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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경 중대장 자존심 배틀.txt
게시물ID : military_80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운향
추천 : 16
조회수 : 225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0/05 04:31:54

피곤해서 정신줄 잃었으므로 음슴체 씀.

 

 

때는 군생활 한참 거지같이 일하던 어느 무렵.

어느 훈련기간(검열은 아니었음 왜 했는지도 까먹음) 소대장 방패였던 나는 어쩌다가 본부에 가서 중대장 방패로 바뀜.

훈련때 중대장들 조금 거리 떨어진 곳에 어디서 구했는지 의자 갖다놓고 모여있는데 날씨가 매우 후덥지근했음.

대충 다들 위치가 이랬음.

나는 중대장님 옆에서 운전대원(짚마), 수하나에게 물을 갖다주며 굽신굽신 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중대장님이 이러심.

 

"아 날씨가 덥네...."

 

짚마 수경이 바로 내 옆으로 오더니 귀에다가 'ㅇㅇ야...빨리 가서 양산이든 우산이든 뭐든 가져오렴...니가 엘리트라면 말이지...' 이러심.

후다닥 짚마로 뛰가서 막 뒤지는데 우산이 있음. 올 ㅋ...  들고 가서 대장님 위에 펼쳐드리니까 겁나 좋아하심.

옆에선 수하나랑 짚마랑 히히덕거리고 난 대장님께 우산으로 그늘 만들어드리고 아픈 손 바꿔가며 땡볕에서 멍때림.

원래는 나도 저기서 훈련하고 있어야 했는데 얼마전 본부에 와서 훈련 안하고 꿀빠니까 그냥 참음.

내가 우산 갖고 오니까 갑자기 다른 중대 중대장들 뒤에서 호종하고 있던 시종대원들이 어딘가로 우루루 뛰가더니 우산 들고 옴.

운동장 옆에 의자가 모여있고 그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 머리 위에 우산이 하나씩 드리우짐.

말로는 이렇지만 직접 보면 개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하는 짓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운동장에선 중대원들 시간 떼우면서 놀고 있고 기초체력 단련 한답시고 pt만 잠깐하고 쉬다가 다시 pt하고 이러고 있었음.

그러다가 음....신상을 위해 우린 11중대라고 하겠음 음 중대장들 제법 모였는데 11~15중대장이라고 가정하겠음. 15중대장이 갑자기 이럼.

 

15중대장 : 아 우리 애들 구보하난 겁나 잘뛰는데...함 보여주고 싶은디..

13중대장 : 아 구보는 무슨 ㅋㅋㅋㅋ 원래 계획에 없던 훈련인데 대충 하고 갑시다 ㅋㅋ

11중대장 : 날도 덥고 이런날 훈련 잘못 뛰면 애들 쓰러지니까 쉬엄쉬엄합시다. 

12중대장 : 뭐 훈련하면 우리가 1등이지 당연히~ 지난 검열때도 우리가 1등했잖아~(제일 나이도 많고 짬도 많음)

 

12중대장 한마디에 분위기가 엄숙해짐. 옆중대 수하나랑 놀고 있던 우리 수하나 얼굴이 굳음.

 

14중대장 : 아 그건 원래 그 운동장이 12중대가 하던 곳이라 그렇고. 우리 부대 애들은 구보든 PT든 방패술이든 뭐든 잘합디다.

15중대장 : ㅇㅇ지역 엄지손가락은 우리 중대지! 나도 의경땐 15중대에 있었는데 그때부터 우리 중대가 날렸다고~

12중대장 : 아 뭔소리야 ㅡㅡ 15중대는 지난번 ㅇㅇ 사태때 갔다가 괜한 신병들 다쳐서 왔잖아. 그리고 14중대는 방순대잖아 우리만 못하지. 

15중대장 : 뭐? 아 이사람이?

12중대장 : 말은 바르게 해야지 우리 중대가 가장 하는 일도 많고 지방청에 사랑도 많이 받고 검열도 작년부터 계속 1위잖아?

13중대장 : 아 12중대장님 말씀 참 섭섭하게 하십니다.

12중대장 : 그럼 뭐 여기서 증명할까? 다른 중대 PT1번 3천회 할 수 있어? 못하잖아? 우리 중댄 아침마다 3천회씩 시킨다고!

13중대장 : PT1번 삼천회가 뭐 별겁니까? 우리는 매일 아침 산악구보합니다.

12중대장 : 그건 13중대가 산에 있어서 그런거고 ㅋㅋㅋㅋㅋ 아 13중대장은 이번에 처음 중대장해서 경비쪽 일은 잘 모르지?

 

(이때부터 분위기 개나빠짐.

여기서 정리

11중대장-우리 중대장 착하지만 빡세면 무서움

12중대장-제일 나이 많고 짬도 많이 먹었고 예전에 별에별거 다하던 사람임

13중대장-매우 젊음. 경감단지 얼마 안됨. 전경대.

14중대장-그냥 평범함 방순대임 나이 제법 많은편.

15중대장-12중대장이랑 나이 비슷함)

 

그렇게 사람들끼리 싸우는데 가만히 있던 우리 중대장이 한마디함.

 

11중대장 : 제가 애들 안전을 위해 잘 안시켜서 그렇지 우리 중대 애들 잘뛰고 잘막고 할거 다 합니다.

그리고 애들 힘들게 뭐하러 피티 1번을 3천번이나 합니까? 몸풀기는 몇십회만 하면 됩니다 몸풀다가 훈련 끝낼겁니까?

12중대장 : 11중대는 뭐 편하지 않아? 도심에 있겠다 시위도 별로 안나가고 지원도 빵빵하잖아?

11중대장 : 아닙니다. 그만큼 성과를 냈기 때문에 지원을 많이 주는거죠.

13중대장 : 우리 애들은 산악구보 뛰고 와서 피티 몇백개씩은 합니다.

14중대장 : 거 우리 중대가 방순대긴 해도 요즘 기동대 방순대 구별이 있나? 우리 중대도 잘한다고.

15중대장 : 아 옛날부터 우리 중대가 이 지역 최고였다니까.

12중대장 : 아 이러지 말고 그냥 애들 훈련 시키자구. 훈련시켜보면 누가 최고인지 알 수 있지 않겠어?

각 중대장 : ㅇㅇㅇㅇㅇㅇㅇ 그렇게 합시다

 

그리고 지옥도가 펼쳐짐(군필 예비역이라면 이게 어떤 표현인지 아실거임 ㅠㅠ 레알 지옥도임...)

검열기간도 아닌 상태에서 나온 중대훈련이라서 다들 대충 놀다 갈줄 알았는데

갑자기 중대장들 우산 계속 머리에 쓴채로 일어서서 오더니 애들 각 잡고 훈련시작함.

PT1번 천회를 시작으로 지옥도가 펼쳐짐....각 중대에서 잘뛰는 애들만 빼서 중대끼리 단체로 구보시키고....

대형 같은 경우는 시위대 역할 준비한 방순대 애들(14중대) 시켜서 훈련함.

원래 예정표에는 오전에 모여서 가벼운 운동하고 오후에 대형짜고 3시쯤에 중대 돌아가는거였는데

하다보니 끝이 없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씨가 하도 덥다보니 진복 입은 체력안되는 애들 픽픽 쓰러지고 난리남 ㅋㅋㅋㅋ

막 토하고 ㅋㅋㅋㅋㅋ 하다가 쓰러지고 난리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다가 열외되거나 대열 좀 이상하거나 훈련이 미진하면 그 중대 중대장들 일어나서 막 빽빽 소리 지르고

우리 자리로 와서는 '아 우리 중대가 원래 안이런데 날씨가 더워서~' 이러고 있음.

 

그렇게 한참하는데 12중대가 진짜 제일 잘함. 개잘함. 내가 봐도 얘네들 진짜 쩔었음;;; 각도 목소리도 하여간 개쩜;;;

하여간 결국 12중대가 제일 잘한 것으로 결론나고 각 중대장들 똥씹은 얼굴로 '허허 12중대가 역시 잘하긴 잘합니다' 이러고

우리 중대장도 12중대 칭찬하더니 해지고 부대 돌아가는 차에서 막 개쌍욕함 12중대장 개새 어쩌고 저쩌고

지가 뭔데 우리 애들을 호구로 만들어 어쩌고 저쩌고 근데 우리 애들 왜이리 못해 어쩌고 저쩌고 피티 몇번 원래 저렇게 했냐 이렇고 저렇고

그러더니 자기가 직접 무전 쥐고는 각 소대 소대장 부관들 호출하더니 돌아가는 즉시 중대장실에 다 모이라고 함

 

그 후부터 우리 중대에 지옥이 시작됨.

빡센구보에 쉬는 시간마다 훈련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옆중대에 있던 동기한테 전화해보니 그쪽도 상황은 마찬가지임 전부 똥됐음 12중대장 하나 때문에....

 

하여간 그런 일이 있었음.

보통은 검열기간때 서로 경쟁한답시고 pt회수 늘리고 목소리 째고 발맞추고 그런거 보이면서 가장 강한데

이렇게 어쩌다가 내려온 일반훈련때 저런 일이 터질거라곤 아무도 생각 못함.

검열때 훈련당사자 중대원들끼리도 서로 경쟁이 심하지만 중대장들끼리도 저렇게 신경다툼이 큼 ㅠㅠ

중대장의 고뇌...뭐 그래도 중대에서는 중대장이 신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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