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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보다 돋보이는 한국 징병제
게시물ID : military_802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겔러거형제
추천 : 2
조회수 : 59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9/03 23: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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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인 친구가 '의무징집제가 없는 미국이 부럽다'고 내게 말한다. 충분히 이해되는 말이다. 또 나는 지난 수년간 병사들에게 7차례의 강연 기회를 통해 한국 병사들이 겪는 고초를 목격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대한민국 징병제가 부럽다.

최근 미국의 대외 분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다. 미국은 징병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군대에 가는 것은 더 이상 모든 시민이 수행해야 할 의무가 아니라 다른 대안이 없는 사람들의 호구지책이 돼버렸다. 나는 사람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국가를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해 달라'는 호소에 부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자원병'에 의존한다. '자원병'은 '고용병'을 미화하는 부정직한 표현이다. 베트남전 수행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병력을 의무징집제로 유지하던 미국은 결국 이 제도를 폐지했다. 미국의 상위 중산층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할 특별한 필요성이 없다고 믿게 됐다. 점차 군에 입대하는 사람들의 출신 배경이 추락했다. 베트남전은 변호사·의사·교수 집안의 비극이었다. 반면 오늘날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미국인들 중 다수에게 현재의 군사 작전은 별 의미가 없다.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1940~50년대에 미 육군사관학교는 하버드대 못지않은 교육기관이었다. 물론 오늘날에도 미군에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장교들에 대한 사회의 신뢰는 추락했다. 미군에는 이제 조지 마셜(1880~1959) 같은 위대한 지식인이 없다. 

게다가 미군 내부의 정책 결정 과정 전체가 이윤이라는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군 복무를 소명의식으로 대하는 군인들이 많지 않다. 정치인들은 군의 정책 결정을 대대적인 규모로 사기업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무기 체계이건 군사 전략이건 군에 필요한 계획의 많은 부분을 정부와 계약을 맺은 도급업자들이 수행한다. 나는 징병제의 폐지가 민영화에 따른 군의 정책 결정 능력 상실과 직접적으로 연관됐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여러 세력이 움직이는 군은 장기적 차원의 전략을 개발할 수 없다. 이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영원한 전쟁(forever war)'이 됐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군 복무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배경의 동료들과 함께 국가를 위해 일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경험을 한다. 계급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사회적 구분이 없는 환경에서 함께 일하는 것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다.

한국군은 군 복무에 내재된 잠재력을 극대화해 병사들을 책임감 있는 성인이자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인재로 만들기 위해 칭찬할 만한 실험들을 해왔다. 예를 들면 강원도 인제에 있는 제3공병여단은 병사들로 하여금 인생 계획을 작성하게 한다. 또한 병사들이 매일 부대에 어떤 공헌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쓰게 한다. 군 생활은 병사들이 인생에서 지극히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제3공병여단은 군 복무자들이 서로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사람들의 경험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을 확인하게 한다.

여성의 군 복무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여성의 군 복무를 궁극적으로 적절하지 않게 만드는 문화적·실용적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남성에게만 국가를 위해 일하는 기간을 제공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여성이 군 복무를 대신해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단체를 만들 수 있다.

이윤이나 권력을 위해 젊은이들의 삶을 남용하는 것은 부도덕하다. 하지만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크고 작은 희생을 하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다. 이러한 노력은 새로운 '남에게 주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군대를 넘어 사회로 확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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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패스트라이쉬/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출처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5297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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