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김정희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는 기고문에서 ‘양성군대’ 유지 방안으로 “징병제인 상태에서는 여자도 함께 징병 대상이 돼야 하고 모병제가 되면 어느 한 성의 비율이 70%가 넘게 해서는 안 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여자가 군에 가서 군을 바꿔야 한다는 게 요지였다. 이김정희 교수는 이런 주장의 배경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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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군대에 가자’는 담론이 페미니스트 진영에서 왜 이제껏 하위담 론으로라도 선보이지 않았을까? 거기에는 내심 ‘그 끔찍한 비인간화의 온상지인 군대에, 그것 말고도 받는 차별이 얼마나 많은데 여성이 왜 가? 라는 여성들의 집단무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러 면 남자들의 비인간화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여자들만 발 담그지 않 으면 된다는 것이 페미니즘인가? 군대에 대한 우리 여자들의 근원적이 지 못한 이런 편의적 발상이 ‘한국 남성으로 태어나 억울하다. 성차별이 다. 여자도 군역을 해라’ 라는 남성들의 철학 없는 반발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김정희, 2003)
이 주장이후 여성학자가 개인의 이름을 걸고 여성징병제에 대한 본격적인 주장을 하지는 않았다. 또한 여성 징병제뿐만 아니라 징병제 자체에 대한 여 성학자의 진지한 논의전개나 연구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징병제가 여성의 삶을 규정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여성의 징병제 연구에 대한 부재나 징병 제 변화에 대한 정책과 논리의 부재는 여성이 징병제에 관하여 사회적 발언 권이 적었고, 적절한 참여와 개입방식을 이제까지 찾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여성도 군대 가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군사주의의 확산, 군개혁 방향의 호도 등을 이유로 일축하는 분위기이다.
여성 징집제에 대한 반대는 주로 군 사주의가 확산될 것에 대한 염려와 모병제나 군개혁 등으로 모아져야 할 초 점이 흐려질 것이라는 반대가 있다. 일다 의 조이여울기자는 ‘국민의 40% 이상이 징집되는 사회에서 국민의 80% 이상이 징집되는 사회로 나아가자’ 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일다, 2005.9.20).” 라고 여성 징병제를 반대했고 권혁범은 “안티징병제가 훨씬 더 현실적인 양 성평등의 대안이라”라며 모병제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권혁범, 2006). 고은광순은 여성 징집을 주장하는 남성과 여성에 대해 “‘내가 선택했 으니 너도 선택 할 수 있기를 바래’ 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면 이것은 ‘내 가 끌려왔으니 너도 끌려와야 해’ 혹은 ‘네가 끌려갔으니 나도 끌려갈게’ 라 고 말하는 유아적인 양성평등 주장보다 훨씬 나은 게 아닌가?” 며 여성 징 집의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