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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30년쯤 전에 꾸셨던 꿈 이야기(실화, 안 무서울 가능성이 큼)
게시물ID : panic_802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imorDei
추천 : 19
조회수 : 186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05/28 14:56:49
약 30년쯤 전, 당시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아버지는 40대 중반의 매우 매우 (짜증나게) 건강하고 건장하신 체격이셨습니다.

다혈질이셨고 나름 잘 가던 시절이었기에 거칠 것 없고 당당하던 분이셨습니다.

평소 잔기침 조차 안 하실만큼 건강하시던 아버지가 어느날 갑자기 자리에 누으시더니

근 한 달 정도를 거의 죽을 듯이 앓으셨습니다. 왜 입원을 안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때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같이 사시던 할머니와 어머니가 늦은 밤 아버지가 이대로 떠나시는게 아니냐는 

근심과 우려를 나누시던 눈빛이 기억납니다.(물론 조작된 기억일수도...ㅡ.ㅡ;;)

그러던 중 다행스럽게도 아버지는 극심한 고통의 절정을 찍으시고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하셨고, 마침내는 병고를 털고 일어나셨습니다.

다시 예전처럼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시기까지는 꽤 오랜 수개월의 시간이 흘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건강이 회복되시고, 기운차게 예전처럼 일하시고 생활하시던 아버지께서

10여년이 흐른 2000년대 초반 어느 저녁, 저와 가족들에게 아버지가 아프던 시절의 얘기를 좀 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뭔 말씀을 하시려고 그러시는가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 일생에 그렇게 아파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아프기 시작할 무렵 꿈을 하나 꾸었다고 하셨습니다.

꿈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어느 주택가의 널다란 골목길을 아버지께서 혼자 걷고 계셨습니다.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걷고 있던 아버지 뒤 멀리에서 차가 '우우웅....'하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조용하던 주변을 점점 요란하게 만들던 자동차 소리가 마치 귓전에서 울릴만큼 커진 다음에야

아버지는 귀를 스치듯이 무섭게 달려들던 차가 거짓말처럼 아버지 바로 옆에 끼익! 하며 멈춰선 것을 보셨습니다.

너무나 깜짝 놀라서 겁도 나고 흥분된 가운데 차를 보니

차는 지붕이 없는 전형적인 군용 짚차였고, 몇 몇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이 절로 열리더니 누군가가 내려서는 타라고, 같이 가자고 하더라는 겁니다.

내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기에 누구시냐고 왜 타라고 하는거냐고 아버지가 물으셨더니,

그 사람이 하는 얘기가 알 거 없고, 가보면 안다고 이제 가야 할 시간이니까 타라고 재촉하더랍니다.

하도 재촉을 하길래, 타야 하는가보다 하는 마음에 아버지는 열린 문으로 차에 올랐습니다.

차에 타고 뒷좌석에 앉았는데, 뭔가 모르게 불편하시더랍니다.

앉긴 앉았는데 너무 불편해서 몸을 이리 저리 움직여서 자리를 좀 더 확보해보는데 여전히 불편하고 꽉 끼는게 

도저히 앉아있기가 힘들 정도였답니다.

그러는 중에 차는 출발하려고 하길래, 아버지가 '저, 저.. 여기 불편해서 못 앉겠어요. 나 내려줘요!'라고 외쳤고,

출발하려던 차가 멈춰서고, 문이 열리면서 아버지는 짚차에서 내리셨습니다.

차에서 내리고나자 그제서야 마음이 편해지고 몸도 가뿐해지는 걸 느끼셨는데,

문을 닫은 차가 휑-하니 출발을 하는 것을 보며,

아버지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차에, 특히 뒷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을 유심히 보실 수 있었답니다.

마치 영화 속 슬로우모션처럼, 스쳐 지나가는 차의 뒷좌석을 보실 수 있었다고 하셨는데요,

차에서 내리기까지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뒷좌석 사람들, 아버지가 좁고 불편해서 앉을 수가 없도록 만들었던 사람들은

오래전 돌아가신 고모님과 어머니 형제분이셨더랍니다.

슬로우모션으로 스쳐 지나가는 차의 뒷좌석에 앉아 계셨던 두 분의 얼굴이 뒤를 보며 아버지와 눈이 마주쳤고,

차는 곧 쌩~ 하고 달려가버렸답니다.



그 꿈을 꾼 후, 아버지는 아프기 시작하셔서 극한의 고통과 병환에 시달렸고,

간신히 회복되셨습니다.

아버지는 꿈 얘기를 마치시면서 말씀하시길,

'내가 귀신이나 꿈 얘기 같은 거 안 믿지만,

아무래도 아팠던 건 꿈에서 그 짚차에 올라탔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돌아가신 친척 어른들이 타셨던 걸로 보아 차는 아마도 저승행이었는데,

차에 타서 잠시 앉았던 게 죽도록 힘들었던 이유였던 것 같고,

다행히 차에서 내렸으니 망정이지, 안 내리고 내가 탄 채로 차가 출발했다면,

어쩌면 나는 그 길로 삶을 마감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버지의 꿈 얘기를 듣고 온 가족이 다 놀라서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음... 그래서 마무리하자면, 꿈 속에서도라도 아무 차나 타지는 말자...

자칫하면 골로 갈 수 있다... 오늘의 교훈이었습니다. 안 무서워서 죄송...
출처 아부지 꿈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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