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닉네님 기관사군에게
이 글을 쓰는 나는 올해 46살 아저씨란다
호칭은 편의상 자네라고 할께
나는 인천에서 사진관을 운영한단다
요새는 손님이 뜸해서 컴터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구나
내게 오유는
삶의 고단함과 바쁜 일상속에서 자칫 잃기쉬운
사람에 대한 향수와 감성들을 잊지않게 해주는
몇 안돼는 사이트야..
오유인들의 위트와 감성들을 보면서
같이 웃고 울고 분노하고 비판하며
나이먹은걸 잊을 정도로 오유의 매력에 푹 빠져있단다.
오히려 12년된 초딩동창 카페보다도
더 많이 보게 된단다..
그러한 재미를 위해서 나는
신경쓰고 싶지 않은 글들은
그냥 지나치고 관심을 두지 않는단다.. 나랑 상관없으니까..
그런데 오늘 자네와 관련된
글들을 쭉 읽어보니
나도 모르게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단다
자세한건 모르겠다만
인기 걸그룹의 한 멤버에 대한 왕따를 계기로
왕따근절을 위한 1인시위를 주도하는 자네를 보면서
참 대단하고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단다.
386세대로서 목숨을 담보로 독재와 반민주주의에 처절히 항거했던
젊은날의 그 순간이 떠올라 내심 흐뭇했단다..
물론 나는 선봉축에도 못끼고 다만 친구들과 어깨동무하고
민중가요부르며 뒷풀이에 더 흥이 났던 찌질이(?)였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동지가 있고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던건 사실이다,
자네도 아마 젊은혈기에 뭔가 해야겠다는
뜨거운피가 1인시위를 주도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아직 미흡하고 주도면밀하지 못한 나이기에
자네가 실수한 것들을 작심하고 고의로 행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네가 억울하게 생각하는것도 이해가 된다.
좋은 뜻으로 했는데
과정의 실수로 결과에 대해 옥을 먹으니말이다.
내가 자네에게 간곡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세상사람 그 어떤 누구도 한 번 이라도 잘못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
다만 그 잘못을 계기로 반성하고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게
사람이라고 배웠다.
법도 처음은 어느정도 관대하잖니..기회를 준다고 생각해.
자네가 다소 억울한면도 있겠지만
내가 볼때 자네가 잘못한걸 뽑는다면 (오유에 올라온 글들에 따르면)
1.나이
자네 나이는 자네가 더 잘 알텐데. 정말 미성년자라면
미성년자에게 금지된 것을 친구들이 아닌 동지들 앞에서 그것도 주동자가 떳떳이 했다는 점.
이건 자네가 뭐라 변명의 여지가 없어. 뭐 워낙 사회가 불법을 저지르고도 당당히 지도층에 있고
어른들도 그러는데 뭐 이쯤이야 하고 생각해서 그랬다면 어른으로서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그런 사회를 만들지 않기 위해 시위하고 분노하는 거잖니..
난 자네에게 쏟아지는 모든 비난의 화살시위는 바로 여기서부터 당겨졌다고 생각하거든..
돈에 관련되서는
공금이라는 개념조차 부족할 나이고 오히려 기업처럼 십원단위까지 정확히 떨어지는 회계가 더 이상하게 여길만큼
오히려 순수하다는 연민이 생겨서 난 그게 크게 잘못한거라 생각하지 않아.
다만 어줍잖은 술수로 속이려하는 자네의 마음이 잘못이라고 생각해..
한창 클 때라 잘 먹을수도 있고 영수증 끊기 에매할때도 있겠지..
자네가 자네보다 어린 8,9세 아이들이 거짓말을 한다면 자네는 그걸 모를까?
마찬가지야 왠만해선 어른들은 느낌으로 알아.
바라건대..
자네는 아직 꿈이 있고 희망이라는게 너무 많은 나이야
자네.. 꿈이라는 자동차에 희망이라는 기름을 가득넣어.지금은 기름을 넣을때야
운전은 누가?? 바로 자네야..
오유를 떠난다면 당장은 자네를 비난하는 소리는 면하겠지만
자네 마음속에는 평생 지우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것 같아.
남자답게 솔직한 심정으로 귀담아듣고 반성할건 반성하고
칭찬받을건 받는것이 옳은 길이 아닐까 싶네
두서없는 글이지만
머리좋고 열정있는 자네가 그 좋은 머리로 더 훌륭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타까워서..
진심으로 몇 자 적어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