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지금 4번째 항목에 적힌 글귀는
'행상 책임'입니다.
'형사 책임'이 아니구요.
이게 굉장히 중요한 개념입니다.
지난 11월 28일에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탄핵소추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하신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께서 이 개념에 대해 설명해주시더군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형사 책임'은 형법을 어겨서 져야 하는 책임이고
'행상 책임'은 '태도'적 문제로 인해 져야 하는 책임입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켜 헌법재판소로 넘기게 되는데
이때 헌재에서는 '행상 책임'을 놓고 탄핵안을 다룬다고 합니다. '형사 책임'이 아니구요.
그게 무슨 차이가 있냐구요?
형사 책임은 형법을 어긴 사실이 확인돼야 책임을 지울 수 있습니다.
수사가 이뤄져 범죄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행상 책임은 뭘 입증하고 잣이고 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현재 불거진 의혹과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박근혜의 '대통령으로서의 태도, 인격'에 문제가 있음이
증명이 된다는 겁니다.
저 메모의 뜻은 그래서 이런 거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1. 박근혜의 탄핵 소추안 발의와 헌재 심판은 형사 책임 없이, 행상 책임만으로도 가능하다.
2. 헌법재판소에서 반드시, 조속히 통과될 것이니 소추안 발의 표결에 함께 해라.
또는, 형사 책임을 놓고 탄핵안을 발의하는 것이 아니니 (형사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여질) 부담을 갖지 마라.
그런데 JTBC 뉴스 현장에 패널로 나온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정미경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저 메모 글귀를 '형사 책임'으로 잘못 읽었습니다.
잘못 읽은 걸로 끝난 게 아니라,
마치 추미애가 김무성과 '탄핵안 표결 찬성을 해주면 박근혜의 형사 책임이 없도록 하겠다'고 거래를 했다,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런 거래를 할 수 있느냐,
등등으로 입에 침을 튀겨가며 추미애 대표를 비난하더군요.
벌써 30분은 더 지난 거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 정정 멘트 한 마디도 없습니다.
JTBC만 본 사람들은 마치 추미애 대표가 오만하게 초법적 거래라도 한 것처럼 생각하겠죠.
사실상 대형 방송사고 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p.s.
지금 뉴스 현장 클로징 멘트 나오는데요,
진행자가 끝까지 헛소리를 하네요.
도대체 누가 무슨 자격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형사 처벌을 면제할 수 있느냐,
이게 사실이라면 추미애, 김무성은 국민에게 해명해야 한다, 고요.
JTBC 뉴스 현장 피디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죠??
이거 JTBC측에 항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