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해주는건 당연한 일입니다.
근데 문제는 받는 사람의 태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은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게 되면 그때부터 양쪽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거죠
배려를 받는 사람이 '나는 배려(대우)받아야할 사람이야.' 라는 가치관이 내재되어 버리면
상대를 자신과 동등한 사람으로 보게 되질 않는 겁니다.
만약 자신을 배려받아야할 사람으로 생각하면 자신을 약자로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겪는 불합리가 모두
자신 탓이 아닌 주변 상황 탓을 하게 되는 거고,
그게 아니라 자신을 대우받아야할 사람으로 생각하면.. 쉽게 말해 상대를 '호구' 취급하게 되는 겁니다
이 두 생각은 한 사람의 가치관에 동시에 들어 앉을 수 있습니다.
양가적 차별이라는 말을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이런 얘기 들어 보셨을 겁니다.
맞고 사는 부인이 있는데 그 부인을 도와주려고 가면 자기 남편을 옹호하는 상황이 많다..
이 상황이 왜 그런지 알려면 양가적 차별이라는 개념부터 짚고 가야 합니다.
양가적 차별이란 적대적이면서 동시에 호의적인 방식으로 차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겁니다
어떤 남성의 머릿속에 "그년은 나약하다, 그녀는 연약하다." 라는 생각이 동시에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 말은 사실 같은 말인데도 표현의 차이에 의해 적대적 차별과 관대한 차별로 나뉩니다. 따라서
한 사람의 머릿속에 다른 뉘앙스의 같은 말이 공존할 수 있게 되는거죠.
이 가치관이 여성의 머리속에 있다면 위에서 말한 맞고 사는 부인에 대한 이야기가 설명됩니다.
내 남편이 나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내 남자가 공격적이고 가학적이라는 건 그만큼 나를 지켜줄 수 있는 힘도 있다는 뜻이겠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겁니다. 위에서 말한 "나는 나약하다. 나는 연약하다." 라는 생각의 여성Ver. 때문에요.
현재 대한민국의 페미니즘의 문제점은 적대적 차별은 여혐이라는 말로 분개하면서도
관대한 차별에는 눈감고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페미니즘의 원래 이념에 정면으로 반하는 병신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거죠, 데이트 시 남성이 돈을 내는 것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내재하고 있습니다.
'여자는 남자보다 더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니 남자가 내는 것이 당연해.'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모든 여자가 모든 남자보다 경제적 능력이 떨어져요?
더 저급한 논리로 들어가볼까요?
'난 얘랑 섹스하고 싶어, 그러려면 점수를 따야해. 내 경제적 능력을 어필하고 싶다.'
역겹죠? 이 사람이 여자를 돈으로 살수 있는 객체로 생각하는 논리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남자가 잘못했네 여자가 잘못했네는 의미가 없어요.
위에서 예시로 든 두 말 모두 양쪽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한거니까요
남자는 섹스를 얻고, 여자는 경제적 만족을 얻으니까
문제가 되는건 그런 사회현상입니다.
남자가 여성을 돈으로 살 수 있는 객체로 보고, 여성도 거기서 경제적 만족을 얻는다는 이유로 그 내재된 논리를 묵인하는 사회현상요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은 약자라는 생각이 팽배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더 성평등이랑은 멀어지는 결과가 찾아올수밖에 없어요
진짜로 성평등을 바란다면 여성을 약자로 보는 그런 사회적 시선, 관대한 차별부터 저항해야 합니다.
군게에서 이 담론이 처음 촉발된 게시글의 제목인 "여성징병제 없이는 남성들은 여성차별에 신경쓸 필요 없습니다."
처럼. "여자가 무슨 군대야? 여자는 군대에서 도움이 안 돼." 이런 가부장적인 인식부터 저항해 바꿔 나가야 진정한 성평등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