같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역사의 현장에 계셨던 모든 분들.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감기는 안걸리셨는지 모르겠어요 ㅠ 저같은 사람만 걸리는건가.. ㅋㅋㅋ 

무튼 이번주도 나갈 예정이라 감기가 빨리 낫기를 바라며 이상 후기 마치겠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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