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잘못 (지은이: 소혁)
오빠가 뭐 잘못한 줄 알아?
남자는 뭐라고 뭐라고 말한다.
그거 아닌데?
남자는 또 뭐라고 뭐라고 기죽어서 말한다.
그거 아닌데?
남자는 또 뭐라고 뭐라고 더 기죽어서 조곤조곤 말한다.
그녀가 끝없이 묻는다. 남자의 잘못에 대해...
리모콘 꼭 쥐고 끝까지 안잔다고 하면서 기여코 잠에 들고 마는 어버이의 잠드는 속도와 같은 속도로
남자는 슬슬 여자 언어의 무한의 세계에 빠져든다.
마치 영화속 시간여행 할 때의 시간터널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여자언어의 무한한 터널에 빨려들어간다.
시공이 오그라든다.
남자는 이순간 알타이어계의 오묘한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올것이 왔다.
드디어 종지부를 찍는 그 (진초)필살기 말이 나온다..,
""""""""오빠는 잘못한 걸 모르는게 더 잘못 한거야"""""""
비로소 남자의 체내 활성산소농도가 증가하며 백혈구수치가 떨어지며 암세포도 덩달아 증가한다.
남자의 잘못은 잘못해서 잘못한 것보다 잘못한 것을 몰라서 잘못한 것이다.
미안하다. 내 잘못은 단지 알타이어계의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